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직접 겪어봤어? - 얼굴은 화끈화끈, 가슴은 두근두근, 감정은 들쑥날쑥
이현숙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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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었을 때 난 몹시 설레고 기쁘기만 했다. 이제 와 돌이켜보니 출산과 육아에 대해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지 싶다. 그땐 남들도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나 하고 만만하게 생각했었다. 겪어 본 후에야 그런 일에야말로 준비와 공부가 필요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알게 된 만큼 두렵고 조심스러워 둘째, 셋째를 낳고 키울땐 이전과는 다른 준비들을 했었다. 그럼에도 처음 겪는 일처럼 힘들었지만.

갑자기 출산하던 당시가 떠오른 건 갱년기에 관한 책을 읽게 되어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갱년기인데 나라고 못 견뎌가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이번엔 갱년기에 관하여 무지한 소치라 말할 수 있겠다.

난 아직 갱년기에 접어들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다.

아직은 좀 먼 남의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몸이 너무 뜨끈하게 느껴지고 답답하고 더우며 땀이 비오듯 할 때, 그리고 그런 때가 잦아지고 나서야 문득 나 갱년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여자 한의사가 알려주는 갱년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자각하는 갱년기 증상이 몸에 열감이 있고 덥고 땀나는 것 외에도 많지만 식구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데 난 몸에 불이 붙는 듯 하여 선풍기를 안고 살다보니 일단 체감상 그게 가장 크게 다가왔다. 책을 읽어보니 내가 느끼기 시작한 증상들, 겪고 있는 증상들이 갱년기에 해당되는 게 많았다. 폐경, 아니 완경이 아니어도 이미 갱년기 증상이 있는것이로구나.



p.16 기왕이면 폐경보다는 완경으로 의미를 새겨보자. 내 자궁이 기능을 다해 폐업한 것이 아니라 30년 넘게 달려온 월경이라는 레이스를 드디어 완주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갱년기 뿐만 아니라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공부하듯 메모하며 읽었고 필요할 때 꺼내보면 도움을 받을 만한 정보들도 많이 담겨있다.

책은 5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 파트1은 마흔 아홉, 폐경이 허락되는 나이. 파트2는 더 이상 여성호르몬에 목맬 필요 없다. 파트3, 신기능을 회복하는 갱년기 생활계획표. 파트4에서는 내 갱년기는 왜 이럴까? 증상별 관리법으로 상열감/ 땀/ 두근거림, 어지럼증/ 두통, 피부 건조/ 가려움증, 불면증, 불안/ 우울/ 무기력/ 화, 근육통/ 골관절통, 질 건조/ 질염/ 방광염, 비만을 다루고 있다. 갱년기 증상인줄도 모르고 겪고 있었거나 참다보면 지나가겠지 하고 묵혀둔 것들이거나 병원 가봤자 호르몬 약이나 받고 근본적인 치료를 못 받아 여전히 괴로운 증상이거나 내놓고 말하기 어려워서 혼자 아프던 그런 것들이 설명되어 있지 않은가 싶다. 마지막으로 파트5에는 인생 2막을 위한 마음 중심 잡기가 있고 부록으로 갱년기 극복 사례를 실었다.



책 내용 중 베껴 적어 놓은 부분들을 소개해 보자면

p.7 갱년기 치료는 단순한 증상 관리가 아닌 만성 질환과 노화를 예방하는 출발점이다

p.25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63.4%) > 안면 홍조 등의 신체적 증상(57.2%) > 신경질, 우울증 등의 정신적 증상(51.4%) 순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p.29 열과 땀은 호르몬 부족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p.38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7~8명은 자궁근종, 선근종, 내막증식증, 유방섬유선종 등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여성호르몬 보충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이다.

p.38 석류, 칡, 홍삼 등의 제품을 많이 먹고 갑자기 자궁근종이 커져서 자궁 적출을 한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p.57 갱년기 증상은 신기능이 약해지면서 진액이 부족해지고 허열(실제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닌데 후끈하게 느껴지는 열)이 발생하는 것이다. ... 여기서 신기능이란 단순히 신장의 기능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신장 경락 순환상의 기능을 뜻한다. 생식능력, 척추 관절을 보하는 기능, 면역, 저항력, 기초체력, 진액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p.155 스트레칭부터 시작하자. 근력만큼 중요한 것이 유연성이다.

p.168 갱년기 식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규칙적인 소식이다. ... 규칙적인 소식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필수 사항이다.

