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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논쟁 ㅣ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6
강하림 지음, 박종호 그림 / 풀빛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풀빛'에서 펴내고 있는 '역지사지 생생 토론 대회' 시리즈의 여섯번째 책은 <법률 논쟁>이다.
예전에 다섯번째 책이었던 <생명 윤리 논쟁>을 읽으며 뭐 이런 좋은 책이 다 있나 했었는데, 반가운 책이 또 나왔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땐 '생생 토론 대회'라는 제목이라서 토론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줄 알았었는데 읽어보면 글을 전개해 나갈 때 그런 형식을 빌었을 뿐 제목과 본질에 충실한 이야기가 알차게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나 아닌 남들의 다양한 생각들을 이해하게 되고 내 기준으로만 보던 관심에서 나아가 타인의 입장에서도 고민해 보고 다양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데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면은 막연히 '좋겠지' 하고 짐작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내가 아는 세상, 내가 아는 만큼만 보고 내 기준으로만 판단하려 들었던 데에서 벗어나, 한걸음 더 나아가 세상에 다양한 관점이 있음을 깨닫고 그 입장들을 고려해 보는 것, 그러한 통찰력과 판단력, 깊이있는 사고를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 것이다.
1권부터 5권까지에서 다룬 <역사 논쟁>, <환경 논쟁>, <복지 논쟁>, <양극화 논쟁>, <생명 윤리 논쟁>. 이라는 제목들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결코 가벼운 이슈들을 다루지 않고 있다. 어렵지 않게 쓰고 있으면서도 제법 묵직하고 중요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어서 이 책을 읽는 어린 학생들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끌어 올려주지 않을까 싶다. 고학년 아이들이 읽으면 참 흥미롭게 읽고 배울 수 있는 책.
이 책, <법률 논쟁>은 동화작가분이 법을 공부해서 혹은 자문을 구해가며 쓴 이야기 책이 아니고 법대를 나오고 사법시험에 합격한 현직 변호사가 아이들에게 법을 보다 쉽게 알려주도록 쓴 글이라서 아무래도 더 신뢰가 많이 된다.
법이란 무엇일까부터 시작하여 이 책에서 특별 쟁점으로 삼고 이야기 나누는 주제는 셧다운제는 필요악일까/, 교복. 꼭 입어야 할까/, 공공장소 흡연 규제는 타당할까/, 촛불 집회 제한은 타당할까/, 방송 심의 규제.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낙선 운동 금지는 타당할까. 이다.
앞의 세 주제는 행복할 자유와 법에 대한 쟁점의 관점으로 쓴 주제이고, 뒤의 세 주제는 표현의 자유와 법에 대한 쟁점에서 나온 주제이다.
저마다 저 쟁점들을 보면 나름의 판단과 그 근거가 되는 기준이 있을 것이다. 내 판단과 주장과 별개로 이미 정해진 법도 존재하고 있고. 그것들을 생각하며 읽는 재미도 크다.
또는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거나 아는 내용이 별로 없었다 해도 책 속에 등장하는 또래의 아이들이 토론하는 내용을 따라 읽어가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거나 강화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듯 싶다.
무엇보다 법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법을 우리가 만드는 것도 아닌데, 어떤 법은 우리가 태어나기도 전에 만든 법인데 현실성이 떨어지는 거 아닐까, 소수의 의견이라고 묵살되는 것들은 법으로 제정되지 못해 약자나 소수가 소외되는 일은 없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도 책을 읽어가는 동안 아이들은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법을 제정하는 입법기관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데에 보다 큰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 국민과 국가를 위하고 바르게 판단하여 법을 제정할 만한 사람을 선출하는데에도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 법을 바르게 해석하고 집행하고 있느냐에 대한 얘기는 또 별개의 것이지만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알고 엄중히 지켜보는 것. 그것을 위해 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은 참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애들 엄마인 내가 봐도 재밌고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