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사생활 : 두 번째 이야기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2
EBS <아이의 사생활 2> 제작팀 지음, 손석한 감수 / 지식채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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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때 받은 첫 번째 성교육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

어느 날 하교 시간쯤 학교방송으로 들려온 공지.

"내일 5학년 여학생들만 수업 후 강당에서 성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니 부모님께 좀 늦는다고 미리 말씀드리고 오라"는 거였다.

방송이 나온 후 아이들은 웅성거리길 "여학생만? 성인교육을?" 이었다.

나는 틀림없이 '성교육'이라고 들었는데 친구들이 '성인교육'이라 말하길래

아 생소한 성교육이 아니라 그건 내가 잘못 들은 거였고 성인교육을 한다고 말한 것이로구나... 했다. -_-+

그래서 집으로 돌아와서도 엄마와 할머니께 "내일 성인교육을 할 거래요"라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5학년 여학생들만 방과 후 강당에 모였을 때

유리창을 모두 닫고 문도 물론 굳게 닫고 심지어 검정 암막 커튼까지 다 드리운 채

아주아주 은밀하게 "유*킴*리"에서 나온 어느 분이

이상하게 생긴 그림을 슬라이드로 보여줬었다. 30년쯤 전의 일이다...

그게 태어나 처음 본 자궁과 나팔관이었고 월경의 존재도 그날 첨 들었다.

엄청 열심히 듣고 대단한 것을 배운 것처럼 느끼며 집으로 돌아가 배웠던 걸 열심히 가르쳐 드렸다.

마치 엄마와 할머니는 이 얘길 처음 들었을 것이라고 여기기라도 한 듯이. --;;

"으응~ 있죠, 제가 어제 성인교육이라고 한건 성인교육이 아니라 성교육이었고요~~"라며 시작하여

본대로 들은 대로 진짜 열심히 설명해 드렸다.

우리 할머니와 우리 엄만 생전 첨 듣는 이야기처럼 열심히 들어주셨다. 그저 빙긋이 웃으시며. --;;

 

 

 

그런데!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없고 내 지능지수와 상상력이 의심이 가는 일이지만

나는 분명 그날 너무나 상세히 설명을 들었고, 달달 외울 정도로 알게 되었고,

나중에 중학교 가서도 또 그런 비슷한 수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다니는 동안인가, 아니 졸업할 때까지도

어떻게 임신이 되는 것인지를 아예 몰랐다.

아 물론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되고 그게 세포분열을 일으켜서 .... 하는 이론은 잘 꿰고 있었다.

다만 정자가 어떤 경로로 난자를 만나게 되는 건지를 몰랐다는 사실.

그래서 심지어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물어봤다는 거. ㅠ

정자가 옷을 뚫고 공기 중을 날아서 사랑하는 사람의 몸속에 척 들어가 난자를 만나는 거냐고 물었다는 사실. ㅠㅠ

엄마께도 무려 고등학교 다닐 때 철없이 질문한 것이

"엄마 엄마는 봤어? 정자가 난자를 향해 날아가는 거?"였다. ㅠㅠ

울 엄만 못 봤다고 하셨다. ㅠㅠ

그래서 나는 "그으래? 왜 못 봤어? 좀 잘 봐 두지... 궁금하지도 않았어? 나는 이다음에 꼭 볼래."라고 했다는 거. ㅠㅠ

울 엄마는 웃으시며 "그래 그래라" 했다는 거.

근데 그렇게 말씀하셨던 울 엄마가 글쎄 여고에서 30년 이상 "가정과" 교사였다는 거....

 

 

엄청 터무니없고 믿어지지도 않을 이런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건

내가 이제 겨우 마흔 좀 넘었을 뿐이건만 2-30년 전에도 부모 자식 간에 이런 대화 나누는 거 어려워했고

나는 결혼할 때까지도 되게 막연히 짐작만 했을 뿐 성에 대한 지식은 너무나 얕고 사실 관심도 없었다.

그랬던 터라 결혼을 하고 아이를 셋이나 낳아 키우고 있으면서도

이런 주제를 가지고 누군가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내겐 좀 어렵고 괜스레 민망하고

아는 것도 별로 없을 뿐 아니라 더더구나 내 어린아이들과 나눌만한 대화라고는 여전히 생각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자꾸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아이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궁금해하며

늘 내게 퍽이나 곤란한 질문들을 많이 하곤 한다.

