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삼국사기 처음 만나는 초등 고전 시리즈
김부식 원작, 함윤미 글, 양소남 그림 / 미래주니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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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둘째 담임 선생님과 상담이 있었다. 선생님 말씀이 이번 중간고사때는 외울 게 많으니 공부가 좀 필요할거라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 배우는 과정을 보니 이번엔 국사가 사회과 과정 안에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에 더 눈길이 갔는지 모르겠다.

​나 어렸을 땐 아이들용 인형극도 사극도 방영이 많이 되었더랬다. 그 인형극 단골 소재는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라든가,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같은 것들이었다. 가실의 거울조각 맞춰보는 내용도 자주 보았던 이야기.

그래서 학교에서 국사 시간에 배우기 전에 이미 책이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 익숙하게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는데 우리 애들은 그러고보니 달리 이 내용을 접할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잘 알고 있으니 애들도 당연히 알 줄.. 엄마가 너무 무심했다 싶었다. 이제라도 같이 읽고 간단하게나마 국사를 좀 꿰고 있어야 나중에 더 깊이 들어가도 살 붙여가며 알아두는데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도 메모해가며 읽어보았다.

메모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각각의 왕들, 그리고 인물과 사건 혹은 나라나 장소 등을 연결지어서 적었다.

국사책으로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보다 이렇게 책으로 이야기 듣듯이 읽고 알아두면 훨씬 ​딱딱하지 않게 그리고 친숙하게 여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사실 나는 국사나 세계사 등 역사에 약해서 아이들에게 만큼은 잘 알아두게 해 주고 싶은데 그나마 내가 아는 이야기는 어릴 적 마르고 닳도록 읽었던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같은데서 접한 것들이라 이야기책을 통해 접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한다.

​반굴, 취복, 합절, 부과, 진제, 거진, 취도, 실혜, 비녕자, 핍실, 도림, 을파소, 녹진, 가실, 심나, 근랑, 검군, 소나, 죽죽, 이사부, 거칠부...

이게 다 사람 이름이다. 우리가 과거의 우리민족들과 대화를 하면 말이 통할까?​ 책을 읽으며 이번에 생각한 건 그러 거였다. 이름도 너무나 생소하게 들리고 과거의 삶도 많이 다르고 그들의 삶 또한 지금의 우리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그런 모습들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읽으면서는 지금처럼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이야기로만 여겨서 지나쳤는데 이제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그들의 이야기.

어쩌면 신화에 가깝게 그리고 좀 더 다르고 위대해 보이게 꾸며서 쓴 내용도 있을테지만 그렇게까지 하며 세우고 지키려해온 나라가 이 나라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우리나라의 형편을 떠올리며 마음이 안좋기도 했다..

이 책은 첫 서문에서 삼국사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고 있다. 고려 17대 임금인 인종의 명을 받아 김부식이 총책임을 맡고 최산보, 이온문, 허홍재 등과 같은 유능한 학자들과 보좌관들 10여명이 참여해 내놓은 책이 이 <삼국사기>라고 한다. 고구려, 백제, 신라 출신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통합정신이 필요하여 만든 역사책이라고.

삼국사기는 총 50권으로 되어 있고 본기 28권, 잡지 9권, 연표 3권, 열전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 처음 만나는 삼국사기에서는 총5개의 장으로 나누어 주제를 가지고 묶어 놓았는데 가령, 신성한 세 나라, 용감한 장군들, 뜻을 굽히지 않고 죽음을 택한 사람들, 훌륭한 신하들, 재능과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이 그것이다. 주제별로 묶어 놓아서 특징을 찾기 쉬웠지만 나는 나라별, 시대별로 정리해 놓은 것이 덜 헷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고구려를 세운 주몽, 머슴이었다가 소금장수였다가 왕이 된 을불, 백제를 세운 온조..와 같이 소제목들을 통해 제목만으로도 인물과 굵직한 연관어를 바로 떠올릴 수 있게 되어 있는 점은 참 좋았다. ​바다의 왕 장보고, 솔거의 소나무.. 결국에는 이런 것들이 가장 오래 남는 상식이 되지 않던가.

삽화와 함께 초등학생 아이들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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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 청소년을 위한 생활밀착형 심리 교과서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정재윤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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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한다고 하면 어쩐지 나와 남의 심중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것만 같고 대화 중에도 상대방의 의중 파악이 쉬울 것 같고 표정이나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을 딱 알아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관심이 엄청 생기는 분야였다.

