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넘어선 멘토 아버지
박성희 지음 / 학지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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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진부한 얘기일거라 생각했다.  아무리 이야기 해도 갚을 길 없는 게 부모님의 은혜요 아버지의 깊은 사랑이라지만 아버지 얘길 읽는 건 그리 내키지 않았다.  아버지에 대해서는 책이 아니라도 나는 할 말이 너무 많다 이거지...

그런데 책소개를 보니 소설도 아니고 눈물 짜내는 이야기도 아니고 아버지는 이래야 한다는 설교식 이야기도 아니었다.  이 책에는 신사임당의 남편 이원수, 퇴계 이황, 다산 정약용, 백범 김구, 이순신 장군, 황희 정승, 연암 박지원, 백사 이항복, 토정 이지함이 보이는 아버지로서 뿐 아니라 멘토로서의 모습들을 조명해 주고 있었다.  특별히 그들 개개인의  위인전식 이야기가 아닌 아버지로서의 면모를 더 부각 시켜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라 또다른 느낌이 들었다. 

나는 서른이 넘어 결혼을 하고 아길 낳아 키우고 있는데도 지금도 내가 나 자신을 돌아보면 엄마로서의 자질과 자격은 물론 그냥 사람 자체로서 보아도 부끄러워 내가 세 아이의 엄마라는 게 미안할 때가 많다. 

그런 형편이고 보니 늘 돌아보고 책을 읽어 배우고 반성하고.. 그래놓고도 다시 나의 본연의 모습이 나올때가 많아 항상 부끄러운데 우리 아버지는 스물 아홉에 나를 낳으시고 지금껏 나와 남동생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고 계신다.  책에 나오는 위인들이 아무리 훌륭해도 지금껏 낳고 키워주신 아버지만큼이나 내게 크고 넓고 깊고 따뜻한 존재일수가 없을 것이다.

정말 머리털을 다 잘라 짚신을 삼아 신겨 드린들 그 사랑을 다 어떻게 갚겠는가 말이지.

 

그렇게 아버지에 대해서도 책을 읽어가는 동안 많이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나의 세 아이에게 아버지인 남편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다.

남편은 참 자상하면서도 엄격한 아빠인데 자신이 어떤 아빠이건 요즘은 너무 바쁘다.  바쁜 가운데에도 아이들을 지극히 그리고 살뜰하게 챙겨주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 가득하다.  아이들이 어릴때에도 자신이 밤잠 못자게 바빴음에도 정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아이들을 보살펴 주기도 했었다.  내가 보기엔 그게 최선이지만 아이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을까?  아이들을 보면 아빠를 좋아하긴 하되 무척 어려워 하고 무서워 하는 듯도 싶다.  그건 좀 안타깝다.  차츰 아이들도 자라고 우리 부부도 더 성숙해 가면서 서로의 마음을 잘 알게 되겠지...

 

남편은 미국에 있는 동안 아버지 학교에 참석한 적 있다.  그 전까지도 참 좋은 남편이고 아빠였지만 그 후로는 몇배나 더 좋은 남편과 아빠가 되어주고 있다. 언젠가 준비없이 부부가 되고 준비 없이 부모가 되는 게 부모인 우리 자신에게도 버거운 일이라는 생각에 엄마 노릇, 아내노릇을 가르쳐 주는 학교도 있었으면 했었는데 막상 아버지 학교를 다녀온 남편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시간을 보낸 듯 싶었다. 사실 마지막날엔 함께 참석했는데 가보니 그 시간은 아버지 학교였지만 엄마와 아내인 내게도 좋은 시간이 되어 주었던 것 같다.

남편을 이해하는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한 것이 아버지가 아버지로서의 본보기가 되어 주고 자녀와 가족 그 외의 사람들에게 멘토가 되어 주는 것만큼이나 함께 그 아버지를 아버지 되게 해 주는 조력자, 즉 아내의 역할도 크다는 생각을 했다.