아이들에게 왜곡되거나 잘못된 지식을 알려주거나 수치심을 갖게 해 주고 싶지 않고

위험을 대비하여 잘 알려줘야 할 것들이 있다는 생각도 들고

스스로의 몸을 귀중히 여기며 단속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은 마음에

나름 무진장 연구하여 지금까진 잘 지내왔는데

어딘가에서 엉뚱한 경로로 잘못된 지식을 얻어오기 전에 제대로 알려줘야 할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짐을 느끼는 중이었다.

 

 

그러다 <아이의 사생활2>를 책으로 읽게 되었다.

 

 

그 책의 표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 어디로 이끌지 모르는 부모!

제대로 알고 미리 대비할수록 부모의 걱정거리는 줄어든다.

빨라진 성장발달, 스마트폰과 PC 게임 등 난처하고 답답하기만 한 자녀교육의 핫이슈를 리얼하게 분석하고 답한다.

 

 

아이의 사생활2에서는 이렇게 아이의 성과 미디어를 다루고 있다.

방송에서 다룬 실제 실험 참여 가족들의 몇 주에 걸친 모습과 변화

그것을 토대로 건강한 성의식을 정립하고 건전하게 미디어를 활용하는 실질적인 방법들을 이야기해주고 있으며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도 소개해주고 있다.

 

 

발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나도 현대인이라 자부하지만 아이들의 변화를 따라잡기엔  

어느새 구닥다리 구세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내가 자라던 시절과 다르고, 내가 자라던 때의 시간의 빠르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많이 든다.

게다가 나는 천연기념물이니 골동품이니 수녀니.. 하는 소리만 듣고 자랐던

무늬만 현대인인 사실은 되게 구식이고 고루한 사람이 아니던가. ㅡ. ㅡ;;

 

 

성과 미디어라는 주제.

자라나는 아이들을 두고 아무래도 건강과 학업 다음으로 현재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렇게 신경 쓰이고 민감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가르치고 이끌어야 좋을지에 대해 크게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내가 성과 미디어라는 것을 두고 잘 모르고 있거나 단편적으로만 생각하고 만 것도 이유가 아니었나 싶다.

 

 

책을 읽어가는 동안 "아 아무리 그래도 그걸 내가 아이 눈을 바라보며 뭐라고 이야기하고 그걸 어린데 미리 설명해 줘야해?

나는 결혼하는 날까지도 아는 게 별로 없었고 지금도 아는 게 없지만 애 셋 낳고 잘 살잖아." 하던 생각에서

조금 발전하여 적어도 이런 이야기를 "부끄러워하며 도저히 나눌 수 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하지는 않게 되었다는 게 수확이었다.

아이들에겐 그런 이야기를 바르게 들려줄 어른이 필요하고 그 어른이 부모라면 더없이 좋다는 사실도 배우고.

 

 

그리고 이 책에서 다루는 또 한 가지가 미디어에 대한 것이다.

아아 정말이지 요즘은 너도나도 손바닥만 보고 산다.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 세상 곳곳을 다 보여주고 알려주는 스마트폰과

PC 게임, 각종 미디어 매체 등이 편리함을 주면서도 또한 많은 문제를 야기시키는 게 사실이다.

흔하게 그리고 손쉽게 주변에서 구하고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것들인데

내 아이만 철저히 차단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그렇다면 슬기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할 텐데 ... 어떡한다? 하는 게 많은 부모들의 고민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다 보니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고 짐작하는 것보다 더 깊숙이 이런 매체들을 이용하고 있었고

어른들은 그에 비해 지식이며 사용 능력도 많이 떨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두루 보며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회적으로 공공연히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거나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거나

 공교육으로 바르게 그리고 뭣보다 현실적이며 꼭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 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성에 대한 부분은 그럴 수만 있다면 더 좋겠고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부모가 그런 멘토가 되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미디어에 대해서는 가능하면 아이들에게 그보다 나은 다른 것들을 더 많이 접하게 해 주는 게 좋겠다는 게

변함없는 생각이고 다만 어차피 이것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진대 그럴 때 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하겠다는 것. 따라서 부모도 바른 지식을 갖고 있거나 아이와 대화하고

아이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고 알려고 노력할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

 

 

부모가 함께 노력할 때 바른 길을 함께 찾을 수 있고 함께 사는 세상도 한결 나아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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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둥글 지구촌 건축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13
김상태 지음, 김석 그림 / 풀빛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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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흙.

 

남도 작가들의 그림을 보면 흙을 붉게 그려놓았더라고,

 

쌓인 한과 울분이 붉은 흙으로 표현된 모양이라 여겼다고

 

그런데 나중에 남도에 가보니 흙이 정말로 붉은 색이더라고.

