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 영단어 : 심화 동사 1 - 동사는 영어의 심장이다! 최우선 영어 단어 시리즈
김정호 지음 / 바른영어사(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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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어를 눈치로 한 게 분명하다. 그리고 요즘은 눈치도 없어져서 영어는 내게 너무나 먼 외국어가 되었다. 영어로 된 책을 읽고 영어를 공부하겠다며 책을 보지만 어쩜 그렇게 할 때마다 새로운가. 그러나 나는 외국에 나가 살 일도 앞으로는 없을 것 같고 번역해서 나온 책도 있고 통역해 주는 사람들도 있고 영어 시험을 볼 일도 없다. 다만 내가 영어를 하고자 함은 그저 책 읽을 때 좀 더 편하기 위함이고 우리교회 외국인 선교사님이나 다문화가정의 이주여성분들과의 보다 원활한 소통을 위함이다. 소박한 바람 같으나 살아가는 내내 부담을 느끼는 걸 보면 내 공부가 부족함 탓일테고 사실은 그다지 불편하지 않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교재나 책을 보는 것은 아이들에게 나처럼 늙어서까지 고생하지 말라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 영어를 더 가까이 하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이번에 내가 본 책은 영단어책이다. 동사편. 심화동사 1편이라고 나와 있다. 왜 1편이냐면 이 책에는 A부터 D까지만 수록하고 있어서다. 393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에 A부터 D까지의 동사만을 싣고 있다. 400여개의 기본동사와 거기 추가된 A to D로 추가된 250개의 심화 동사. 1400여개의 예문. 그리고 800여개의 핵심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영단어를 단순히 단어와 뜻만으로 암기하는 것은 정작 말하거나 글을 읽을 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우리말처럼 조사가 붙는 게 아니어서 단어와 뜻만 덩그러니 알고 있으면 활용이 좀처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문장 속에서 단어들을 공부하고 외우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이 책에서는 단어들을 그렇게 정리해 놓았다. 한 단어 안에 있는 몇 가지 의미와 쓰임들을 문장 안에서 공부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각 동사 뒤에 오는 구조에 따라 단어의 역할과 의미와 표현하는 바가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의 강의도 수강할 수 있는데 기본 제공되는 무료강의를 들어보고 도움이 되는 경우 유료로 더 수강할 수 있고 mp3듣기 파일도 다운로드하여 들을 수 있다. 2편은 전치사, 3편은 어근과 접사편이라고 하니 E부터 Z까지의 단어들은 1편 그 다음 책들을 통해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막상 한페이지 한페이지 넘겨가며 단어를 외우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다음 페이지 읽을 때쯤엔 앞장이 왜 벌써 기억이 안나? 반복해서 익히는 수밖에 없겠다. 그나마 문장 속에서 구조를 익히며 외우니까 뒤로 갈수록 조금씩은 나아지겠지. 시간은 많이 소요되겠지만 어렵게, 힘들게 공부한 것일수록 오래 남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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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살 빠지는 다이어트 - 식단 없이 운동 없이
김미경(킴스헬스톡)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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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매력적인 제목이란 말인가. 무조건 살빠지는 다이어트라니. 그것도 "식단 없이 운동 없이"!

이런 책은 일단 속는 셈 치고(이전까지도 워낙 많이 읽었으니 말이다. 영어공부는 안하고 영어를 어떡하면 잘하는지에 대한 책만 읽고 있는거랑 같은 맥락) 또 읽어봐야지 않겠는가.

'책은 대부분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곤 하는데 그걸 그대로 실천하지 않은 내가 문제였을 뿐이니 책을 읽고 다이어트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더 알아두는 것이 나쁘진 않을거야. 언젠가는 내가 분명히 실천에 옮길테니...' 이러면서 읽었다.



이 책의 저자 김미경박사는 건강학 박사로 생활습관의학 보드 전문인이며 유튜브 채널 킴스헬스톡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유튜브를 즐겨보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이렇게 책으로 정리되어 있는 게 좋다.