책에서는 이 사람, 저 사람의 훌륭한 모습만 모았거나 아버지로서 이러이러했다는 내용보다는 주제를 가지고 인물들이 보여준 모습들을 조금 더 부각시켜 정리해 두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간 위인전이나 역사책을 통해서는 알지 못했던 면모나 일화들을 알게 되기도 했다. 어쨌든 이 책의 저자가 정리한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멘토로서의 아버지의 모습은 태교를 도우며 자녀를 맞이한 아버지, 아버지가 바로서야 가족이 바로선다는 내용, 아버지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자녀들이 저절로 따른다는 것,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으며 자식의 존경이 자연히 뒤따른다는 사실,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서자는 것, 잘 들어주는 것이 가족화목의 밑거름이 된다는 내용, 최고의 멘토는 아버지, 잘 노는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라는 이야기, 창의력은 아버지에게서부터 비롯된다.. 는 등등을 담고 있다.

즉 이에 걸맞는 모습을 갖춘 우리시대 훌륭한 아버지들을 조명하며 아버지라는 이야기를 담아 내고 있는 책이다.

 

요즘 시대에는 가족의 일원도 많지 않은데 가정이 해체되고 부부간에 신뢰가 없고 부모 자식 간에도 정이 없는 안타까운 풍경이 많이 보인다. 그래서 더더욱 가정의 중요성, 부모의 부모됨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내 남편이 했듯 아버지로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아버지 학교마저도 있는데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가정을 지키고 아버지는 아버지로, 어머니는 어머니로서의 자릴 잘 지키고 수행해 갈 수 있어야겠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들을 돌아보게 해 주는데엔 좋았으나 과연 바쁜 아빠들이 이 책을 읽고 따를까 하는데엔 글쎄.. 하는 생각이... 늘 하는 생각인데 아버지가 바뀌어야 한다기 보다는 사회구조의 변화가 더 필요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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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 나를 위한 용서 그 아름다운 용서의 기술
프레드 러스킨 지음, 장현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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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다보면 누군가가 나에게 잘못을 하기도 하고 내가 누군가에게 잘못을 하기도 하며 내가 나 자신을 생각할 때에 못마땅하여 용서가 안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 잘못들이 어떤 경우엔 고의적인 것도 있지만 전혀 고의성이 없음에도 서로서로 양해가 안되어 울화를 치밀어 오르게 되는 그런 경우도 있다.

그럴때 우리는 자주 생각한다.  성경에는 일흔번씩 일곱번이라도 용서하랬는데... 라거나 누가 누구를 감히 용서한다는 말인가 용서는 인간의 범주에 속한 것이 아니야 라든가 ...

그리고 굳이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용서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나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생각할때에 괴로워 그렇기도 하고 그냥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이기도 하고.

나는 용서를 잘하는 사람일까? 책을 읽기 전에 생각해 보았는데 "용서"라는 주제로 생각을 해보니 갑자기 떠오르는 무수한 사건과 사람들이... ㅠㅠ  마음으로는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나는 내 삶 속에서는 용서를 못하고 살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막상 생각을 구체적으로 해 보고 있노라니 내가 감히 용서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냐 아니냐를 떠나 그들이 저지른 잘못과 죄가 씻을 수 있는, 용서받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당했던 그 시기와 여전히 똑같은 아픔과 분노가 다시 치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과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그들을 용서할 수 있기는 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고 읽기 시작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먼저 밝히고 있는 것이, 인정머리 없는 행위를 그저 참고만 있다든가, 마음 아픈 일을 당하고 나서 없던 일로 잊어버리는 것, 또는 부당한 일을 애써 좋게 봐주는 것은 용서가 아니다. 라고 했다. 그리고 자기가 받은 상처를 부정하거나 별것 아닌 일로 치부하는 것도 용서는 아니며 자기를 공격한 사람과 화해하라든가 아예 감정 자체를 갖지 말라는 뜻은 더욱 아니라는 것이다.

마음 상하고 학대를 받으면서도 화낼 권리를 포기하는 게 용서라는 뜻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쓰고 있다.