 

흙이 정말 붉어서 보이는대로  붉게 표현하고 그렸던 것이었더라고

 

그렇게 쓰인 책을 언젠가 읽었었다.

 

 

 

그 후로 나는 어딜 가든 흙색깔도 살피고 바람결도 느껴보고 산세와 물의 흐름도 구경하고

 

건축물의 모양이나 쓰임새에 많은 관심을 갖고 보는 사람이 되었다.

 

 

 

TV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도 많은데

 

나는 특히 건축가들이 소개해 주는 여행 프로그램을 가장 좋아하고 즐겨 본다.

 

먹거리 소개를 통한 여행이나 다른 테마기행보다

 

건축기행이 내겐 더 그 여행지를 소개해 주었을 때 더 가깝고 이해하기 쉽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제목과 표지를 보자마자 아이들에게 꼭 읽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사는 곳의 여러 환경에 따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그 환경에 맞게 생활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구할 게 흙밖에 없다면 흙으로, 습하면 습기를 피할 수 있도록, 추우면 온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환경에 맞게, 용도에 맞게, 주변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살아가는 것.

 

흙이 붉으면 붉은 흙으로, 사는 곳이 물 위라면 물 위에, 나무가 많이 자라는 곳에선 목조로...

 

 

 

이 책의 작가는 건축을 인간의 삶이자 예술이라고 보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에 있어 의식주의 해결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며

 

그걸 통해 가장 편리하고 알맞은 것을 만들어 내며 살아가고 있으니  옳은 말이지 싶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전 세계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소개해 주고 있다.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이렇게 5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고

 

각각 유명한 건축물이나 대표적인 건축 그리고 건축가들 이야기도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왜 그렇게 지어졌는지, 어떤 모습으로 지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 간단한 그림과 함께 나와 있어 이해를 돕고 있다.

 

 

 

읽는 내내 무척 흥미로웠고 새로운 것들을 또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아 그래서 이런 모습으로 지어졌구나,

 

아 이 건축물엔 이런 사연이 있었구나,

 

아 그 시대 그 나라에선 이렇게 살았었구나... 하면서.

 

그렇게 어른인 나도 그랬고 어린 우리 아이들도 상당히 재미나게 책을 읽었다.

 

각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반영하는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음으로 인해

 

더불어 각 지역의 특성과 문화가 그런 것들이 있었구나 하는 상식까지 생겨 풍요로운 느낌까지 주는 유익하고 좋은 책! 

 

둥글둥글 지구촌 건축 이야기.

 

 

 

함께 사는 세상 시리즈 중 13번째 책이고 그 이전의 12권도 제목만 훑어 보았는데 다 읽어보고 싶어졌다.

 

종교, 문화, 인권, 경제, 문화유산, 돈, 국제구호, 음식, 환경, 축제, 식물, 수도 이야기가 그것이다.

 

세계를 이해하는 넓은 시각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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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사자소학 처음 만나는 초등 고전 시리즈
표시정 지음, 류은형 그림 / 미래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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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낳아 키우는데 틀림없이 내가 낳아 같은 환경에서 키우고 있음에도 아이들은 저마다 다르다.

 

뿐만 아니라 딸이라서 그럴것이다, 아들이니까 이렇다. 라고 할 만한 성향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참 많다.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진 않겠지만 아직까지 우리집은 딸아이가 더 용감하고

 

의외로 어휘력이나 문장 이해력 같은 것은 아들들이 더 낫다.

 

말과 글을 잘 이해하고 쓸 수 있어야 그 언어를 통한 다른 배움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우리말은 한자어가 많으니 미우나 고우나 한자 공부도 시키고 책도 두루 읽히려 하고 그러던 중에

 

요즘 사자소학 책들이 많이 보여서 얼마전에는 사자소학 따라쓰기 책을 마련해 줬었다.

 

읽어보고 뜻을 알고 한자도 써 보고... 다 외울 순 없더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았는데

 

얼마전 우리어머니께서 우연히 딸아이가 사자소학 책을 펼쳐들고 쓰는 것을 보시더니

 

쓸데 없는 걸 시키고 있다며 야단을...

 

고작 서너번 쓰고 읽는 걸로 공부가 되겠느냐, 게다가 한자도 너무 어렵다. 하는 게 어머니의 의견.

 

난 그냥 그런 말이 있구나 하고 읽어보고 한번쯤 따라써 보자는데에 의의를 뒀을 뿐인데...

