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서 떨어지면서 모자까지 떨어져 버린 도토리는 창피해서 무리에서 달아난다. 그러다가 이런저런 모험을 겪게 된다. 어느날 뜻하지 않은 모습으로 다시 친구들을 만나는데, 그 모습이 너무 멋져서 모든 이들이 부러워하고 다들 따라 해보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남과 다른 모습이 창피해서 자리를 떠나버리는 도토리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경험을 떠올려봄직하다. 그러나 새롭게 전개되는 상황을 통해 아이들이 용기를 얻고 또 친구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힘이 날 것 같다.
동화의 소재가 된 도토리의 모자를 '각두', '깍정이'라고 한단다. 한자로는 殼斗, 영어로는 cupule라고 한다. 흔하게 보고 지나치는 도토리를 아이와 이야기하려다 보니 명칭을 몰라서 찾아보게 된다. 동화를 보면 종종 이런 일이 있다. 작가는 이 작은 것 가지고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그려보았을까? 참 신기하다.
가을에 공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도토리를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만들기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꼭 작품을 만들지 않아도 이 책에서처럼 도토리에 매직으로 얼굴만 그려도 너무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 숲에서 아주 많은 시간을 보내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도토리, 은행잎, 단풍잎 등등 자연물을 가지고 노는 일이 많았다. 가을이면 단풍이 잔뜩 쌓인 산에서 낙엽 썰매도 타고 발로 툭툭 차며 해가 지도록 놀았는데 그 아름다운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었다. 때마다 등산도 많이 갔었다. 이 책을 보니 붉은 단풍이 가득 피어 있는 산 길을 아이들과 함께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