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설득의 논리학 (개정증보판) :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 도구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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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논리학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논리학 교양서다. 논리학이라고 하니 어쩐지 재미없을 것 같고 얼핏 내 삶에 큰 쓸모가 없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 실용적인 논리학 책으로 우리는 설득력 높은 말하기와 글쓰기 비법을 배울 수 있다.

설득은 광고나 비즈니스, 사설이나 칼럼에도 필요한 것이고 특히 말할 때 의견을 명확하고 조리있게 전달하거나 논리적으로 의견을 피력해야 할 때 이 책을 통해 배우고 알게 된 것들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어린시절 읽었던 플루타르크 영웅전에서 그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탁월한 웅변술에 감탄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그 당시 읽었던 셜록 홈즈라든가 나중에 대학교에서 교양수업 시간에 배우며 읽었던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 등등이 생각났다.

그런데 그 책들을 읽고 배우던 당시에는 소크라테스니 플라톤이니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사람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하고 그런 주장을 했나보다 라고만 생각하고 말았던 것 같다.

내가 배우고 익힐 기술이라고 여겨본 적은 없었던 듯.

그러나 흥미를 갖고 여러차례 읽었던 그 책들은 은연중에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내가 사용하는 말과 글에 그런 논리들이 나도 모르게 들어있었으니.

비록 내가 그들만큼의 깊은 사유와 논리적인 말과 글을 쓰고 사는 것은 아닐지라도.



저자가 이 책에 등장시킨 인물들은 우리가 익히 들어 잘 아는(혹은 자주 들어 안다고 여겼으나 사실은 잘 모르는) 이들로, 소크라테스, 셰익스피어, 아리스토텔레스, 베이컨, 셜록 홈즈, 비트겐슈타인, 파스칼, 쇼펜하우어, 플라톤 등이다.

그리고 그들의 이른바 논리도구들, 수사학과 예증법, 삼단논법과 그것의 세가지 변형, 배열법과 YES-BUT 논법, 귀납법과 과학의 수사학, 가추법과 가설연역법, 연역법과 자연언어, 설득의 심리학과 의사결정의 논리학, 논쟁에서 이기는 대화법, 이치 논리와 퍼지논리, 그리고 진리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위대한 지성들이 어떠한 논리로 주장하고 설득해왔는지를 고전을 통해 저자가 들려주는데 한자리에서 그 이야기들을 (부분적으로나마) 읽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베껴쓰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서 베껴쓰는 것은 오히려 무의미했고 차라리 이 책을 곁에 두고 자주 펼치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다만 p.41부터 나오는 토피카를 만들라는 조언은 실천해볼 생각이다. 본래의 뜻이나 용도와 다르게 변론이나 연설에서 자주 사용되는 상투어들을 주제별로 모아놓은 자료집을 얘기하는데 이 토피카의 유용성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책 읽는 동안 생각했던 것 중의 하나가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러려면 아는 게 그만큼 많아야 그게 가능하다는 사실이었다. 지혜가 모자라고 지식이 없는데 어떻게 예를 들어 이야기를 하며, 삼단논법을 변형씩이나 해가면서 말을 한단 말인가.

어쨌거나 책을 읽어가는 동안에라도 말과 글을 통해 느끼는 즐거움을 많이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을 내가 쓸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 책에서는 매 챕터마다 <논리학 길잡이>라는 코너를 두어 일목요연하게 본문의 내용을 핵심만 정리하고 있어서 이해를 돕는다.

알아보기 쉬우라고 도식과 표를 이용해 설명한 부분도 눈에 띄지만 난 왜 기호로 된 표를 보면 더 얼어붙는것인지.. 어렵거나 알쏭달쏭한 대목도 사실은 많았다.



그리고 설득의 논리학이라는 이 책의 본격적인 내용과는 거리가 있으나 개인적으로 나에게 와닿았던 책 속의 한구절을 소개해보자면 이대목이다.

p.332 히브리적 진리는 사물과 관계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적 행위, 삶 그리고 그것이 마땅히 가야할 '길'과 관계가 있다. '사물이 존재하게끔 하는 바탕'이 아니라 '사람이 살게 하는 바탕'이다. '밖으로 드러난 어떤 것'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난 것이 그렇게 드러나게 하는 어떤 것'이다. 그 때문에 이러한 진리를 '과학적 진리'에 대하여 '종교적 진리', '존재물의 진리'에 대하여 '존재의 진리'라고 하며, 일상용어로는 '사실'에 대하여 '진실'이라고도 한다.



각각의 논리를 토론이나 논술, 보고서, 광고, 프레젠테이션 등 실전 상황에 적용하는 법을 구체적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더 도움이 될 책. 내게는 생각이라는 걸 하게 해주어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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