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자기 삶의 언어를 찾는 열네 번의 시 강의
정재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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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감히 내가 인생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지만 그럼에도 또한 자주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이다.

자주 이야기하지만 잘 모르겠고, 모르지만 그 인생 잘 살아보고 싶고, 잘 살아보고 싶은데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되고, 내 인생도 내 마음처럼 흘러가는 것 같지 않고, 여전히 더 배워야 할 것 같고 ... 그러하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정재찬 교수님이 책을 냈다. 생업, 노동, 아이, 부모, 몸, 마음, 교육, 공부, 열애, 동행, 인사이더, 아웃사이더, 가진 것, 잃은 것 이렇게 열네 개의 키워드를 가지고 인생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 사이사이에 소개하고 들려주는 시와 글귀들이 마음을 울린다.

나는 시를 읽을 줄 모른다. 아니 몰랐다. 학창시절에 국어를 굉장히 좋아했는데 시 단원만큼은 좋아하기 어려웠다. 이제 와 돌이켜 생각해보니 사랑을 몰랐고 사람을 몰랐고 역사를 몰랐고 인생을 몰라서 시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게 아닌가 싶다. 비유와 은유와 생략과 함축을 통해 노래하는 시는 나에게 있어서는 참 멀리 있는 세계 같았다. 그러다 나이를 먹고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며 살아가다 보니 그 시들이 어느 순간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것도 절절히 공감하면서.

그러나 여전히 시는 어렵다.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아 그런가 보다. 그런 나에게 시를 읽어주고 시를 들려주고 그 얘기가 무슨 의미인지 이렇게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책을 읽어보니 그래 그렇지 하며 이해가 되고 마음이 젖고 그래서 눈물이 났다.

이 책은 시집이 아니고 시를 전적으로 설명하거나 소개하는 책도 아니다. 저자가 인생을 이야기하며 들려주는 생각들의 근거랄까 증거랄까 뒷받침이랄까 첨언이랄까, 인용한 싯구들은 그렇게 이야기 도중에 자연스럽게 첨부되고 있다.

그냥 시만 읽었다면 미처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고 이만큼의 감동을 못 받았을 수도 있는데 저자의 이야기 사이사이 들려주는 시를 읽어보니 이게 이 얘기였구나 하고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고 저자의 말도 더 찰떡같이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시간을 두고 오래오래 읽어야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천히 생각하고 소화하며 읽을수록 더 깊이 남고 와닿을 이야기들이었다.


나무학교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 놓을 때

사랑한다!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p.197)

......

역시 나무학교에서는 배울 것이 많습니다. 세월은 안으로만 새기고, 생각은 여전히 푸르른 희망으로 가득 찬 사람, 그리하여 내년엔 더 울창해지는 사람, 그렇게 나이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어른으로 늙는 것이 아니라 어른으로 계속 커가면 좋겠습니다. 늙음은 젊음의 반대말도 아니고, 젊음이 모자라거나 사라진 상태도 아닙니다. 늙음은 젊음을 나이테처럼 감싸 안고 더욱 크고 푸른 나무가 되어 쉴 만한 그늘을 드리우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 공부는 결코 멈춰서는 안 되는 겁니다. (p. 198)


공부를 이야기하며 저자는 나무학교라는 문정희 님의 시를 꺼내왔고 거기에 덧붙여 저자의 생각을 담았다. 이 책은 이런 형식으로 시와 저자의 생각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버무려져 있다.

천천히 다시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고 나도 언젠가는 이렇게 인생을 노래해보고 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며 시를 많이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책이기도 했다.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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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없이 서울대 가는 수학 공부법 - 현직 수학 강사가 알려주는
전인덕 지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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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공부법 책을 읽을 때마다 하는 생각인데 공부법을 아무리 잘 알고 있어도 공부해야 하는 학생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또 읽게 된다. 마음이 불안해서라기 보다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사교육 없이"와 "수학 공부법" 이 두 키워드 때문이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전혀 시키지 않고 있다. 사실 나는 사교육이 필요없다는 주의였고 (사교육은 공부할 의지가 있고 공부를 잘하는 애들에게나 필요하다고 생각했었다.)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없기도 했거니와 아이들이 어릴때는 학교에서 배운 것을 잘 복습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배우는 내용과 시험의 수준을 보니 학교에서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만으로 따라가기에는 너무나 벅차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그나마 혼자서라도 복습을 잘 하느냐면 그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인데 읽는 동안, 그리고 다 읽은 후에 드는 생각은, 역시 공부는 공부를 하는 학생이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누구나 아는 바로 그것이었다.