p.189 몸과 마음은 서로 연관되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심장은 기쁨, 폐는 슬픔, 간은 화, 신장은 공포, 비장과 위장은 근심 걱정으로 배속되어 오장육부의 기능이 약해지면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



인생 후반부의 건강은 갱년기에 달려있다고 한다. 여성호르몬 없이도 잘 살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고 건강을 지켜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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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 즐겁게 시작하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허유정 지음 / 뜻밖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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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여주며 가족들에게 어떤 종류의 책일 것 같은지 물었더니 다들 잠시 갸우뚱. 넓은 의미로 무해한 사람을 떠올린 것이다.

나도 그랬다. 어떤 식으로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겠다는 얘기지? 하고 생각했으니까.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라는 설명을 보고 나서야 무엇을 얘기하려는 것인지 깨달았고 꼭 읽어본 후 따라하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저자는 거창한 포부를 품고 철저하게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살고 있는 환경운동가가 아니었다. 나와 같이 평범하나 다만 한가지, 환경을 생각하여 생활 속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처음 시작도 세상을 위해서 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챙기면서부터 였다고 한다. 자신이 그러했으므로 독자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책이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 쓰레기 없는 살림을 위해 어떤 실천들을 하고 있으며 그렇게 하면 무엇이 좋은지, 쓰레기 없는 바깥생활은 어떻게 실천하는 게 지혜로운지 등등을 말이다.



p. 36 제로 웨이스트, Zero와 Waste가 합쳐진 말로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만들며 사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



그런데 이게 가능할까? 가능하면야 좋겠지만 마트 한번만 다녀와도 배출되는 쓰레기가 얼마나 많이 생기는지. 장 봐온 것을 그냥 정리해 넣기만 해도 생기는 쓰레기량이 이미 너무 많은데다 대부분은 일회용 혹은 플라스틱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한번쓰고 버리는 것의 아까움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특히 플라스틱은 분해되어 사라지는 데까지 오랜세월이 소요됨을 알기 때문에 죄책감마저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내가 열심히 아껴도 미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 버리는 일회용품과 쓰레기를 목격한 후로는 내 노력이 다 헛수고 같은 기분이 들어 허탈했었다. 분리수거도 안할 뿐더러 하루에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의 양 또한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저자는 나 혹은 대다수의 우리들과 같은 이런 경험을 했고 똑같은 어려움을 느꼈음을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하나 쯤이야" 가 아니라 "나 하나라도" 의 마음으로 살고 있었다. 그것이 어쩌면 불편하고 번거롭게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막상 익숙해지면 불편과 번거로움을 넘어 세상 뿐 아니라 먼저 나 자신을 이롭게 하고 건강하게 해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은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이 쓰레기를 만드는 것보다 오히려 쉽고 생활은 담백하며 산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식으로 하면 좋은지 안내하고 있고 특히 쓰레기 분리수거 부분은 유용했다. 분리수거 할 때마다 이건 어디에 버려야 하지? 하고 고민한 적이 무척 많았으므로..



편리하다는 이유로 쓰레기 배출에 둔감해지는 순간 세상은 당장 위험해질 위기에 몰려있다. 나 한 사람부터라도 실천하자는 의지와 노력이 모여야 우리와 우리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을 지키는 길이 될 것이다.



p.16 세상에 해가 되지 않는 건, 결국 나에게도 무해한 일이었다고, 자연에 가까운 선택을 할수록 내 몸은 건강해졌고, 쓰레기를 줄일수록 일상이 좀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p.122 소각은 비닐이 타면서 여러 독성 물질을 배출한다. 가장 무서운 건 다이옥신. 1g 만으로도 어른 2만 명을 죽인다고 알려져 있고 체내에 쌓에 암을 유발하고 불임과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된다. 매립은 지하수 오염과 유해 가스 문제를 유발한다. 플라스틱은 땅속에서 500년 동안 썩지 않으며 독성을 뿜어내고 땅속 깨끗했던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p.101 얄궂은 거 사지 않기 쓰레기 줄이기 제1원칙이다.

p. 67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시작해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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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 2000개의 집을 바꾼 정희숙의 정리 노하우북
정희숙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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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에 관한 글을 꽤 읽었다. 꼭 필요한 것만 갖고 살아라,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주로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그래서 어느 때는 시간을 정해놓고 버리며 정리도 해보고, 또 어느 때는 공간별로 구획을 나누어 정리를 해 보기도 했다.

