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부스러기가 섞인 그 한 모금의 차가 입천장에 닿는 순간나는 나의 내면에서 범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아차리고 소스라쳐 놀랐다. 어떤 감미로운 쾌감이 나를 사로잡았던것이다. 원인 불명의 고립된 쾌감이었다. 그 쾌감으로 인하여 나는 곧 인생의 부침(浮沈) 같은 것은 별것 아니고 갖가지 재난도무해한 것이며 그 덧없음은 착각일 뿐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마치 사랑의 힘이 작용하여 그렇게 하듯이 그 쾌감이 나를 어떤 귀중한 본질로 가득 채웠던 것이다. 아니 그 본질이 내 속에 있는것이 아니라 그 본질이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는 더 이상 스스로가 보잘것없고 우연적인, 결국은 죽어 없어질 존재라고는 느끼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