소피아 대학교 임상심리학과 교수인 이 책의 저자는 용서를 "바로 지금 이 순간 내가 체험하는 평화의 느낌과 이해의 느낌"이라고 정의했다. 쉽고 간단히 말해서 과거에 현재의 내가 매여 내 평화를 깨뜨린 채로 고통받는 상황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게 쉽다면 누구나 용서를 하고 마음의 평화를 찾고 살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는 이 책을 썼다. 직접 용서 프로젝트를 열어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세미나를 통해 용서를 하게 되고 마음의 평화를 찾게 된 사람들을 연구하고 함께 하며 그 과정과 방법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왜 용서해야 하고 어떻게 용서해야 하는지에 대해 트레이닝 시켜주는 듯한 그런 이야기가 실례를 들어가며 쓰여 있다.

용서에 대해 충분히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내 안의 용서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다소 해소되는 마음도 생겼다.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가르쳐 주는 방법들을 실천하며 살아가다보면 저자의 말처럼 용서의 근육들이 생겨나 더 평안한 마음으로 서로를 용납하고 용서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이 책에서는 무수히 많은 사례들을 들려주는데 솔직히 좀 지루했다. 물론 그들의 사례가 충분히 우리네 이야기이기도 하여 이해를 돕는데엔 도움이 되었지만 그들의 구체적인 사례보고 보다는 용서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는 훨씬 유익했고 도움이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막연히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니까 용서하는 게 좋다. 는 주장을 펼치지 않고 연구와 사례를 통해 근거있게 제시함으로 하여 용서가 우리몸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려 주고 있기도 한데 굳이 그런 근거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괴로움을 겪었던 적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용서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따라 노력하면 자신의 울화와 노여움 괴로움 마음의 평안이 깨어진 상태를 돌이킬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용서의 대상이 있거나 없거나 이런 방법들이 마음의 평화를 위해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많다는 우리나라 화병 환자들에게도 유익하고 말이다.

나는 어릴때 성추행을 당한 일을 아주 오래도록 잊을 수 없었다. 괴로웠고 수치스러웠고 나중엔 큰 분노를 느꼈으며 그로 인해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성폭행도 아니고 단한순간의 아주 어릴때 성추행인데도 그 몇초도 안될 일이 내 일생 일대에 끼친 악영향은 정말 막대했다. 그런 사람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용서받을 일도 아니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가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다시는 본 적 없는 그 사람의 그 행위 한번 때문에 너무나 긴 세월 고통속에 살고 있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일도 있다. 5.18의 총성을 기억하는 나는 상당히 긴 세월을 악몽 속에서 보내야 했었다. 굉장히 긴 세월을 공포 속에서 보내야 했고 위정자들을 증오했다.  어떻게 국가가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학살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하는 분노와 더불어 공포... 

어쨌거나 내 마음의 평화와 이해의 느낌을 위해서는 이 책의 도움을 통해 용서를 실천할 수 있는 게 분명하며 책에 대해 덧붙이자면 이책은 종교적인 색채는 느껴지지 않는다.

누구나 심리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 용서의 기제가 발휘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했다. 꼭 여기서의 방법대로가 아니더라도 그리고 자기 스스로는 그것이 용서인지 뭔지도 잘 모르더라도.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은 아주 극심한 괴로움 속에서 일상이 점점 더 어떤 사건이나 사람으로 인해 피폐해진 사람들에게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용서를 해야 하는 경우에 처한 사람이 아니라 울화가 잘 치미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니까 바로 나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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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네 사람의 서명 : 최신 원전 완역본 - 셜록 홈즈 전집 0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바른번역 옮김 / 코너스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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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추리소설에 매력을 느껴 열심히 읽던 시절이 있었어요. 저는 위인전과 무협지만 빼놓고 그 이외의 다른 책들은 여러번 되풀이 해서 읽곤 했었는데 어느 시기인가 추리소설에 빠져 골라 읽었던 시절이 한참동안 있었거든요. 위인전과 무협지는 읽긴 읽었는데 재미를 모르겠더라고요.

집에 있는 책들 중에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소설과 모리스 르블랑의 괴도 루팡이 있었어요. 한쪽은 사설 탐정, 한쪽은 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에 빠져 오후 한나절을 보내곤 했어요.  빌려 읽고, 사 읽고... 셜록 홈즈와 루팡 시리즈 다 읽은 후엔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들을 읽었지요. 무서운 내용을 잘 못 읽어서 언제나 덜덜 떨면서 읽었답니다.

