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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훔친 남자
양지윤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10월
평점 :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나무를 훔친 남자는 총 8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단편소설집이다.
장편이 아니라 한 챕터당 약 30페이지 정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시간을 집중해서 들이지 않아도 속독이 가능했다.
'나무를 훔친 남자'
회사에서 실적 꼴찌에 동료들에게 무시를 받고 있는 한 남자는 회사 여러 군데에 퍼져있는 나무들을 몰래 집으로 가져갔고 가짜와 바꿔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고 몇몇 직원들이 유심히 쳐다본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눈치챈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남자는 나중에 이 일을 상사에게 말하게 되고 회사는 뒤집어진다.
가짜나무에 물을 주고도 아무것도 몰랐던 직원, 나무를 훔쳤지만 아무 관심도 주지 않는 남성 등 고독과 소외 등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나무를 훔친 남자 에피소드 말고도 다른 에피소드들은 몇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사회에서의 고독과 소외, 소외되어 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 안에서 행하는 작은 저항, 그리고 비판.
각 등장인물들은 사회라는 고립되어 있는 틀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을 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책 뒤에는 "돈과 쓸모만이 인정받는 황량한 시대에 고하는 이름 없는 주인공들의 통쾌한 반란"이라고 쓰여있다.
실적과 능력이 중요시되는 요즘 사회에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느끼는 상실감과 그들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사람들이 본인 스스로의 존엄성을 지키려는 일종의 노력을 잘 나타내고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들의 소소한 반란이 꽤나 재미있는 요소였고, 등장인물들을 포함하여 우리 사회가 각자 스스로의 본질 및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삶을 지향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