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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 씨큐브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비행기를 타거나 자가용으로 편하고 빠르게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버스나 기차의 창가 자리에 앉아 풍경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가는 것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기차를 타게 되면 같이 가는 일행이 있지 않는 이상 대부분 옆자리에 모르는 사람이 앉게 되는데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본의 아니게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소설속 주인공인 창화와 미정도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가는 무궁화호에서 만나 인연이 생겨 여러 경험들을 하게 된다.
창화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번지르르한 겉모습과는 달리 회사 내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퇴사를 하게 되었고 미정또한 주변 인물들 간의 갈등으로 인해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삼량진으로 내려가게 되는 길이였고, 둘은 우연히 같은 기차를 타게 된다.
둘은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고 헤어지지만 창화는 미정을 보고 싶어 하며 아무 준비도 없이 매일같이 삼랑진에 가게 되며 소설은 전개해 나간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장소들과 거기에서 만나게 되는 인연들 또한 소설 속 매력 중 하나이다.
어릴적 고향과 닮은 장소들, 역 주변의 허름한 찻집, 민박집, 사진관들은 이들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장소들로 작용한다.
현대인들은 항상 바쁘게 살고 있다.
미래를 향해 앞만 보고 달리며, 때로는 정확한 목적지도 없이 그냥 옆 사람이 뛰니까 같이 휩쓸려 뛰기도 한다.
수많은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런 것이라 생각이 되고 창화와 미정이도 아마 이렇게 바쁘게 살다가 지쳐 조금이라도 쉬기 위해 이곳에 온 것처럼 느껴진다.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하여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를 치료해 주며 주인공들과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까지 위로의 메시지를 남긴다.
기차나 버스를 타면 항상 나오는 멘트가 있다.
이번 정류장은 **입니다.
이 책의 제목도 마찬가지로 삼랑진역이라는 목적지를 안내하고 있다.
단순히 물리적인 목적지를 표현한 것이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들이 살아가면서 꼭 한번은 거쳐야 할 중요한 역이 바로 삼랑진역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