이 책에서는 살이 찌는 원인, 다이어트 방법, 살을 뺀 후 유지하는 법 등을 연구 논문들을 통해 확인된 최신 정보와 근거 자료 등과 함께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들의 후기로 시작하고 있는 이 책은 그 성공후기 덕분에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해 주었다.

읽어가다보니 내가 그동안 수많은 비슷한 책들을 읽은 덕분에 이미 알고 있는 정보들이 많기는 했다. 그러나 차별화 된 부분이 있었다. 이러이러하다에서 그치지 않고 왜 이러이러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려준다. 막연히 당분, 정제 탄수화물, 인스턴트 음식, 패스트푸드, 튀긴음식... 이런 거 먹지 말라고 쓰고 있는게 아니고 그런 음식을 섭취했을 때 우리몸이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그런 음식을 피해 우리가 먹어야 하는 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먹으면 좋은 음식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조리법은 무엇인지, 뿐만 아니라 음식을 먹는 순서와 속도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고 있는 책이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해 설명할 때는 간헐적 단식의 방법과 효과에 대해서 뿐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는 간헐적 단식이 맞지 않을 수도 있음을 들려주는가 하면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대해서 알려줄 때는 원리와 강도, 1일 총 칼로리 비중, 탄수화물 섭취량, 식품별 탄수화물 함량 예시까지 보기 좋게 표로 보여준다. 여러가지 자가진단 체크리스트들이 들어있고, Q & A 형식으로 궁금할만한 내용들을 따로 정리해두었고, 모든 내용을 근거를 들어가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표와 그림으로 정리해 넣어서 알고 싶은 부분만 찾아보기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 특히 설명하는 운동 없이 식단 없이 하는 다이어트란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키토제닉 그런 것들이다. 먹는 시간과 먹지 않는 시간을 지키고 먹는 시간에 먹는 그 음식들을 몸에 맞는 걸로 알맞게 먹도록 하기가 주요한 것 같다.

나는 이 간단한 원칙을 지키지 못해 여태 이러고 있는 것인가. 극심한 반성을 하며 저녁을 먹은 이후 지금까지 (흠.. 세시간 밖에 안지났군. ㅠㅠ)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다. 이 책을 부엌 싱크대 카운터탑 위에 두고 자꾸만 봐야할 것 같다.

p.150에 있는 "조리법 이렇게 바꿔 보세요" 와 같은 표는 참고하여 가족들 살도 빼주도록 해야겠다. 다이어트 성공 후기를 쓰는 날이 오기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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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챙김 - 1년 52주 하루 15분, 한 줄 성경의 힘
킴벌리 D. 무어 지음, 나수아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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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였나, 성경을 일년에 일독씩 해왔다. 한동안 출산과 육아의 시절을 거치면서 일년에 일독하기는 중단되었었지만 읽다가 다 못 읽는 일이 있더라도 꾸준히 읽으려고 노력했다. 주님의 뜻대로 살기를 원한다면 주님이 하시는 말씀을 알아야 하지 않겠냐며..

그러나 그렇게 여러번 성경을 읽으면서도 의미를 모르거나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다 아는 말씀이라도 내 삶에 적용이 안되거나 했던 거 같다.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행함이 따르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는 것이련만.



성경은 읽을 때마다 은혜가 되는 말씀이 달라지기도 하고 새롭게 다가오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므로 앞으로도 살아가는 동안에는 해마다 일독씩 꼭 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필사도 하고 싶고.



성경은 총 66권이며 구약 39권, 신약 27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략 하루 3장~5장 정도씩 꾸준히 읽으면 일년에 일독이 가능하다. 한 장은 저마다 길이가 달라서 똑같이 하루 3장씩 읽는다 해도 어떤 날은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금세 다 읽을 수 있기도 하다. 어쨌든 평균적으로 15분~20분씩만 매일 읽어가다보면 1년에 일독 할 수 있고 찾아보면 그것을 돕는 책들이 아주 많다.



1년 52주 하루 15분, 한 줄 성경의 힘 <말씀챙김> 이 책은 킴벌리 D. 무어라는 여자 목사님이 신앙을 가진 여성들에게 읽힐 목적으로 쓴 책이다. 굳이 왜 여성으로 한정지었는지는 모르겠다. 끝까지 다 읽어보았지만 여자만 읽으란 법은 없겠던데..