어릴때 읽으면서는 사건 내용에만 빠져 읽었던 기억이 있어요. 대체 누가 범인일까? 그 사람이 범인인걸 어떻게 알았을까? 나중엔 어떻게 될까? 이런 것들만 궁금해 했었지요. 하지만 정말 재밌었어요. 다 읽고 난 다음엔 뭔가 뿌듯한 성취감이 느껴지고 말이죠. 제가 사건을 해결한 것도 아니면서요.

최근에 셜록홈즈 시리즈가 전집으로 완역본들이 출간되는 걸 보았습니다. 저는 그 중에 코너스톤에서 출판된 책을 읽었어요. 1권부터 4권까지 가져다 놓고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보더니 저희 큰 아이가 1권을 가져가서 저는 2권부터 읽었지요.

읽다보니 예전에 어릴때 생각도 나고 ​순식간에 책 내용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책이 원전 완역본이라는데 원래 우리글 소설인 듯이 문장이 잘 번역되어 읽기에 편하고 좋았어요. 책도 가볍고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 들고 다니며 읽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삽화 하나 없지만 지루할 겨를도 없었답니다.

코너스톤에서 나온 셜록 홈즈 전집은 전 9권으로  1. 주홍색 연구, 2. 네 사람의 서명, 3. 바스커빌 가의 사냥개, 4. 공포의 계곡, 5. 셜록 홈즈의 모험, 6. 셜록 홈즈의 회고록, 7. 셜록 홈즈의 귀환, 8. 그의 마지막 인사, 9. 셜록 홈즈의 사건집으로 되어 있어요.

​제게는 1권부터 4권까지만 있는데 순식간에 읽을 수 있기 때문에 9권까지 다 살 걸 그랬나봐요.

둘째는 책이 너무 글자가 많다고 시도를 안해보는데 큰애는 재미나게 읽는 걸로 봐서 초등고학년정도 부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을 이번에 새롭게 읽으며 느낀 것은 단순하게 사건과 해결내용만 있는 추리소설이 아니구나 하는 거였어요. 작가가 이런 소설을 쓰려면 아는 게 정말 많아야겠구나 하는 것에 대한 감탄. 역사적 배경 설명이 워낙 많아서 그것도 참 놀라웠어요. 뭐 굳이 그런 내용이 그리 많은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래서 더 재밌더라고요. 처음 듣는 이야기 같은 것도 많아서 그게 실제 역사적 사실인가? 신뢰할 만한 이야기들인가 싶기도 했지만요.

 

 

 

제가 가장 먼저 읽은 것은 2권 <네 사람의 서명>이었는데 뭐랄까요, 요즘은 CSI 같은 드라마도 많아서 시시하게 여겨질 수도 있을 법 한데 저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류의 드라마와는 또 다른 셜록 홈즈다운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다른 책들도 기대가 됩니다.

책을 읽고 나서 생긴 새로운 습관은 뭐든 눈여겨 보게 되더라는 것. 추리를 해 보게 되네요. 일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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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
마이클 로이젠, 메맷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 / 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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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라고 제목이 적힌 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새롭게 추가되어 출간된 내몸 사용설명서를 읽었습니다. 150쇄 찍었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는지 알 수 있네요. 

456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인데 읽는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답니다.  모두 기억하고 모두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지... ㅋ

하지만 대단히 유익했어요.  제가 제 몸을 보다 더 잘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곁에 가까이 두고 언제든 읽어볼 수 있도록 하면서 지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신체 각 중요부분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하는 일은 무엇이며 그것들이 각각 원활하게 병 나지 않고 잘 돌아가기 위해서 섭취해야 할 음식이나 운동 마음가짐 그리고 좋지 않은 습관 먹지 말아야 할 것 자세 이런 것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중엔 이미 잘 알려져 있어서 알고 있는 내용들도 있었고, 아 이게 이렇구나. 하고 새롭게 알게 된 상식도 있었답니다.