이렇게만 쓰면 이 책이 별 도움이 안되었겠다고 여겨질 수도 있는데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으나 열심히 하지 않았던 학생이나, 공부를 하고 있기는 한데 갈피를 잡지 못해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학생, 그리고 수학을 곧잘 하는 학생에게는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사교육 없이 대학을 그것도 서울대학을 갔지만 현재는 수학강사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사교육이 전혀 필요없다거나 혼자 공부하는 게 더 낫다거나 혹은 본인은 사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사교육이란 필요한 것이다라고 쓰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잘 읽어보면 저자는 굉장히 열심히 하여 사교육 없이도 서울대학을 갔지만 사교육을 받았더라면 그 역시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쓰여있다. 사교육 없어도 공부 잘 할 수 있지만 학생 성향에 맞는 사교육을 받으면 더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

이 책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부터 쓰고 있다.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경험을 토대로 들려주는데 저자는 겸손하게 자신은 느리고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으나 우리 다 공부해봐서 알지 않나? 이렇게 공부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고등학생이 그렇게나 했다는거지? 싶을만큼 열심히 했던걸.

공부란 자고로 이렇게 하는 것이 힘들어도 보람도 있고 제대로 공부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그렇게 하기 어려우니 강제성을 띤 그러면서 전문적이고 경험이 많은 학원에서 배우면 학원에 가 있는 동안에라도 공부를 더 하게 되니 그래서들 학원을 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은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 준 대목도 있었는데 나는 배운 지 너무 오래되기도 했고 배우던 그 때도 수학을 엄청 잘했던 사람도 아니었다보니 요즘 애들 이렇게 어려운 거 공부해서 대학을 가는건가 싶기도 하고 우리집 애들이 이걸 다 알고는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럼 나는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사교육 없이 ... 수학 공부법을 읽었는데 결론은 사교육 없이는 수학 잘하기가 굉장히 어렵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왜냐하면 이 책의 저자만큼 공부하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으니.. 이 책의 저자만큼 해 보라고 했으나 그 말을 들은 애들 표정이 너무 복잡하여 나도 같이 심난해졌으니..

아무튼 이 책을 통해서 학생들은 동기부여가 되고 수학과 공부에 관해 다시 생각해 볼 계기가 될 것 같고 개념과 암기 시험분석에 대해서도 알게되고 자기주도 공부법에 대해서도 나와 있으니 하면 된다는 사실. 저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사교육 없이도 분명히 해 냈었다는 사실. 그러나 그게 꽤 어렵다는 사실. 그러니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 음 나는 이 저자의 공부하는 자세가 좋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다른 모든 일도 그런식으로 하겠구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마치 부모가 자녀에게, 교사가 학생들에게 들려줄만한 정도를 걷는 이야기 였는데 아이들에게는 알아도 실천이 어려운 그런 이야기로 들려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저자가 자세하고 진심을 다해 들려주는 이 조언들을 새겨듣고 상황을 탓하지 않으며 성실하게 노력한 학생에게는 분명히 그에 합당한 결과가 주어질텐데. 읽어보되 반드시 실천할 것. 나도 아이들을 더 이해하며 돕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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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매출 10배 올리는 상위 1% 공인중개사의 마케팅 비법
이미란.강숙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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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인중개사가 아니다. 앞으로 공인중개사가 되어야겠다는 계획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책 소개글에 있는 차례를 보고 그 내용이 궁금해서였다.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이런 것들을 개설하고 꾸미고 제작하는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상위 1% 공인중개사의 마케팅 비법 책인데 뜻밖에도 그런 내용들이 들어있다.

저자는 부동산 시장의 공인중개사들이 공략해야 할 지점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적절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이야기한다.