그래서 교양수업으로 심리학을 들은 적 있는데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심리학 강의하러 들어 온 강사님이 좀 재수없었다 정도? ㅡ.ㅡ;;​ 첫 시간에 우리더러 이러셨거든. 심리학은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렇지 않지만 최고로 공부 많이 해야 하는 어려운 학문이며 그래서 미국 같은 나라에선 제일 공부 많이 하고 잘 하는 사람들이 공부하는 분야라고. 그래서 나는 미국 사는 사촌언니가 심리학 전공했다더니 그럼 그 언니도 공부 좀 했나보네? 했던 기억이 난다.

암튼 심리학을 했다고 하여 모두가 다 타인의 감정을 잘 배려해가며 때와 장소에 맞게 적절하고도 겸손한 태도로 말할 줄 안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강의 첫 시간에 심리학에 대해, 앞으로의 수업에 대해 이야기 할 줄 알았던 내게 심리학은 아무나 하는 학문이 아니라며 뻐기는 강사님의 태도는 익은 벼 같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거나 어쨌거나 그래도 심리학에 관한 관심은 늘 많았는데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이라는 책을 보고 14살이 읽는 심리학 책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겠다 싶어 읽게 되었다. 아이들에게도 읽힐 생각이었고 말이다.

책에서는 심리학에 대해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우리는 그다지 합리적이지 못하다.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므로 그만큼 더 비합리적이다. 사람은 합리적이기는커녕 이상한 존재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생각하고 또 저렇게 행동하는지, 그 이유를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심리학'이다. ... 결국 심리학이란 인간의 행동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에필로그에 이렇게 쓰고 있다. <섣불리 조언하고 해결책을 찾기보다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라고. ...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결국 심리학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결론이 참으로 아름답지 아니한가. 이런 마음이 나와 남을 대하는 기본 자세라면 이해못하고 서로를 서운하게 하거나 상처를 줄 일이 무에 있겠나 싶었다.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은 등장 인물들의 대화와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청소년들이 읽는다 하여 몇가지만 소개하다 마는 정도가 아니며 주변에서도 또는 나 자신에게서도 볼 수 있었던 행동과 심리에 대해 풀어간다.

주의력 착각, 자신감 착각, 기억력 착각, 닻 내리기 효과, 인지 부조화, 계획의 오류, 원인 착각, 도박사의 오류, 방관자 효과, 권위에 대한 복종, 동조 현상, 기본적 귀인 오류, 확증 편향, 사후 확신 편향, 이기적 편향, 휴리스틱, 포러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 소유 효과, 만족 지연과 지연 행동까지. 이렇게 심리학적 용어로만 대하면 뭔지 모를 것들을 예를 들어가며 쉽게 들려준다.

나 자신의 모습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이러저러하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재미도 있는데 따뜻하기까지 하다 이 책.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면 더 좋을 것 같다. 초등 고학년부터 나같은 중년아줌마까지 두루 읽고 이해하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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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옮기는 기도 - 가장 확실한 믿음의 무기
존 엘드리지 지음, 김성웅 옮김 / 넥서스CROSS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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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 전화를 한 통 받았다. 우리교회 집사님의 전화였는데 울면서(분노에 의한...;;) 내게 이렇게 말했다.

믿는다는 게 뭐냐고, 신앙생활이란 게 뭐냐고, 왜 교회에 분란을 일으키고 없​는 말 지어내는 사람들에겐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고 열심히 헌신하는 사람과 기도하는 사람들만 늘 이렇게 힘이드냐고, 하나님은 진짜 계시냐고...

사람들은 기도한다.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해, ​남편의 승진을 위해, 자녀의 안전과 시험 혹은 취업을 위해, 병을 고치기 위해, 어려운 살림살이 때문에 등등. 그리고 자신이 열심히 봉사하고 헌신하며 섬기면서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들어주실거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자주 실망한다. 헌금도 하고 봉사도 했는데 게다가 기도도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병에도 걸리고 위험이 나를 피해가는 것도 아니고 ​믿지 않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걸린 맹장염 역시 기도가 아닌 병원에서의 수술로 고칠 수 있는 것을 보며 믿음을 갖고 있음으로써의 이익 같은 게 없는 거 아니냐며 낙심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이해되지 않는 그 상황을 합리화하기 위해 나름의 이해를 한다. 하나님은 전능하시지만 우리 삶에 개입하시지 않는다거나, 우리가 바르게 구하지 않았다거나, 아직 때가 아니라거나... 그리고 이 책에서 이야기 하듯이 ​예수라는 복권에 숫자를 써 넣은 듯이 기도를 한다. 들어주시면 좋고 아니면 할 수 없고... 성경에 나오는 엘리야 같은 사람은 우리와 다른 사람일거라 생각한다. 다니엘이나 엘리야 같은 사람은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사람들이고 그 시대에는 하나님께서 직접적인 개입을 많이 하셔서 기도를 더 잘 들어주신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성경에서는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라고. ​

그렇다면 왜 어떤 기도는 성취되고 어떤 기도는 이루어지지 않는것일까​. 이것에 대해 이 책의 저자는 17장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

기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누구에게 하는 것인지, 기도하는 우리는 누구인지, 무엇을 기도할 것인지 등등.