1년 일독을 돕는 책인데도 내가 불과 며칠 사이에 끝까지 다 읽어버린 것은 이 책의 구성이 이러하기 때문이다.

우선 52주로 나누고 1주씩 끊어서 한주일동안 읽을 성경을 제시해주고 있다. 첫째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둘째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하는 식으로. 일곱째날에는 그 주에 놓치고 못 읽은 말씀을 마저 읽도록 비워두었다.

그리고 한 주에 한 편씩 싣고 있는 묵상 글은 한 주의 말씀 가운데 일부를 골라 해설한 것이 실려 있다. 나는 이번에 그 묵상 글들을 끝까지 다 읽은 것이고. 52주니까 52개의 묵상글이 있었다.

묵상글 뒤에는 묵상 포인트와 적용 포인트를 따로 구성하여 읽은 말씀을 되새겨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기도문과 중요한 말씀 구절이 뒤따르기도 한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의 순서대로 읽게 되어 있지 않고 섞여서 제시되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레위기 민수기 읽다가 포기하게 되는 일이 얼마나 많던가.



혼자서 일독해 나가는 데에도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그룹을 만들어 함께 읽어갈 때에도 서로 은혜를 나누기에 좋을 것 같다.



잔잔하고 은혜로운 말씀들이 짤막하게 나와서 묵상하기에도 좋았는데 특별히 와닿았던 부분은 27주차, "이때를 위한 부르심"이었다. 에스더서 이야기였는데 대체로 에스더서의 말씀을 듣다보면 에스더의 용기와 순종하는 믿음에 중점을 두고 들려주는 설교가 많았던 것에 비해 이 책에서는 모르드개의 말에 촛점을 맞추어 전하고 있다.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에스더 4;14)

이 말씀을 언급하면서 저자는 우리에게 당신도 바로 "이런 때"를 위해 부름받았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라고 쓰고 있다. 지금까지 겪은 모든 일은 바로 '지금'을 위해 준비해 온 시간이었다는 것. 우리가 고군분투하고 눈물 쏟았던 지난 시간은 모두 지금에 이르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것. 출전을 앞두고 군인이 훈련의 시간을 거치듯이 우리도 이때를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준비되었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성경말씀을 통해서 그리고 이 책의 도움을 받아서 말씀을 가까이 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하루 15분 말씀챙김이 얼마나 큰 축복이며 은혜인지. 스스로의 영적인 성장과 더불어 사랑을 나누는 삶을 살 수 있기를 소망한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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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성공하는 힘 있는 여자
루이스 L. 헤이 지음, 김태은 옮김 / 스타라잇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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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들 제목을 훑어보다가 곁에 있던 딸아이에게 너같으면 이 중에 어떤 책을 읽겠니?하고 물었더니 이 책을 골라주었다. 그래서 읽게 된 책이 루이스 헤이의 <21세기에 성공하는 힘있는 여자>이다. 원제목은 Empowering woman.

책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제목만으로 골랐는데 읽어보니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게다가 "21세기에 성공하는"이라는 수식어는 왜 붙어 있는것인지 끝까지 다 읽었지만 그것만큼은 그다지 동의가 안되었다.

(나만 몰랐던 것일수도 있는데) 저자 루이스 헤이도 생소한 사람이었다. 글을 쓰는 사람일걸로 짐작했는데 수 많은 책을 출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형이상학을 가르치는 영적 교사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형이상학을 가르치는 영적 교사라니... 뭐지..



암튼 지금은 고인이 된 루이스 헤이 (1926.10.8.~2017.8.30.)의 이 책에는 여성들을 향한 조언과 제언이 담겨 있다.