특성상 공인중개업은 일정 지역을 기반으로 하기 마련인데 요즘 사람들은 직접 가보고 발품을 팔기 이전에 검색을 먼저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런데 공인중개사분들이 중년의 어르신들이다보니 컴퓨터 사용이나 SNS를 활용하는데에 약하여 먼저 이 부분을 선점한 사람들이 매출이 몇배로 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어느 동네에 가면 부동산중개소가 수십군데씩 많은데 비해 그 동네 온라인 부동산중개소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안되니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아 물론 중개업소가 있어야 하고 홍보할 수단으로 온라인을 이용하라는 이야기이다.

다른 직종에 비해 지금 시작해도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한 마케팅은 늦지 않다고도 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하여 블로그 개설하는 법, 카테고리 메뉴 설정하는 법, 블로그 상위노출 비법, 키워드 쓰기, 사진편집, 동영상 제작 노하우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유튜브 역시 마찬가지.

그리고 광고전략과 검색 포털에 노출하기 등 온라인 마케팅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상당히 잘 설명되어 있어서 조금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책만 읽고도 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그러나 누구든 처음에는 상당한 수고와 정성을 들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니까 쉽지 가령  블로그 상위 노출 같은 것도 매일 포스팅 한다고 해서 누구나 되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러므로 우선은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갖춰야 하고 중개사 본인이 매물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솔직하고 신뢰할만 해야 하기도 하고 그래야 블로그를 통해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매출로 이어지는 일도 생길 것이다.

즉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있으나 경쟁력 치열한 부동산중개업에서 살아남아 특별히 매출을 10배나 올릴 마케팅을 하려면 비교적 경쟁자가 적은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효과적으로, 잘 이용하라는 얘기이며 그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책이 이 책이다.

읽다보니 나도 집에 앉아 나는 왜 할 줄 아는 게 없냐며 노후를 막연히 걱정할 일이 아니라 계속해서 배우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부동산 중개업은 언제나 수요가 있으므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팔고 잘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모두 전문적이므로 비교적 남들이 약점을 보이는 온라인을 잘 활용하는 것이 저자의 말처럼 분명 도움이 되겠고.  나 같아도 일단 뭔가를 산다든가 알고 싶은 게 있다든가 어딘가 가야 한다치면 그곳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 검색부터 해 보지 않은가 말이다. 그럴 때 단순히 블로그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검색했을 때 가장 상위에 노출이 되어 있고 그 내용이 신뢰할 만 하다면 오히려 직접 와서 보는 사람들에게보다도 매출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

이미 중개업을 하고 계신 분들중에 중개소가 너무 외진 곳에 있어 직접 찾는 사람이 많지 않거나 하여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들을 잘 배우고 익혀서 활용해보면 돌파구가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딱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이것저것 설명하다가 맺음말 없이 그냥 끝을 내서 읽다 만 기분이 들긴 했는데 뭐 앞에 이미 누누이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고 그 방법까지 일러줬으니 굳이 맺음말이 따로 필요없었을지도. 맺음말 대신 맨 뒷장에 부동산 관련 도서 목록이 잘 나와있다. 80권이나 소개되어 있는걸 보며 공부해야 할 게 많은 분야겠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누군가에겐 분명 돌파구이자 단비가 되어 줄 수도 있는 내용이 담겨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어느날 나도 공인중개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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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의 즐거움 -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찾는 본격 구글링 가이드
대니얼 M. 러셀 지음, 황덕창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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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구글링 해 봤니?" 이런 말이 있다.

예전에는 궁금한 게 있고 조사해야 할 것이 있을 때면 도서관으로 갔었다.

만약 당장 도서관 가는 게 여의치 않을 땐 집에 있는 백과사전을 펼쳐들고 원하는 내용을 찾아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검색을 한다. 영단어를 찾을 때도 사전이 아닌 전자사전이나 인터넷 검색을 이용한다.

그게 처음에는 퍽 낯설었다. 뭔가 제대로 된 경로를 이탈한 기분이 들었달까.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니 궁금한 게 있을 땐 자연스럽게 검색창에 찾고자 하는 것을 적어보게 되었다.