그런데 솔직히, 다 읽고 난 지금도 기도가 어렵다. 책에서는 뭐랄까 나로서는 좀 생소하다 싶을 만큼 권세있는 기도를 들려주는 느낌이 들었다. 기도라기 보다는 선언이나 선포처럼 들려서 그랬던 것 같다. 또한 저자는 종종 책과 영화를 인용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데 음.. 나 역시 C.S. 루이스를 좋아하긴 하나 모든 기독교단에서 다 논란없이 수용하기에 적절하고 합당한가에 대해 약간의 우려가 있었달까.

그러나 우리의 모든 것을 성별하고 회개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와 하나님과 연합하여 성령 안에서 기도하는 것. 하나님 앞에 여쭙는 것, ​끝까지 우리의 마음을 지키는 것,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것에 대해서는 마음에 다시 되새겨보았다.

어느 날 밤, 내게 울면서 전화하셨던 그 집사님의 이야기를 듣던 순간 나는 필사적으로 짧게 기도했었다. 지혜를 구하는 기도. 한 마디도 허투루 하지 않고 실족하게 하지도 않을 대답이 당장 내게 필요해서였다. 그러나 내겐 믿음도 지혜도 없을 뿐이고. ㅠㅠ 간신히 이야기 한 것은 이것이었다. 기도하고 믿기만 하는 것으로 이 세상에서의 우리의 삶이 탄탄대로에 안전하고 좋은 일만 생길 수 있다면 좋겠지만 예수님의 제자들도 바울도 심지어 예수님께서도 참수당하거나 십자가를 지셔야 했다고.

​이 책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P. 256 바울은 초기 기독교라는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싸울 때, 몹시 곤혹스러운 기도 응답이 주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는 사람들을 고쳐주었다. 귀신들을 내쫓았다. 수많으 사람에게 구원을 소개했다. 죽은 사람이 그로 인해 살아났다. 하지만 그는 돌에 맞아 시체처럼 버려졌다. 세 번이나 배가 파선했다. 다섯 번은 39대의 태형에 처해졌다. 수없이 많이 불면의 밤을 보냈다. 더위, 배고픔, 추위로 고생했다. 하늘이 나서서 도와주는 사람도 이렇게 살았다. 그는 숭고하고, 능력 있고, ​ 승리를 국하는 삶을 살았다. 하지만 바울은 은퇴한 후 하와이 같은 낙원에서 살아보겠다는 꿈을 꾸지도, 그렇게 살지도 않았다. 그가 아는 낙원은 단 한 군데뿐이었다. 우리는 아직 그곳에 이르지 못했다. 이 세상이 부분적이라는 사실이 섭섭하지 않은가? 기도 중 일부만이 응답된다는 사실 앞에서도 믿음을 지키며 살 수 있는가? 진정한 성숙이 필요한 대목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하나님 나라의 길을 배우려고 하지 않는다......

하나님은 우리를 키우시는데 이 성장의 목표는 고통 없는 삶이 아니다. 오히려 고난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성품을 조성하신다.

우리는 고난 가운데서도 그분을 택하고, 우리 안에 예수님의 성품을 새기고, ​예수그리스도와 연합하는 삶을 사는 것. 그리고 기도하는 한 생명은 지속되는 것이며 기도하는 한 하나님께서는 온전하고 완전하게 다 이루실 것임을,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하나님 뜻 가운데 이루실 것임을 믿으며 기도할 뿐.

다 읽고 나니 기도가 아닌 믿음에 관한 이야기 같았다. 산을 옮기는 믿음에 관한 것 말이다. 그 믿음의 가장 확실한 무기인 기도에 대해 들려주고 있는 책이다. 산을 옮기는 기도. Moving mounta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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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 노마드 - 당신이 미처 몰랐던 그곳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다
김무환 글.사진 / 책과나무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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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질꼬질해진 옷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게 책 표지 속 소녀의 표정은 순수하고, 눈은 반짝인다.