전체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우리(여성)가 배우고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시작한다. 그러면서 믿기지 않겠지만, 저녁을 준비하기, 당신 자신을 준비하기, 흩어진 물건들을 정리하기, 아이들을 준비시키기, 집안의 소음 최소화 하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것이 1950년 미국의 고등학교 경제학 교과서에서 발췌한 내용이라고 밝히고 있다. 남편이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기 전에 이렇게 준비하고 기다리라고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1950년에 그것도 미국에서. 주부가 하는 당연한 일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저렇게 해야 하는 것은 남성에게 종속되어 있으면서 남성을 위해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강한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여성에 대한 인식이 아주 최근까지도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짐작이 되었다. 한편 지금은 그 시절과 사뭇 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오래전의, 지금과는 달랐던 시절을 예로 들며 여성들에게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많은 변화가 있음에도 여전히 여성의 삶이 녹록하지만은 않으며 지금도 불평등과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지만.

그것을 이 책에서는 제도적 개선을 논하기 앞서 여성들에게 여성 스스로 인식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키길 권하고 있다. 여성으로 키워지는데에 길들여지지 말고 우리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이다.

미디어 광고에 속지 말고 주체적으로 내 자신을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자신을 대하라, 긍정적인 생각과 신념을 선택하고, 나 자신과의 관계를 바르게 정립하여 자신을 먼저 사랑해주라, 스스로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양육하라, 건강을 유지하라, No라고 외쳐야 할 때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하라, 나이 들어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라, 미래를 위해 안정적인 재정 만들라. 라고 이야기 한다.



그중에서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긍정확언이다.

긍정확언이란 말 그대로다. 우리가 믿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말하는 대로 되므로 바라는 바 대로 긍정적으로 말 하고 그렇게 이루어 질 것을 믿으라는 것.



난 너를 사랑해. 그리고 지금부터 나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내 삶을 변화시킬 거야. 매일 매일 나는 내 삶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어 갈 거야. 이것이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을 믿어. (p.48~49) - 이를테면 바로 이런 것이다.



나는 지금 내 안의 무한한 지혜와 연결되어 있다. 내가 찾는 해답은 내 안에 있다.(p.51)



나는 항상 안전하며, 신성한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내게 필요한 모든 지식은 나에게 옵니다. 내가 필요한 모든 것들은 가장 완벽한 시간과 공간에 나에게 옵니다. 인생은 기쁨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사랑이 넘치며, 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나는 활기차며 건강합니다. 어디를 가든지 나는 항상 잘 됩니다. 나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길 원합니다. 내 삶은 모든 것이 잘 되고 있습니다. (p.69)



나는 여성으로서의 고유한 힘을 가졌다. 나는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고 있다. 나는 내가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안다. 나는 지혜롭고 아름답다. 나는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기뻐하기로 결정한다. 나는 내가 가진 여성성을 받아들인다. 나는 나의 삶을 책임지고 있다...... 등등. (p.74)



그런데 아쉽게도 나에게는 이와같은 긍정 확언이 허공에 떠 있는 말처럼 느껴져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때로는 이런 긍정적 믿음이 필요하긴 하다. 다만 변화해야 할 여성에 대한 인식과 지위의 개선을 여성 스스로 긍정적 인식과 자신을 향한 확언으로 이루어 내라는 게 나로서는 좀 당황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맑고도 신념에 가득찬 어조로 애정을 담아 여성들에게 필요한 조언들을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에는 모두를 위한 것임을 이야기 한다. 남성들이 읽으면 여성의 고충과 입장과 노력을 더 이해할 수 있으려나.

여성을 독자로 설정하고 여성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편가름이 아닌 모두의 삶을 향상시키고자 하는데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들려주는 제언을 담은 책이다.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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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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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살아냈어야,라고 아버지가 말했다. 용케도 너희들 덕분에 살아냈어야,라고." (p.416)



소설가 신경숙님의 새 장편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살아냈어야"는 아버지의 삶이 다 끝난 게 아닌데도 마무리를 짓는 느낌의 말이었다.

"아버지"는 나의 삶이 너희들(자녀들) 덕분에 행복했다,거나 고단했지만 보람있었다,거나 돌아보니 다 고마운 일들이었다,거나 덕분에 이러이러하게 살았구나,가 아니고 "살아냈다"고 말하고 있다.