연락처를 잃어버려서 찾고 싶은 친구가 있을 때 그 친구에 관해 내가 가진 정보를 총동원하여 검색하다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단서가 나오고 그 단서들을 토대로 친구의 SNS를 찾게 되는 경우도 있고, 내가 이사를 가게 되었을 때 이사할 동네의 정보가 궁금해서 미리 구글링을 통해 스트리트뷰까지 확인해보기도 하고, 이전에 살던 곳이 그리워 구글지도를 펼쳐들고 거리뷰를 보며 마치 그곳에 있는 듯이 다니다보면 세상이 참 편리해졌구나 싶으면서도 한편 무서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집에서, 내 방안에서 검색을 통해 별의 별 것을 다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한없이 편리하나 또한 내 아이디, 전화번호, 이름, 자주 쓰는 닉네임 같은 것들을 검색창에 적어보면 나는 이미 잊어버려서 기억에도 없는 한때 내가 썼던 글이 튀어나오거나, 내 논문이 나오거나, 내가 서명한 청원이 나오거나... 나를 태그한 지인의 SNS에 올라가 있는 내 사진이나 내 이야기까지 보게되니 그럴때면 당혹스러울 밖에.

어쨌거나 그렇게 자주 쓰고 편리한 게 검색인데 누구나 할 수 있게 아주 쉬워보이면서도 또 쉽지 않은 것이 검색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검색의 즐거움.

저자는 구글 검색 연구과학자라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직접 검색을 통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그 검색어를 선정하는 것부터 나는 다시 고민하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창에 따옴표를 쓰는 경우라든가 마이너스 기호를 쓰는 것 또는 *표를 이용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었고.

나는 내가 비교적 검색을 잘 하고있고 잘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내가 해 온 건 상당히 시간낭비를 많이 한 것이기도 하고 무궁한 정보를 아주 사소하게만 사용해왔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17장에 걸쳐 직접 검색해서 답을 찾는 과정을 일일이 설명함으로써 상세하게 가르쳐주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이용해 본 적 없는 프로그램이 나오거나 무슨 소린지 알아듣기 어려운 얘기가 나오기도 하여 과연 내가 저자처럼 검색을 잘 하게 될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이 책만 읽고 나면 검색을 자유자재로 잘 하게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읽고나니 배울 게 더 많다는 깨달음이 남더랄까.

 

이 책에서는 각 장에서 조사할 문제를 제시하며 탐색을 해 나가는데 내가 알고자 하는 진정한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검색어를 써서 검색해야할지, 등등을 사진과 함께 자신이 검색하며 얻은 내용들을 설명해가며 적고 있다. 그리고 조사하면서 배운 것들이라는 꼭지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보고 활용해봄직한 이야기들을 던져주고 어떻게 하지?라는 꼭지를 각 장의 맨 뒤에 덧붙여 검색하는데에 필요한 방법을 자세히 정리하고 가르쳐준다. (그런데 나는 어려웠다. ㅠㅠ) 직접 해 보라는 문제도 각 장마다 붙어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해결을 했고 어떤 건 잘 모르겠더란... 생각보다 오래걸리기도 했고.

그리고 검색해서 찾은 정보가 모두 올바른 정보는 아니므로 크로스체크가 필요하다는 것도 밝히고 있고 또한 이 책은 저자가 영어로 검색어를 넣어서 찾은 것들이라서 내가 찾는 것과는 다른 결과물을 보여줄 수도 있는데 요즘은 번역기도 잘 되어 있으며 저자의 조언대로 어떤 내용은 다른 언어로 검색하는 게 더 나은 정보를 얻는 길이기도 하니 보다 적극적인 검색을 해 보는 것도 답을 찾아내는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에 실린 사진들이 전부 흑백이라서 그리고 그 사진 중엔 검색한 화면 캡쳐가 많아서 사진이 잘 안보여 답답한 면이 있는 게 아쉬웠다. 그리고 내가 검색을 더 잘하게 되려면 앞으로도 더 많은 시행착오와 집요함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나 책을 읽기 전보다는 어떤 점에 유의하며 검색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는 알게 되었겠지.