처음 며칠은 그렇게 할만했고 하니까 좋았다. 그러나 그게 길게 지속되지 않았다. 하다보니 집은 여전히 무겁고 복잡한데 아무리 뒤져보아도 더이상 버릴 것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름 과감하게 버렸으나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진짜 쓰레기 아닌 다음에는 못 버리겠더라.

실제로 살다보면 꼭 필요해 지는 순간이 있는 것들이기도 했고 버리고나면 필요해지기도 해서 함부로 없애기도 어려웠다. 옷이며 그릇이며 책이며 온통 내 공간과 머릿속에 자리잡고 앉아 그 자체로 내게 버겁고 스트레스 였음에도 다 버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일본처럼 지진이 잦은 나라에서는 뭔가를 많이 갖고 살면서 쌓아두는 것이 사는데에 위협이 되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도 않다보니 집에 아무것도 없을 때까지 버리는 건 하기 힘들었다.

내 목표는 집이 모델하우스 처럼 보이는 것이지만 일단 그러기엔 식구 수에 비해 집이 좁고 식구 수에 비례하여 짐은 많고 나혼자 하기엔 힘이 부치는데 다른 식구들은 바빠서 한바탕 정리를 하기엔 도움을 줄 시간이 없었다.

그러하다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여기저기 그득그득한 물건들이 내 마음과 머리속을 복잡하게 만들었고 늘면 늘었지 줄어들지는 않는 살림살이들로 인해 나는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렇다고 쌓고 살 수는 없으니 부정기적으로라도 정리 카페를 기웃거리고 정리에 관한 책을 읽는다. 기웃거림 만으로도 정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어주기는 해서...

이 책도 그래서 읽었다. 가볍고 편하게 하루 10분이면 충분하다는 얘기에도 마음이 끌렸다.

예전에 해보니 하루 10분이란 이미 정리가 어느 정도 된 상태에서 그것을 유지하는데에 드는 시간이 10분이라는 거였지만. 어쨌든 어느정도 정리를 해놓고 매일 청소할 때 정리도 같이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그대로 해봐야겠단 마음을 품고 책을 읽었다.

모두 네 파트로 나누어 첫번째 파트에서는 당신이 지금, 정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두번째 파트는 가볍고 편하게, 하루 10분 정리법. 세번째 파트에선 우리집 2배 넓히는 공간별 정리법. 그리고 네번째 파트는 삶이 괴로운 당신에게 정리를 추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실제 사례들을 들어 이야기해주고 있다.

엄청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진 않았다. 내가 그간 정리에 관한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보다.

그러나 밑줄그으면서 다시 마음을 잡아 본 대목들은 많다.

p.16 물건을 구입할 때는 공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p.29 현재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살아 있는 물건이 아니다.

p.52 정리의 3단계: 1)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2)큰 것부터 작은 것을 향해 간다. 3)공간별이 아니라 물건별로 정리한다.

p.55 정리정돈의 기본순서: 모두 꺼내기-->분류-->정리

p.69 정리의 대상은 공간이 아니라 물건이다. 공간을 치우는 개념으로 접근한 정리법은 일회용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p.106 얻는 것은 과거이고 잃는 것은 현재... (옛날에 입던 옷을 간직하느라 지금 입는 옷이 옷장에 들어갈 수 없다니)

p.111 옷은 걸어야 눈에 들어오고 그래야 한 번이라도 더 입게 된다.

그리고 p.114에는 니트를 얇은 옷걸이에 거는 방법이 나와있는데 당장 그렇게 해봐야겠다.



자 오늘부터 다시 정리에 도전. 제일 많고 힘들다는 옷정리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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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브레인 -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아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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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2600번 스마트폰을 만지는 동안, 우리 뇌의 회로가 변하고 있다!”

책 표지에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말도 안돼. 내가 비록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하루에 2600번이나 보진 않아!" 라고 항변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2600번이나 스마트폰을 만지는 게 가능하기나 해? 라고 생각하며.



하지만 책을 읽어가는 동안 그 안에서 내가 보였다. 휴대전화를 손에서 놓지 않고 사는 내 모습. 스크린이 꺼지지 않게 아예 들여다보고 사는 내 모습. 휴대전화가 가까이 없으면 몹시 불안해지고 무료해하는 내 모습. 피곤한데도 안 자고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는 내 모습. 자다 깨어서도 확인하는 내 모습. 딱히 할 일이 있거나 볼 것이 있는 게 아닌데도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는 내 모습 등등.