물론 제 몸 속에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지 조차 몰랐던 생소한 기관도 사실은 있었는데 책을 읽기 전에는 그런 기관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지금은 그 기관이 어디에 위치해 있고 하는 일이 무엇인지까지 알게 되었으니 몸을 더 소중히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이 책을 읽으며 저는 가장 맘에 들었던 게 단순히 어느 부위가 어디에 있고 하는 일은 무엇이며 우린 어떻게 하는 게 그 기관들을 위해 좋은지에 대한 것들이 의학이나 학술적인 기록으로 되어 있지 않고 친절한 의사 선생님이 유머러스하게 대화하며 이야기 해 주듯이 쓰여 있어서 참 좋았어요. 그림까지 그려가며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 해 주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그것도 대단히 재치있고 유머 넘치게 말이지요.

이 책을 쓴 사람들을 찾아가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들만큼 재밌었어요. 그래서 더더욱 이런 책이 딱딱하거나 지루할 겨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심장 혈관 등 읽어가기 시작할 땐 좀 지루했어요. 내가 굳이 이 많은 것들을 알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읽어도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맨 뒷장부터 읽기 시작했어요. 맨 뒤에는 몸과 건강에 대한 Q & A 가 나오거든요. 짤막하니 적혀 있는 문답식 문장들을 읽는 동안 정말 흥미롭더라고요. 제가 알던 기존의 상식이 맞는지 그른지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었고요.

순식간에 그 장을 읽고 나니 그 앞장 내몸 사용매뉴을 근육운동도 넘 재밌을 것 같아 보였어요. 어느 부위의 근육 운동인지 잘 설명되어 있으면서 그림까지 나와서 따라해 볼 수도 있게 되어 있어 유익하더군요.

그 앞장은 다이어트를 다루고 있었습니다. 기관 설명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주제를 가지고 내 몸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와 있으니 이런식으로 거꾸로 읽어도 전혀 문제될 게 없었답니다.

어디서부터든 펼쳐 읽어도 좋고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읽어도 좋고 조목조목 설명이 잘 되어 있으니 도움이 되고 그렇네요.

그런식으로 분비샘, 세포(암), 면역체계, 감각기관, 성기관, 간과췌장, 소화기관, 폐와 건강, 뼈.관절.근육, 두뇌와 신경계, 심장과 혈관... 등이 잘 나와 있어요. 각 장의 제목은 박동은 계속된다 심장과 혈관. 이런식으로... 그래서 얼른 그 기관들이 하는 일을 한 문장으로 파악할 수 있었고요.

간과 췌장 부분은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 책을 옮긴 분이 한국인에게 알맞게 고쳐 쓴 부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먹거리와 환경이 다르니 그에 맞춰 우리몸도 다른 모양이에요.   

내 몸에 이렇게 쉴 새 없이 자기일을 알아서 척척 잘 처리하는 수많은 기관들이 있다는 사실에 정말 탄복했어요. 감사하는 마음도 막 생기고 더 잘 사용해야 하겠구나 하는 마음도 저절로 일더라고요. 상식을 갖추었지만 몸에 문제가 생기면 그 진단은 내가 의사가 아닌 이상 내 맘대로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해 봤습니다. 나는 예방하고 아끼고 보호하며 잘 사용하되 이상이 생겼을 때엔 전문가를 찾아 적절한 대응법과 치료법을 알고 대처하는 게 옳다고 말이지요. 하지만 책을 읽기 전보다는 더 알게 되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잘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기서 가르쳐 준 운동도 열심히 따라해 보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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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Have a Dream 마틴 루서 킹 - 그래픽 평전, 2014 세종도서 선정 도서 푸른지식 그래픽 평전 1
아서 플라워스, 피노, 마누 치트라카르 / 푸른지식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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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새학기 준비물을 챙기며 막내에게 줄 크레파스와 싸인펜, 색연필에 이름을 적어주다가 옅은 귤색이라고 적힌 크레파스를 보며 큰아이가 이렇게 말했어요. "엄마 이건 살색인데..." 라고요.  