<파미르 노마드> 라는 제목과 함께 바로 저 소녀의 미소에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중앙아시아에 대한, 그러니까 나는 전혀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궁금증과 동경심도 있었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어쩐지 그곳으로의 여행에는 용기를 못 낼 게 뻔한 나는 책을 통해서나마 다가가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내가 아는 게 없는 곳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생소한 느낌이 들었는데 책 속에 실린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 속 그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여유롭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

실제 그들의 삶이 그들의 표정에 반영된 것이기도 하겠고, 한편으로는 그들과 어느새 마음을 열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작가의 능력이기도 한 거겠지.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와 닿은 게 있다면 이런 것들이었다.​

사람, 삶, 여행.. 등에 애정이 없다면 쓸 수 없는 글과 사진이라는 느낌.

단순히 ​글솜씨가 뛰어나고 사진기술이 뛰어나서 낸 글과 책이 아니라는 느낌.

그리고 똑같이 우리말, 우리글로 풀어쓰는 이야기인데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쓸 수 있는가 감탄하며 읽은 책이었다. (오랜만에.)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며 겪은 일, 만난 사람, 보고 듣고 느낀 점, 벌어진 뜻밖의 사건들을 적고 있는데

​가본 적 없는 그곳에 애정이 생기고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되고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그런 느낌...

파미르 노마드 Pamir Nomad란 파미르 고원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유목민을 뜻하면서, 그곳을 노마드처럼 떠돌아다니는 여행자를 가리키기도 한다고 책에 설명되어 있다. 노마드가 파미르 노마드를 만나고 사귀고 여행하면서 기록한 책이랄까.

현대판 노마드인 디지털노마드에 대한 언급에서는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기도 했고.​

​파미르는 텐산, 쿤룬, 카라코람, 힌두쿠시 산맥이 모여 형성된 평균 해발고도 4000미터에 달하는 광활한 고원 지대를 말한다.

타지키스탄을 중심으로 키르기즈스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북부, 중국 북서부 접경에 걸쳐 자리한 곳이다.​

스탄(페르시아어, ~의 땅, 지방의 의미)으로 끝나는 나라들이 그렇게나 많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면서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그 나라들이 모여 있는 중앙아시아를 짚어보기도 했다. ​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카라칼팍스탄, 투르키스탄, 라자스탄, 쿠르디스탄 등등.

또한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건 그들의 종교 이슬람이었다. 어떻게 이슬람이 그들의 종교가 되었으며 내가 평소 뉴스를 통해 듣는 무슬림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받게 되기도 했는데 이슬람이 중앙아시아의 지배 종교로 자리잡은 배경은 이렇게 설명되고 있다.

p.250 8세기 중엽, 실크로드를 따라 서진하는 당과 동진하는 이슬람 세력(압바스 왕조)이 충돌한 전투가 오늘날의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즈스탄 사이를 흐르는 ​탈라스 강 유역에서 벌어졌다. 당시 당나라군을 이끈 장수가 고구려 유민 출신인 고선지였다. 토번(티베트)와 석국(타슈켄트)을 토벌하고 파미르 고원을 넘는 원정에 성공했던 고선지의 군대였지만 탈라스 전투에서는 크게 패했다. 협력하기로 했던 현지 부족이 반란을 일으켜 아랍군을 편든 것이 패전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 전투 결과로 이슬람교가 중앙아시아에 지배 종교로 자리 잡았다.

넉넉하지 않으나 찌들어 있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좋은 것, 좋은 자리를 선뜻 내어줄 수 있는 마음씀을 보며 물질적으로는 훨씬 풍요롭되 내 마음 속에는 타인을 위해 기꺼이 내어 줄 틈이 없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았다.

그들 모두가 다 그렇게 사는 것은 아니겠으나 대다수 유목민들이 거칠고 모진 환경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와중에도 갖고 있는 얼마 안되는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당당함을 보며 생각이 많아졌다. ​

작가 김무환님의 중앙아시아 여행기를 통해 나도 함께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읽기만 했으니 나로선 편안한 여행이었으되 시간여행, 사람 여행을 제대로 한 기분. 작가의 표현대로 집에서 멀어질수록 자신과 가까워지는 경험도 했고, 타인이라는 소우주를 잠깐씩 엿보는 시간이 되어주기도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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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켈비의 DSLR 사진 촬영 방법 - 당신의 사진을 프로처럼 보이게 할 200가지 이상의 절대적 노하우
스콧 켈비 지음, 홍성희 옮김 / 정보문화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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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목에 진주 목걸이란 게 딱 이런 것일거다.