아이들의 휴대전화 사용이 걱정되어 읽은 책이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 자신의 중독이 더욱 만만찮은 문제일 것이다.



나는 요즘 책을 읽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책에만 집중하는 것을 못한다. 심지어 재미나게 읽는 도중에도 자꾸만 휴대전화에 한 눈을 판다. 그래서 의무적으로 책을 읽고 있고 반드시 리뷰를 쓰고 있다. 아이들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읽은 후에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스마트기기의 폐인이 될 것만 같아서 그랬다.

결코 내게 유익하기만 한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어느때부터인가 스마트기기에의 의존성이 높아졌고 중독의 수준에 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스마트기기는 사용하면 할수록 다른 일들에 대한 흥미와 열심이 사라져갔고 점점 피로해져 갔으며 가장 큰 문제는 이러는 나 자신이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내 의지로는 컨트롤 하지 못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며 이제는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아이들까지도 그렇게 되어가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이 책에는 이 주제에 대한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 결과와 설문 조사, 심리 실험 결과 등등이 다 소개되어 있는데 이 분야에 경각심을 갖고 있었던 내가 이미 숱하게 들었던 경고들이 많았다. 즉 상당부분은 내가 이미 알던 내용이었다는 것. 그러나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의학자답게 뇌 과학 이론을 접목시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어서 그 점은 좋았다. 애들을 설득하기에도 좋은 근거가 될 것이며 나자신도 더욱 주의하게 되는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의식적인 노력과 사용자제를 위한 장치가 필요하겠지만.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학생들은 대면수업이 아닌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으며 매일 몇시간씩 앞으로도 기약없는 기간동안 이것은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등교수업을 시작하긴 했으나 전면 등교수업이 아닌데다 감염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앞에 놓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반드시 사용해야 할 때를 제외하고는 더욱 엄격히 휴대전화 및 스마트기기의 사용을 자제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다른 여러 방법들을 강구할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정신과 의사, 안데르스 한센이 썼다. 그는 어느 날, 좀처럼 책에 몰두하지 못하고, 자꾸만 별 이유없이 휴대전화를 만지작 거리는 자신을 보며 『인스타 브레인(원제: SKÄRMHJÄRNAN; SCREEN BRAIN)』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스마트폰은 우리를 과거 인류보다 덜 자게 만들고, 덜 움직이게 만들었으며, 직접 사람과 사람이 만나 교류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는데 아직도 수렵 채집인의 뇌를 갖고 있는 우리는 충분히 자고 싶은 욕구, 몸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를 여전히 갖고 있기 때문에 불면증과 우울증의 증가, 청소년들의 집중력 감퇴, 학력 저하, 디지털 치매 등등이 생긴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일상생활에서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해야 할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총 9장으로 되어있으며 책 내용 중에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소개해 보자면, p.102 휴대전화는 우리의 주의를 끄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으며 이러한 능력은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는 것만으로는 멈출 수 없다.

p.107 우리는 옆에 휴대전화나 컴퓨터가 있을 때 학습능력이 저하된다.

p.132 뇌 입장에서 보면 자는 동안에도 깨어 있을 때만큼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그 중 하나가 낮에 쌓인 조각난 단백질 형태의 노폐물을 청소하는 일이다.

p. 135 블루라이트에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눈에는 블루라이트에 강력하게 반응하는 특별한 세포가 있다.

p.154 여러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다른 사람과 직접 대면했을 때에는 너무 개인적이라고 여기는 내용을 온라인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세세하게 공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가 다른 사람과 마주하고 있을 때는 일종의 선을 긋는데다 대화 상대방의 표정과 제스처를 볼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p. 170 뇌의 거울신경세포가 최대한 잘 기능하게 하려면 실생활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야 한다.

p. 208 아이들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려면 하루에 최소 1시간은 몸을 움직여야 하고 9~12 시간을 자야 하며 휴대전화 사용은 하루에 최대 2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

p. 227 몸을 쓸 때 정신은 더 잘 작동한다. 우리는 더 집중할 수 있으며 기억을 더 잘하고 스트레스를 더 잘 견뎌낼 수 있다.