살색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자는 캠페인을 본 지 10년도 넘었는데 지금도 아이들이 살색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걸 보며 저는 좀 당황을 했습니다. 살색이라는 말이 인종차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의견이 있어 살색이라고 부르지 말자고 하는 걸 아주 오래전에 본 후로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여 쓰지 않았었거든요. 아이들이 쓰는 크레파스를 보면 그래서 다른 이름으로 쓰여져 있던데 - 옅은 귤색이라든가, 살구색.. 이런식으로요 - 그런데 아이들이 그걸 살색이라고 불러서 뭔가가 바뀌는데엔 꽤 오랜 시간과 홍보 그리고 전체적인 동의가 필요한 것이로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쨌든 그런 사소해 보이는 것부터 우리는 개선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요. 사람과 사람을 어떤 식으로든 위와 아래로 차별하는 그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말이지요.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옛날과는 사뭇 달라졌지만 지금도 구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있고 그 풍습이 남아 있고 그 기억과 그 관습과 그 구습을 되풀이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봅니다. 사회의 여러분야에서요.

그리고 여자와 어린아이들의 지위와 선거권 등의 권리 그리고 교육 같은 게 보장된 게 사실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지요.

지금 보면 이 시대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미국이라는 나라 역시 그렇습니다. 그들에겐 여자와 어린아이 뿐 아니라 인종이 다른 사람들을 향한 노골적이고도 무시무시한 차별과 억압과 폭행이 대놓고 자행되어져 왔었지요.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심지어 동물원 우리에 가두거나 박제까지 한 나라도 있다고 들은 적 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좀 나아졌을까요? 적어도 지금 미국의 대통령이 외모상으론 오바마인걸로 볼때 많은 발전이 있었다는 생각은 드네요.

하지만 불과 몇년전 제가 미국에 갔을 때에도 흑인과 백인 그리고 기타소수인종과 민족 (이들에 대한 차별 역시 깊고 무서웠습니다.)은 눈에는 안보일망정 엄연히 느껴지는, 체감할 수 있는 것으로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21세기인 지금도 그러할진대 사람을 사고 팔던 시절, 이유없이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내키는대로 나무에 목매달아 죽여도 합법이었던 시절을 살아야했던 옛날엔 어땠을까요...

그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살아간 많은 사람 중에 우리가 잘 아는 바로 이 사람,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유명한 I have a dream. 이 있지요. 아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골라 읽었습니다.

그런데 아 ... 이 책은 제가 생각한 것과는 사뭇 달랐답니다. 저희 아이들도 읽으며 책이 뭔가 독특하다고 ...

그도 그럴것이 그래픽 평전이라 일단 그림이 많고 단순이 그림이 많다고 하기엔 암튼 구성이 특이한 느낌.

인도 벵골 지방의 파투아 전통 아티스트와 서아프리카의 영혼을 지닌 구전예술가가 만나서 빚어낸 아트북이라서 그런 느낌을 줬던 것이었어요.

글의 투도 일반적인 책과 퍽 다른데 그걸 우리말로 옮겨 놓기 전엔 아마도 그들만의 운율이 담긴 언어로 되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글을 쓴 아서 플라워스가 흑인 노예의 고향인 서아프리카의 전통을 이은 구전예술가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그만이 할 수 있는 음악적인 운율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설명되어 있거든요.

그에 대한 책의 설명을 곁들여 보자면 이 책의 원서인 I SEE THE PROMISED LAND는 인도의 그림 이야기와 현대적인 독자들의 감성을 연결하는 데 관심을 가진 인도 타라북스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되었고 타라북스에서 출간한 이야기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주로 파투아 예술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든 것들로 파투아는 퍼포먼스, 이야기, 예술이 뭉쳐진 민속예술의 형태라고 해요. 화자는 두루마리 그림을 들고 그림 속의 이미지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야기를 읊조리거나 노래로 이야기를 전합니다. 파투아 예술가는 그때그때 듣는 사람들이 누구냐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데, 그들이 다루는 주제는 전통신화에서부터 최근의 뉴스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넓다고 해요. 그래서 읽어가는 동안 정말 분위기 독특한 그림과 글을 느껴볼 수 있고 그 이야기들을 잘 알게 되네요.  

우리가 잘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두고 참 다른 분위기로 새롭게 들려주고 있는 책.

아이들은 좀 더 자라 분별력을 갖추었을 때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막상 알아야 할 이야기라고 읽어줬으나 읽는 내내 강렬한 그림이 그리고 사실적인 이야기가 참 마음 아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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