-
-
아폴린의 푸른 공방 ㅣ 인문 그림책 19
로마나 코슈트코바 지음, 베로니카 블코바 외 그림, 황유진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2년 12월
평점 :
아폴린의 푸른 공방을 읽고
우선 표지의 ‘아폴린의 푸른 공방’이라는 책 제목과 푸른 빛 천인 듯한 배경이 마음을 설레게 하네요. 표지에서부터 뭔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표지의 빨간 머리 소녀와 공방이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상상해보았어요. 이 그림책이 나온 시기는 방탄소년단 김남준의 개인 앨범인 ‘indigo’가 나오는 무렵이어서 책 표지를 보고 마음은 더 설레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아이들 그림책까지 신비한 기운을 갖고 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책 겉표지를 오래도록 바라보며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상상을 해보았어요.
책 표지를 넘기니 정성들여 깔끔하게 그린 들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네요. 색들의 느낌은 청아하네요. 그 다음 페이지를 넘기니 설레는 마음을 잠시 가라앉히기라도 하려는 듯 1도 인쇄의 그림들이 펼쳐지네요. 숲 속의 집이 보이고 할아버지, 할머니, 개울, 나무, 여자 아이와 들꽃들이 보여요. 뭘 얘기하고 싶어 잠깐 숨을 고르게 하나 잠시 생각하고 다음 장으로 넘기니 ‘쪽빛 날염 장인들을 위해’라는 부제와 장인의 장갑 그림이 보이네요. 장갑을 보며 장인들의 숭고함을 전해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장을 펼치니 때는 눈 쌓인 겨울 무렵인데 작은 할아버지와 작은 할머니가 사는 집이 나오고 쪽빛 천이 담장에 걸려있어요. 겨울의 추운 느낌이 전해지네요. 두 분은 행복했지만 한 가지 걱정거리가 있었는데 아이가 없는 것이라고 해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근사한 전통 공예를 이어갈 아이를 상상하고 상상하네요.
어느 봄날 일요일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파이에 넣을 산딸기를 따려고 숲으로 산책을 나섰다가 잠시 쉬는 중에 나무 아래에 기대어 있는 빨강 머리 인형을 발견했어요. 할머니는 더러운 인형을 집으로 데려와 깨끗하게 씻기고 물방울무늬 인형 원피스를 지어줬어요. 다음 날 자고 일어나 보니 꿈을 꾼 듯 인형은 여자 아이로 변해서 배가 고프다고 했어요. 할머니는 작은 여자 아이에게 아침을 차려주었고, 두 사람은 아이에게 ‘빛의 소녀’라는 뜻의 ‘아폴린’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아폴린이 이 집에 온 후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고 두 분은 행복해졌어요.
할아버지는 아폴린에게 공방을 보여주었고, 아폴린은 할아버지 곁에서 할아버지를 돕게 되요. 그림책을 만든 이들도 장인을 옆에서 보았을 상황이 그려지네요. 아폴린이 할아버지 곁에서 성실하고 솜씨좋은 장인으로 변화하기까지의 상황이 자세히 나와요. 부지런한 아폴린 덕에 공방에는 주문이 밀려들게 되고, 이 이야기는 아폴린의 아이들의 아이들에게까지 전해질 것이라며 이야기를 마치네요. 동방인 인도와 중국에서 전해진 쪽빛 날염 방법이 서구 공방에서 어떻게 전해지고 있는지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호기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킬 듯 해요.
저는 장인들의 작업을 통해 진한 감동을 받았어요. 요즘 아이들은 부모님과 학교를 통해 배울 기회를 너무 많이 제공 받는 것이 그들에게 어려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요. 아이들이 이 그림책을 통해 장인들의 삶을 보며 부디 지루함이 아닌, 하고 싶은 어떤 것 하나를 꾸준히 개발해갈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또한 어른인 부모님들도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강요보다 오래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인내와 끈기와 경외감을 느끼시게 되길 기대해 봐요.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로 감동을 준 이 그림책을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읽어보라고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