검색의 즐거움을 진정으로 맛보게 될 날을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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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멘토 공부의 기술 - 명훤 멘토가 전하는 7년간의 멘토링 수업
명훤 지음 / 아테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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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부의 기술을 아는 것 만으로는 공부를 잘하게 되지 않는다.

공부하는 사람이 자신의 상태를 잘 파악하고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해야 잘하든 말든 하는 것이지.

물고기가 물에 아무리 많아도 고기잡는 기술, 낚시질하는 법, 그물 깁는 법, 그물 던지는 법 등등을 가르쳐야 물고기를 낚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마저도 자신에게 그 물고기가 절실히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아직 먹여주는 사람이 있을 땐 스스로 나서서 물고기를 잡는 수고를 하려 들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나 공부의 기술을 꼼꼼하고 세밀하게 알려주어도 이 배움을 토대로 열심히 공부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여전히 더 많으니 말이다.

공부가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공부란 시작하는 것조차 어려운 것인가!

어쨌든 공부가 재미없거나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몰라서 시작조차 안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분명 공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성적은 오르지 않고 어렵기만 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더멘토 공부의 기술>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땐 반반이었다.

'진짜 공부의 기술을 잘 소개해주는 책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반, '설마 공부의 기술을 이렇게 책에 막 알려주겠어?' 하는 우려가 반.

그러나 그 우려는 첫페이지를 읽을 때 이미 다 사라졌다. 대신 슬그머니 다른 것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낱낱이 다 알려주면 모두가 공부를 잘하게 되는 거 아냐? 도무지 공부를 하지 않고 있는 우리집 애들은 어쩌나...' 하는 걱정.

그게 걱정될 만큼 이 책에서는 아낌없이 공부의 기술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상세하게 가르쳐준다.

그래서 이 책의 단점이 있다면 읽는 내내 조바심이 난다는 것이다. '와! 해야 할 공부가 이렇게나 많은데 이걸 언제 다 하지? 할 수 있는 거 맞아?' 이런 생각이 들어서였다.

반면 장점은, '그래 이렇게 한번 해보자. 밥상 다 차려 입에 떠 넣어주기까지 했으니 난 그저 씹어먹기만 하면 되는거잖아.'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는 것.

이 차이는 크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무엇부터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방황하는 것과 딱딱 찝어서 길을 안내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는 것의 차이는 클 수 밖에 없다.

공부에의 의욕이 충만하고 성실한 사람 중에도 길을 몰라 엉뚱한 데에서 시간과 노력을 허비하는 경우는 또한 얼마나 많은가.

물론 공부를 하다보면 나름의 기술이 생기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따라 착실하게 해 나가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과 시간을 이 책이 단축시켜 준다는 사실.

이 책에서는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표현은 하나도 없다.

이 책을 읽고 궁금한 게 더 있으면 자신을 찾아오라고 하거나 또 다른 책을 사 보라고 하지도 않는다.

목표로 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필기도구부터 필기하는 법, 오답노트 정리하는 법(과목별로), 시간 분배하는 법, 멘탈관리, 체력관리, 수면관리까지 말이다.

필기도구의 질감과 펜 두께 색깔까지 얘기하며 어떤 경우에 어떤 식으로 마킹하고 언더라인 하고 넘버링을 하고 필기를 하면 좋을지에 대해 얘기하는 걸 보며 올림픽을 앞둔 선수를 지도하는 코치 같기도 했고 전쟁터에 나갈 병사가 무기를 갈고 닦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에게 공부를 함에 있어 그정도나 비장함이 필요한 일이었던가 하는 안쓰러운 마음이 잠시 들었으나 이렇게 철저하게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다보면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이 절로 생기겠다 싶어지면서 생전 처음으로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다 해 보았다.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께의 책에 가득가득 공부의 기술을 담고 있는 책이다.

공부하고 싶어지고 공부하는 기쁨을 알게 해 줄 것 같은 느낌. 이게 기분으로 끝나지 않고 진짜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걸텐데.

맨 뒷부분에 있는 저자의 멘티들이 적어놓은 글들을 읽다보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혹은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도 될 듯 싶다.

새학년 새학기 시작을 앞둔 수많은 학생들이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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