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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 상처를 치유하고 무너진 감정을 회복하는 심리학 수업
쉬하오이 지음, 최인애 옮김, 김은지 감수 / 마음책방 / 2020년 3월
평점 :
'난 괜찮은데. 나를 위로할 필요 없는데. 나는 위로받을 정도로 나쁜 상황이 아닌데...'
왜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그런 생각부터 들었던걸까.
그래놓고 결국 이 책을 택해 읽게 된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런 마음으로 책을 읽다 생각하게 된 건데, 나는 괜찮은 척을 많이 하며 살았던 것 같다.
강한 척, 상처받지 않은 척, 위로가 필요없는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러다 읽어가면서 공감을 했고 이해를 했고 위로를 받았다.
공감을 받는 기분이 들었고 이해를 받은 것 같았고 그래서 위로가 되었다.
그 과정을 통해 약해 보이기 싫고, 스스로에게 연민을 보이기 싫고, 강해(보여)야 한다는 스스로가 지운 억압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나의 과거도 많이 소환이 됐다. 내면 깊숙하게 덮어두었던 기억들, 감정들이 떠올랐다.
사람의 사는 것, 관계, 생각하는 것이 비슷한지 저자가 들려주는 자신의 경험, 저자가 상담하며 마주한 많은 사례들이 정말 친숙했다.
그래서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많이 공감한 만큼 진지하게 내 일처럼 여기며 읽었고 그래서 위로가 되었던 모양이다.
저자 쉬하오이는 타이완의 상담심리전문가이다. 그런 그녀가 심리학자인 '나'의 시각으로 자신의 경험과 내담자의 사례를 토대로 크게 4파트로 나눠서 서른네 개의 다양한 감정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상처를 준 그 사람보다 과거의 자신을 만나 화해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용기를 내어 내 진짜 감정을 들여다보고 알게되고 그 소리를 듣고 받아들여야 극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
나 자신의 마음부터 존중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리고 "나의 내면에는 나의 과거와 나의 상상이 있고 나의 외부에는 나의 바람과 나의 현실이 있다. 마찬가지로 그의 내면에는 그의 상상이 있고, 그의 외부에는 그가 처한 현실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p.328)는 대목이 인상깊게 남는다.
살면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읽는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심리학 이론들을 접목하여 설명해주고 있는데 어떤 대목은 내가 이미 극복한 것이거나 내겐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대목은 내 이야기 그 자체여서 그 감정을 해결하느라 읽어가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용기, 남이 아닌 나의 시선으로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볼 용기, 그리고 그런 나를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위로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