 

그런데 이 책은 사자소학이긴 하나 그냥 읽는 책이다.

 

그 말의 유래가 이야기 형식으로 소개되어 있고,

 

직역한 뜻과 속뜻이 따로 풀이되어 있어서 그냥 읽어내려가며 끄덕끄덕 하면 되는 책.

 

크게 6개의 장으로 나누어

 

부모편, 형제편, 사제와 제가편, 붕우편, 충효와 경장편, 수신편 이렇게 분류되어 있어서

 

더 기억에도 잘 남을 것 같다.

 

그냥 재미나게 몇번씩 읽다보면 한자를 익히는데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이진 않으나

 

생활의 지혜와 예의 등을 저절로 익히는데엔 좋을 것 같다.

 

옛스럽게 교육할 필요가 있나 이런 시대에...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정도는 옛스럽거나 유교사상 불교사상을 심어준다기 보단

 

기본적인 예의와 도덕성 사람과의 관계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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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년 전 공룡오줌이 빗물로 내려요 와이즈만 환경과학 그림책 5
강경아 글, 안녕달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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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아파트가 그렇듯이 내가 사는 곳 역시 1년에 두 차례씩 단수를 하고 그 사이 물탱크 청소를 실시한다.

미리 알려주고 24시간 단수를 하기 때문에 여기저기에 필요한 물을 저장해 놓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불편하다.

예고해 주고, 그래서 받아놓은 물이 있음에도 물이 수도꼭지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렇게 불편하니

물탱크 청소하는 날이면 물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나온다는 게 또 얼마나 감사한지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물이 다시 나오면 물은 얼마든지 곁에 있는 것 같아 그 고마움을 종종 잊는다.

 

예전에 같은 동네에 사시던 이웃 어르신 댁에 갔다가 마당에 놓인 거대한 항아리를 본 적 있다.

세상에 저렇게 커다란 항아리도 다 있구나 싶을 정도였는데 그 항아리의 용도를 여쭤보니

그것은 빗물을 받는 항아리라고 하셨다.

나는 솔직히 적잖게 놀랐었다. 21세기에 도시에 사시는 분이 웬 빗물을 받아서 생활용수로 쓰신다는 말인가... 하고.

하지만 그분은 정말 자랑스럽게 말씀해 주셨었다.

저렇게 빗물을 받아두었다가 빨래할 때도 쓰고 마당 청소할 때도 쓰고 ... 빗물로 대부분의 모든 필요한 물을 다 처리하시는 덕분에

수도세는 거의 내지 않고 살고 계신다는 것이었다. 

옛날이라면 모를까 요즘처럼 오염이 많이 된 세상에도 빗물을 받아쓰는 게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1억 년 전 공룡 오줌이 빗물로 내려요.라는 책을 아이에게 읽어주었다.

제목도 재밌고 그래서 아이의 관심을 많이 끌었다.

수증기가 모여 구름을 만들고 그 구름이 다시 비가 되어 내리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고

옛 우리 조상들이 빗물을 받아썼던 이야기도 그림과 함께 잘 나와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빗물이 어떻게 유용하고 요긴하게 쓰이는지에 대한 이야기며

오염이 되고 있는 세상의 행태에 대한 설명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쓰여 있어서 경각심이 생긴다.

 어떻게 빗물을 받아 어떤 곳에 쓰면 좋을지에 대한 실례와 제안도 있어서 무척 유익하단 생각을 했다.

빗물뿐 아니라 물 그리고 환경을 보존하는 모든 일이 한데 연결되어 있으며

그 모든 것이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아이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

 

어렸을 때만 해도 기름은 안 나올망정 우리나라는 물이 풍족한 나라인 줄 알고 살았고

물 쓰듯하다. 라는 말이 펑펑 쓴다.는 말과 같은 의미일 정도로 물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풍족하다 하더라도 그렇게 물을 물 쓰듯하면 안되는 시대가 되었다.

환경을 보존하고 물을 소중히 아껴 쓰고 좋은 세상을 아이들에게 남겨 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아이는 책을 무척 흥미롭게 듣고 읽었는데 다만 공룡 이야기가 제목에 비해 무척 조금밖에 나오지 않아 

그 점을 서운해했다. 전반적으로 그 정도면 충분한 분량의 충분한 설명이었지만 아이에겐 서운했던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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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어린이 사자소학 따라쓰기 - 유치원 & 어린이 한문교재
박신애 글.그림 / 가나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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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억이 끝닿는 때부터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우리 부모님은 맞벌이로 언제나 부재중이셨다.

