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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직접 겪어봤어? - 얼굴은 화끈화끈, 가슴은 두근두근, 감정은 들쑥날쑥
이현숙 지음 / 비타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첫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었을 때 난 몹시 설레고 기쁘기만 했다. 이제 와 돌이켜보니 출산과 육아에 대해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었지 싶다. 그땐 남들도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나 하고 만만하게 생각했었다. 겪어 본 후에야 그런 일에야말로 준비와 공부가 필요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알게 된 만큼 두렵고 조심스러워 둘째, 셋째를 낳고 키울땐 이전과는 다른 준비들을 했었다. 그럼에도 처음 겪는 일처럼 힘들었지만.
갑자기 출산하던 당시가 떠오른 건 갱년기에 관한 책을 읽게 되어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갱년기인데 나라고 못 견뎌가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이번엔 갱년기에 관하여 무지한 소치라 말할 수 있겠다.
난 아직 갱년기에 접어들지 않았다고 생각해왔다.
아직은 좀 먼 남의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몸이 너무 뜨끈하게 느껴지고 답답하고 더우며 땀이 비오듯 할 때, 그리고 그런 때가 잦아지고 나서야 문득 나 갱년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여자 한의사가 알려주는 갱년기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자각하는 갱년기 증상이 몸에 열감이 있고 덥고 땀나는 것 외에도 많지만 식구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데 난 몸에 불이 붙는 듯 하여 선풍기를 안고 살다보니 일단 체감상 그게 가장 크게 다가왔다. 책을 읽어보니 내가 느끼기 시작한 증상들, 겪고 있는 증상들이 갱년기에 해당되는 게 많았다. 폐경, 아니 완경이 아니어도 이미 갱년기 증상이 있는것이로구나.
p.16 기왕이면 폐경보다는 완경으로 의미를 새겨보자. 내 자궁이 기능을 다해 폐업한 것이 아니라 30년 넘게 달려온 월경이라는 레이스를 드디어 완주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갱년기 뿐만 아니라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공부하듯 메모하며 읽었고 필요할 때 꺼내보면 도움을 받을 만한 정보들도 많이 담겨있다.
책은 5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 파트1은 마흔 아홉, 폐경이 허락되는 나이. 파트2는 더 이상 여성호르몬에 목맬 필요 없다. 파트3, 신기능을 회복하는 갱년기 생활계획표. 파트4에서는 내 갱년기는 왜 이럴까? 증상별 관리법으로 상열감/ 땀/ 두근거림, 어지럼증/ 두통, 피부 건조/ 가려움증, 불면증, 불안/ 우울/ 무기력/ 화, 근육통/ 골관절통, 질 건조/ 질염/ 방광염, 비만을 다루고 있다. 갱년기 증상인줄도 모르고 겪고 있었거나 참다보면 지나가겠지 하고 묵혀둔 것들이거나 병원 가봤자 호르몬 약이나 받고 근본적인 치료를 못 받아 여전히 괴로운 증상이거나 내놓고 말하기 어려워서 혼자 아프던 그런 것들이 설명되어 있지 않은가 싶다. 마지막으로 파트5에는 인생 2막을 위한 마음 중심 잡기가 있고 부록으로 갱년기 극복 사례를 실었다.
책 내용 중 베껴 적어 놓은 부분들을 소개해 보자면
p.7 갱년기 치료는 단순한 증상 관리가 아닌 만성 질환과 노화를 예방하는 출발점이다
p.25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폐경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63.4%) > 안면 홍조 등의 신체적 증상(57.2%) > 신경질, 우울증 등의 정신적 증상(51.4%) 순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p.29 열과 땀은 호르몬 부족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p.38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7~8명은 자궁근종, 선근종, 내막증식증, 유방섬유선종 등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들은 모두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여성호르몬 보충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이다.
p.38 석류, 칡, 홍삼 등의 제품을 많이 먹고 갑자기 자궁근종이 커져서 자궁 적출을 한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많이 접하게 된다.
p.57 갱년기 증상은 신기능이 약해지면서 진액이 부족해지고 허열(실제 체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닌데 후끈하게 느껴지는 열)이 발생하는 것이다. ... 여기서 신기능이란 단순히 신장의 기능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신장 경락 순환상의 기능을 뜻한다. 생식능력, 척추 관절을 보하는 기능, 면역, 저항력, 기초체력, 진액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p.155 스트레칭부터 시작하자. 근력만큼 중요한 것이 유연성이다.
p.168 갱년기 식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규칙적인 소식이다. ... 규칙적인 소식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필수 사항이다.
p.189 몸과 마음은 서로 연관되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심장은 기쁨, 폐는 슬픔, 간은 화, 신장은 공포, 비장과 위장은 근심 걱정으로 배속되어 오장육부의 기능이 약해지면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유발될 수 있다.
인생 후반부의 건강은 갱년기에 달려있다고 한다. 여성호르몬 없이도 잘 살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고 건강을 지켜 노후를 잘 보낼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