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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삼국사기 ㅣ 처음 만나는 초등 고전 시리즈
김부식 원작, 함윤미 글, 양소남 그림 / 미래주니어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주 둘째 담임 선생님과 상담이 있었다. 선생님
말씀이 이번 중간고사때는 외울 게 많으니 공부가 좀 필요할거라 하셨다.
집으로 돌아와 아이 배우는 과정을 보니 이번엔 국사가
사회과 과정 안에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이 책에 더 눈길이 갔는지 모르겠다.
나 어렸을 땐 아이들용 인형극도 사극도 방영이 많이
되었더랬다. 그 인형극 단골 소재는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라든가,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같은 것들이었다. 가실의 거울조각 맞춰보는 내용도 자주
보았던 이야기.
그래서 학교에서 국사 시간에 배우기 전에 이미 책이나
다른 매체들을 통해 익숙하게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는데 우리 애들은 그러고보니 달리 이 내용을 접할 기회가 그동안 없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잘 알고 있으니 애들도 당연히 알 줄.. 엄마가
너무 무심했다 싶었다. 이제라도 같이 읽고 간단하게나마 국사를 좀 꿰고 있어야 나중에 더 깊이 들어가도 살 붙여가며 알아두는데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도 메모해가며 읽어보았다.
메모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각각의 왕들, 그리고 인물과
사건 혹은 나라나 장소 등을 연결지어서 적었다.
국사책으로 학교에서만 배우는 것보다 이렇게 책으로
이야기 듣듯이 읽고 알아두면 훨씬 딱딱하지 않게 그리고 친숙하게 여길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사실 나는 국사나 세계사 등 역사에 약해서
아이들에게 만큼은 잘 알아두게 해 주고 싶은데 그나마 내가 아는 이야기는 어릴 적 마르고 닳도록 읽었던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같은데서 접한
것들이라 이야기책을 통해 접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한다.
반굴, 취복, 합절, 부과, 진제, 거진, 취도,
실혜, 비녕자, 핍실, 도림, 을파소, 녹진, 가실, 심나, 근랑, 검군, 소나, 죽죽, 이사부, 거칠부...
이게 다 사람 이름이다. 우리가 과거의 우리민족들과
대화를 하면 말이 통할까? 책을 읽으며 이번에 생각한 건 그러 거였다. 이름도 너무나 생소하게 들리고 과거의 삶도 많이 다르고 그들의 삶 또한
지금의 우리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그런 모습들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 읽으면서는 지금처럼 진지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이야기로만 여겨서 지나쳤는데 이제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 그들의 이야기.
어쩌면 신화에 가깝게 그리고 좀 더 다르고 위대해
보이게 꾸며서 쓴 내용도 있을테지만 그렇게까지 하며 세우고 지키려해온 나라가 이 나라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우리나라의 형편을
떠올리며 마음이 안좋기도 했다..
이 책은 첫 서문에서 삼국사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고 있다. 고려 17대 임금인 인종의 명을 받아 김부식이 총책임을 맡고 최산보, 이온문, 허홍재 등과 같은 유능한 학자들과 보좌관들
10여명이 참여해 내놓은 책이 이 <삼국사기>라고 한다. 고구려, 백제, 신라 출신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통합정신이
필요하여 만든 역사책이라고.
삼국사기는 총 50권으로 되어 있고 본기 28권,
잡지 9권, 연표 3권, 열전 1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 처음 만나는 삼국사기에서는 총5개의 장으로
나누어 주제를 가지고 묶어 놓았는데 가령, 신성한 세 나라, 용감한 장군들, 뜻을 굽히지 않고 죽음을 택한 사람들, 훌륭한 신하들, 재능과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이 그것이다. 주제별로 묶어 놓아서 특징을 찾기 쉬웠지만 나는 나라별, 시대별로 정리해 놓은 것이 덜 헷갈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고구려를 세운 주몽, 머슴이었다가
소금장수였다가 왕이 된 을불, 백제를 세운 온조..와 같이 소제목들을 통해 제목만으로도 인물과 굵직한 연관어를 바로 떠올릴 수 있게 되어 있는
점은 참 좋았다. 바다의 왕 장보고, 솔거의 소나무.. 결국에는 이런 것들이 가장 오래 남는 상식이 되지 않던가.
삽화와 함께 초등학생 아이들이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