고3 담임을 줄곧 하셨던 어머니께서는 집과 근무하시던 학교의 거리도 무척 멀어서

언제나 이른 아침이면 나를 깨우며 밥을 하셨고 날 깨우기 전엔 손빨래와 청소를 미리 다 마치셨었다.

그리고 밥을 차리실 즈음까지 내가 일어나 다 챙기고 나면 내 도시락까지 다 챙겨 주신 후

부지런히 출근을 하셨다. 그럼 나는 그 후 동생과 단둘이 남아, 마저 밥을 먹고 먹은 음식들 다시 챙겨 넣은 후

열쇠로 문단속을 하고 동생과 함께 학교로 갔었다.

언제나 동생과 내가 먼저 집으로 돌아왔고 해질녘이 되면 어머니께서 돌아오셔서

눈마주칠 여유도 없이 정리하시고 저녁 준비하셔서 함께 저녁을 먹었는데

그나마 원서쓰는 기간이 되면 꽤 오랜기간 동안 상담과 원서 쓰는 일을 하시느라

엄마 얼굴을 그나마도 못 보기 일쑤였다.

아버지도 주로 현장에서 생활하셨어야 했기 때문에 (댐, 저수지, 농지정리 등의 일을 하신)

주말에만 집에 오셨었고 주일이면 온가족이 교회에 갔었기 때문에

주말이라고 해도 부모님과 따로 시간을 보내기는 어려웠었다.

 

 

 

나와 남동생이 엄마를 그나마 실컷 볼 수 있는 건 엄마의 방학 기간이었는데

그렇게 바쁘셨던 어머니께서 가장 중점을 두셨던 것이 "한자"였다.

평소에도 천자문 책을 펴 놓고 매일 몇단어씩이라도 써보고 외우게 하셨었는데

초등학교때;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암튼 어느 겨울방학에

집에서 걸어서부터 20여분 정도 가는 거리에 방학을 이용하여 "향교"가 열렸다.

그때 거기서 배웠던 게 사자소학이었던 기억이 있다.

어머니께서 그토록 한자를 강조하시고 가르치려 애쓰셨던 것에 비해

나의 한자 실력은 참으로 부끄럽고 미천하기 짝이 없는데

천자문과 사자소학을 다 배웠었던 이력이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불가사의한지. -_-+

그래도 어쨌거나 그걸 배울 당시엔 열심히 했더랬다.

비록 내게 지금은 그때 배운 한자들이 다 남아 있지 않지만

그래도 그 내용과 정신은 남아서 살아가는 내내 내가 지켜야 할 예의와 도리의 기준이 되어준 것 같다.

 

 

 

 

이렇게 이 책 사자소학은 한문을 익힘은 물론, 어린이들의 바른 몸가짐과 마음가짐,
그리고 생활규범과 어른을 공경하는 법 등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내용과 순서를 살펴보면 부모님을 섬기는 도리와 임금과 신하의 바른 처신,
부부의 바른 도리, 형제의 우애, 친구를 사귀는 방법과 중요성,
어른과 어린이의 질서 벗과 친구 바르게 사귀는 법 등을 알려주고,
나아가서 바른 몸가짐으로 바른 민주 시민의 기본자세와 마음가짐을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자소학은 선조들이 서당에서 공부할 때 처음 배우던 내용으로
열 살 이전에도 배울 수 있는, 기초한문교과서라 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900년전 중국 남송의 유학자인 주희(朱熹 1130 ~ 1200)가 편찬한
소학(어린이가 배워야 할 꼭 필요한 학문이라는 뜻)과 기타 경전 등에서
쉬우면서도 교훈이 될 만한내용을 가려 뽑아 네 개의 글자를 한구절로 엮었기 때문에
四字小學(사자소학)』이라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책엔 유치원 어린이 한문교재라고 나와 있으나 유치원생과 저학년 아이들에겐 약간 어렵겠단 생각이 든다.
물론 아이들은 다 잘 배우고 모두 흡수하는 능력을 가졌으니 한자도 무리없이 배우는 것을 보긴 했으나
초등 3학년 딸아이에게 이 책으로 공부하라고 줬더니
한자도 어려워 했고 획순도 나와 있지 않아 모르는 한자를 쓰는 것도 일단 어려워했다.
욕심부리지 말고 하루 단 네자씩이라도 읽고 뜻을 익히고 삶 속에 나타나는 예의로 자리잡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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