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짱."
센이치로는 분명히 그렇게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도미코는 젊었고, 둘 사이에 아이가 없었기 때문에 신혼때 부르던 이름을 그대로 불렀다. 아주 친한 사람 외에는 도미코가 남편을 ‘센 짱‘이라 부른다는 것을 몰랐다. 방금 그목소리가 도미코라는 생각이 들자, 그의 마음은 슬픔과 미안함으로 가득해지고, 저렇게 다정하고 순수한 여자였으니센이치로의 가혹한 문책을 견딜 수 없었겠구나 생각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은 다니의 잘못이다. 그는 다니의 얼굴에서 양심의 가책을 보고 싶어 뒤를 돌아보았지만, 다니는 센이치로보다 한 발 뒤로 물러나, 대숲 쪽으로 반쯤 기댄 듯이서서, 무력하게 따분하다는 듯 우물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