p. 233 운동은 우리 시대에 너무도 부족한 집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부록으로 디지털 세계를 여행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전 수칙이 있는데 최소한 이것만은, 혹은 이것부터라도 당장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는 참으로 유익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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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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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산다는 건, 단지 내용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시간에 걸친 착오와 고된 작업을 사는 것이고, 수많은 좌절과 기쁨의 순간을 사는 것이죠. 책을 산다는 것은 저자의 마음과 나의 영혼 .... 그리고 내 삶의 일부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p.144)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이 책 '내가 빛나는 순간' 에서 책을 산다는 것을 영혼의 만남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파울로 코엘료의 글을 처음 읽었다. 그가 출간한 많은 책 중 특히 2009년 《연금술사》를 통해 ‘한 권의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하여 그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직접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표현대로 그가 쓴 책을 읽었으니 나는 영혼의 만남을 가졌고 그의 삶의 일부를 공유한 셈이 되겠다.



내가 빛나는 순간은 그의 신작 에세이다. 지면에 글보다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책이다.

처음에는 시시해 보였다. 그러나 읽다보니 읽어가는 동안 짧은 글 뒤에 글이 없는 공간만큼의 생각이 뒤따르는 책이었다.

작가는 우리들 각자가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인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짧은 글들을 이 책에 담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고 누구나 할만한 말들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쉬운 말들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시시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가 가볍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짤막하게 건네는 이 이야기들이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시간에 걸친 착오와 고된 작업과 수많은 좌절과 기쁨의 순간을 지났겠지.



때로 어떤 구절은 피식 웃게 되기도 했고 어떤 구절을 읽으면서는 늘 그런 것은 아니야, 모두가 그렇지는 않아..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고 또 어떤 구절에서는 많은 공감이 되기도 했다.

단순하지만 가득 찬 그의 글귀들을 읽으며 내가 빛나는 순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글의 성격이 비슷비슷해서 나누는 것이 그리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에 간단한 잠언 같은 말들이 많이 들어있다. 1장은 나를 믿고 한 걸음 앞으로, 2장은 오늘의 마음을 소중하게 돌보며, 3장은 나와 너에서 우리가 되는 연습, 4장은 사소한 순간이 쌓이면 멋진 마법이 된다는 제목이 달려있다.

글마다 제목과 내용을 같이 읽어야 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와 닿았다. 페이지는 200페이지가 넘지만 글은 짧고 그림이 가득하여 그림책 읽듯이 가뿐하게 휘리릭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오래 읽는 책이다. 한 번 더 읽어보는 문장이 생기고 어딘가 적어두기도 하며 읽게 되어 그런 것 같다.



그렇게 적어 둔 몇 구절을 소개해 보자면

p.40 <정신력 테스트> 정신력을 알아보는 아주 고난이도의 시험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올바른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상황을 맞닥뜨려도 좌절하지 않는 투지입니다.

p.44 오늘 본 것을 잊지 말거라. 유능한 사람은 무능하게 취급당해도 그러려니 하거든, 무능한 사람만이 권위적으로 굴지.

p.50 설명 따위 하지 마세요. 친구라면 설명할 필요 없겠지만 적이라면 뭐라 한들 믿을까요

p.54 지금 바로 실천하세요. "앞으로 변하겠다"고 떠벌이기만 하는 사람치고 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p.66 혼자 있어보지 않으면 나 자신을 알 수 없습니다. 나 자신을 모르면 고독을 무서워하게 됩니다.

p.84 <빛의 속도> 미루지 마세요. 인생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p.122 <비참하게 사는 최고의 방법>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에만 귀 기울여 보세요.

p.153 <배의 목적> 배가 항구에 안전하게 정박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배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p.158 <시간이 없어요> 어느날 당신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젠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구나, 더 이상 시간이 없구나 라는 것을요. 그러니 지금 하고 싶었던 것을 하세요.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대나무 이야기가 담긴 부분이었다. 대나무는 심고 나서 거의 5년 동안 작은 새싹 말고 아무 것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 동안 대나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땅속에 뿌리를 뻗어가며 자리를 잡아간다. 그러고보니 나도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지진이 나면 대나무숲으로 도망가라고. 그 뿌리들이 너무나 튼튼하여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어쨌든 대나무는 그 5년 이후에는 어느새 25미터 넘게 우뚝 솟아 있단다. 인생도 대나무를 닮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비록 지금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보이지만 끈기 있게 일하고 단련하다보면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고 상상하지도 못한 모습으로 변해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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