언젠가 남편이 내게 DSLR을 선물해 주었는데 남편 생각에는 내가 사진 찍는 걸 무척 좋아한다고 여겨서였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찍히는 것보다 찍는 걸 좋아한다. 사진에 찍힌 나는 늘 맘에 안들더란.(실은 원래 못생김. ㅠㅠ)

내가 찍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사실 오래된 일이 아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사진을 찍어주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을 뿐. 그 전까진 카메라를 쥐어본 적도 없었으니...

내가 찍은 사진이란 게 그러니까 전부 아이들 사진이고, 가끔 풍경 사진들이었다. 자동디카로 찍거나 휴대전화에 있는 카메라로 찍은 것들.

그러던 나에게 DSLR이 생겼다. 처음에 얼마나 신 나던지.

그러나 그게 진주목걸이라는 걸 깨닫는데엔 오래걸리지 않았다.

도무지 사용법을 모르겠더란.. (어떡해야 작가들 같은 느낌을 내냔 말이지)

DSLR로 찍기만 하면 척척 그런 사진이 나오는 줄 알았던 내가 어리석었던 것.

그래도 자꾸 손에 들고 이리저리 찍어봤더라면 좀 나아졌으련만 이리저리 들고 찍으며 연구해보기엔 카메라가 너무 무거웠다.

때맞춰 미러리스도 막 나오고 자동디카들 성능과 디자인 더 멋있고 ... 휴대하기 좋은 폰카메라까지 있으니.

그러다보니 DSLR은 있으나마나 무거워서 안찍고, 찍을 줄 몰라서 못 찍고. 그렇게 된 것이다.

<스콧 켈비의 DSLR 사진 촬영 방법> 이라는 책을 보게 됐다. 카메라는 갖고 있되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다보니 관심은 평소 많았다.

그래서 이 제목이 당연 눈에 번쩍 하고 띄였다.

스콧 켈비는 뉘신지 모르나 사진 잘 찍는 분이겠거니. (지은이 소개글을 보니 사진 전문서적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옮긴이 역시 사진전공자.)

여담인데 스콧은 미국 살 때 딸 친구이름이었는데 그들의 발음으로 스캇(스깟에 가깝게 들리는). 그래서 나혼자 쑥갓 처럼 들린다며 웃곤 했던... ㅋㅋ 암튼 이 책은 사진 촬영 방법을 쓴 책 치고는 참 재미나고 생각보다 쉬웠다.

직접 만나서 만약 카메라나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배우거나 듣는다면 무척 빨리 가까워지고 쉽게 가르쳐 줄 것만 같은 기분..

책에서는 나같은 생초보도 따라해 볼 만 하다고 여길 만큼 간단하고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을 해 주고 있고 예시로 사진까지 곁들여 보여주는데 사진 좀 찍고, 카메라 좀 좋은 거 있고, 좀 더 멋지게 찍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라면 아주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다만 나에겐 이 책도 진주목걸이 비스무레... 왜냐하면 나의 DSLR은 이미 좀 오래됐고 엄청 좋은 렌즈가 장착된 것도 아니었으며 따라서 이 책에서 가르쳐 준 것들 중의 일부만 따라해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내가 뭘 몰라서 더 그러기도 했고)

대신 카메라 조작법 보다 사진을 잘 찍는 방법에 대해 두루 상식이 생겼다(고 적어놓으려니 앞으로 내가 찍을 사진들 창피해서 어떻게 올리나..ㅡㅡ;;) 어쨌거나 이 책을 잘 숙지하면 우리의 사진을 프로처럼 보이게 해 줄 것이다. 무려 200가지 이상의 노하우가 쉽게 설명되어져 있으니.

플래쉬 사용, 렌즈에 대해, 초점을 위한 조언, 스튜디오에서의 촬영, 인물사진 찍는 법, 웨딩사진 촬영법, 스포스사진 촬영, 풍경인 자연사진 촬영, 여행사진과 도시풍경 촬영, 등등이 참 자상하게 설명되어지고 있다. 또한 휴대폰 카메라에서 DSLR 카메라로 사진에 처음 입문하는 사진가를 위한 10가지 조언이라든가 프로 사진가의 사진 레시피 따라하기 등은 더 솔깃하다.

좀 무거울망정 카메라를 가까이 해봐야겠다. 물론 이 책 옆구리에 딱 끼고 자꾸 찍으며 따라해봐야지.

부작용이 있다면 되게 좋은 렌즈나 기타 장비들을 구입하고 싶어진다는 것 정도.

포토샵에서의 효과도 설명해주는 대목이 있으니 사진을 잘 찍어보고 싶은 이들에게 두루 도움이 될만한 재미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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