살았다와 살아냈다의 차이가 크게 다가온다.



이 책은 그렇게 "살아낸" 어느 아버지의 일생을 이야기 하는 책이다.

화자인 작중 아버지의 넷째(나)의 기억과 시선을 통해서, 큰오빠의 편지와 대사를 통해서, 둘째오빠의 증언에 따라서, 셋째오빠, 여동생 등의 전화통화와 대화들 속에서, 어머니의 회상으로, 막내 동생의 말을 통해 그리고 아버지 자신의 (편지를 통한) 언급으로 한 아버지의 일생을 이야기해 주고있다.

어디엔가는 있음직한, 있을법한, 이렇게 산 사람을 본 적이 없지만 마치 본 듯한 그런 느낌을 받으며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아버지"에게는, 아니 이 글의 시점인, 아버지의 자녀 중 하나인, "나"는 아버지의 넷째이자 큰딸이고 작가이며 몇년 전 사고로 딸을 잃은 아픔을 가진 사람이다. "나"에게는 오빠가 셋이 있고 바로 아래 여동생 그리고 막내 남동생이 있다.

모두 출가하여 따로 살아가고 있고 아버지는 J시에서 어머니와 살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위암 발병과 수술로 어머니께서 서울에 가 계시게 되자 홀로 남으신 아버지 곁으로 "나"는 찾아간다. 아버지와 단 둘이 보내게 된 얼마간의 시간동안 "나"는 자신의 현재의 시점에서 아버지를 기억하는 식으로, 가족들에게 아버지에 대해 듣는 형식으로, 여럿의 회상과 편지 그리고 주변인들의 관계와 증언을 통해서 아버지를 알게 된다.

이 소설은 겨우 중학생 정도의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일제강점기와 전쟁 그리고 독재정권 속에서 살아온 이 책 속의 아버지를 통해 이 세상 수많은 익명의 아버지들을 돌아보게, 들여다보게 해 준다.



말을 그대로 글로 옮겨 적은 듯이 쓰고 있어서 마치 이런 사람이 정말 있는 듯이 생생하게 느끼며 책을 읽었다.

아버지는 담담한데 모든 기억과 말들이 처연하고 슬퍼서 읽는 동안 내내 가슴이 아팠다.

이 작가님은 시선과 표정과 말과 행동들을 슬픈 느낌이 나도록 글로 옮기는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덕분에 내 아버지 뿐만 아니라 고개만 돌리면 어디에나 보이는 수많은 아버지들을 한 인간으로, 하나의 삶으로 다시 생각해 보게 해주었다. 모두가 그렇게 살지는 않겠지만. 누구의 삶인들 고단함이 없었겠는지..

나의 아버지도 계속해서 떠올려보았다. 나는 한번도 아직까지 아버지라 불러본 적 없는 우리 아빠.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드릴 때 엄마 뿐 아니라 꼭 아빠하고도 통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해보았다. 아빠의 삶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내가, 아빠의 삶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 하는 내가, 아빠 그리고 엄마께 누구보다도 잘 해야 마땅한 내가 더 잘하자 하는 마음도 들었다.

우리 아버지는 그래서, 살아내신 게 아니라 우리와 더불어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씀하시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버지인 내 남편과 언젠가는 아버지가 될 아들들의 순간순간도 기쁨과 보람이 깃들었으면 좋겠다.

인간에게는 모두 인정과 존중과 돌봄이 필요한 것 같다. 아버지들은 주로 인정과 존중과 돌봄을 주어야 하는 입장일 때가 많아서 정작 자신을 돌볼 겨를도 인정받을 대상도 없이 외롭고, 외롭지만 외로운 줄 모르는 삶을 살고들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해 보이는 것들이라도 그 수고에 대한 인정, 살아낸 삶을 향한 존경, 나이들며 약해져갈 때에야 비로소 하게 되는 몸과 마음을 위한 돌봄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늘 돌보는 그런 관계가 필요할 것 같다.



당신들의 희생과 수고를 당연히 여기고 외로워도 외로운 줄도 모르는 수많은 아버지들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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