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 - 청소년을 위한 생활밀착형 심리 교과서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시리즈
정재윤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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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을 한다고 하면 어쩐지 나와 남의 심중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것만 같고 대화 중에도 상대방의 의중 파악이 쉬울 것 같고 표정이나 행동을 통해 그 사람을 딱 알아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아서 관심이 엄청 생기는 분야였다.

그래서 교양수업으로 심리학을 들은 적 있는데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라곤 심리학 강의하러 들어 온 강사님이 좀 재수없었다 정도? ㅡ.ㅡ;;​ 첫 시간에 우리더러 이러셨거든. 심리학은 우리나라에선 아직 그렇지 않지만 최고로 공부 많이 해야 하는 어려운 학문이며 그래서 미국 같은 나라에선 제일 공부 많이 하고 잘 하는 사람들이 공부하는 분야라고. 그래서 나는 미국 사는 사촌언니가 심리학 전공했다더니 그럼 그 언니도 공부 좀 했나보네? 했던 기억이 난다.

암튼 심리학을 했다고 하여 모두가 다 타인의 감정을 잘 배려해가며 때와 장소에 맞게 적절하고도 겸손한 태도로 말할 줄 안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강의 첫 시간에 심리학에 대해, 앞으로의 수업에 대해 이야기 할 줄 알았던 내게 심리학은 아무나 하는 학문이 아니라며 뻐기는 강사님의 태도는 익은 벼 같지 않았던 것이다.

그랬거나 어쨌거나 그래도 심리학에 관한 관심은 늘 많았는데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이라는 책을 보고 14살이 읽는 심리학 책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겠다 싶어 읽게 되었다. 아이들에게도 읽힐 생각이었고 말이다.

책에서는 심리학에 대해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우리는 그다지 합리적이지 못하다. 합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므로 그만큼 더 비합리적이다. 사람은 합리적이기는커녕 이상한 존재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생각하고 또 저렇게 행동하는지, 그 이유를 연구하는 학문이 바로 '심리학'이다. ... 결국 심리학이란 인간의 행동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에필로그에 이렇게 쓰고 있다. <섣불리 조언하고 해결책을 찾기보다 그들의 마음과 생각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먼저라고. ...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결국 심리학이란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학문이라고.>

결론이 참으로 아름답지 아니한가. 이런 마음이 나와 남을 대하는 기본 자세라면 이해못하고 서로를 서운하게 하거나 상처를 줄 일이 무에 있겠나 싶었다.

14살에 시작하는 처음 심리학은 등장 인물들의 대화와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청소년들이 읽는다 하여 몇가지만 소개하다 마는 정도가 아니며 주변에서도 또는 나 자신에게서도 볼 수 있었던 행동과 심리에 대해 풀어간다.

주의력 착각, 자신감 착각, 기억력 착각, 닻 내리기 효과, 인지 부조화, 계획의 오류, 원인 착각, 도박사의 오류, 방관자 효과, 권위에 대한 복종, 동조 현상, 기본적 귀인 오류, 확증 편향, 사후 확신 편향, 이기적 편향, 휴리스틱, 포러 효과, 피그말리온 효과, 소유 효과, 만족 지연과 지연 행동까지. 이렇게 심리학적 용어로만 대하면 뭔지 모를 것들을 예를 들어가며 쉽게 들려준다.

나 자신의 모습을 들킨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 이러저러하게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재미도 있는데 따뜻하기까지 하다 이 책.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 나누면 더 좋을 것 같다. 초등 고학년부터 나같은 중년아줌마까지 두루 읽고 이해하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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