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제목 : 엔시티피케이션 - 똥이 되어버린 플랫폼의 해부학
저자 : 코리 닥터로
번역 : 박희원
출판 : 흐름출판
ISBN : 9788965968375
발행(출시)일자 : 2026년 07월 01일
쪽수/크기 : 456쪽 | 147 * 219 * 35 mm / 749 g
#엔시티피케이션(Enshittification)은 코리 닥터로가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플랫폼 부패, 쓰레기화, 개똥화를 의미한다.
디지털 플랫폼(예: 페이스북, 아마존, 유튜브 등)이 수익을 추구하며 사용자에게 점점 나쁘게 변하는 현상이다. '똥'을 의미하는 비속어 shit에 접두어 en-(···이 되게 하다), 접미사 -ify(···화하다), 명사형 접미사-tion을 결합해 만든 신조어.표지의 그림 그대로 이다.
엔시티피케이션의 진행 순서는
일단 플랫폼이 당신(사용자)에게 잘한다.
그러다 사업자 고객의 편의를 위해 당신을 괴롭힌다.
그러고는 사업자 고객을 괴롭혀 가치를 몽땅 자기들 몫으로 거둬들인다.
결국 플랫폼으 거대한 똥 더미가 된다.
이것이 책에서 다루는 핵심이다.
#거의 30년을 작가, 저널리스트, 디지털 권리 활동가로 활동한 코리 닥터로는 이 책을 통해 플랫폼의 열화 현상을 짚어 이야기한다.
'인생이 네게 레몬을 주며,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는 말처럼 막강한 권력을 거머쥔 플랫폼을 상대로 개인들이 연대하여 기어이 그 틈을 비집고 희망의 빛을 발견해 내는 곳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희망에 가깝지만 파편화 된 성과들을 나열한다).
글은 상당히 냉소적, 직설적이면서도 현실을 비틀고 위트를 섞어 지루할 틈 없이 이끌어간다. 오랜 시간 업계에서 고군분투한 작가 답게 제도와 법까지 두루 섭렵하여 매우 섬세하고 현실적인 면을 낱낱이 짚어낸다. 또한 대상이 되는 플랫폼들이 전 지구를 상대로 일을 벌여놓은 탓에 그의 시선은 미주, 유럽, 아시아 등 지역을 넘나든다. 그의 시각의 매우 입체적 이어서 사용자, 생산자, 노동자, 기업의 면모를 다양하게 바라보며 글을 이어간다.
작가는 사용자를 찌르는 거대한 플랫폼들을 파해친다. 그들은 어떻게 거대한 권력이 되었는지 역사를 거슬러 서술한다. 규제 기관은 왜 이리 힘이 없는 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룬다. 어떻게 하면 그만 쓰는 대가를 감당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글은 454페이지로 주석이 없음을 감안하면 꽤 나 길다. 그렇지만 내용이 매우 현실과 직접 닿아 있어 빠르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물론 제도와 법에 대한 부분은 배경지식이 미천하여 천천히 보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본 부분은 182페이지 「'기기 수리 금지', 자력 구제의 종말」, 258페이지 「지대 추구와 테크노봉건주의」이다.
「'기기 수리 금지', 자력 구제의 종말」
소유권과 지식재산권 사이의 줄다리기가 너무 흥미로웠고 실은 많이 고민해 왔던 부분이기도 하다. 내 물건의 소유권에 꼬리표를 달아놓은 제조사에게 나는 영원히 예속된 신세인 것에 대한 한탄을 하게 된다. 더구나 이제는 그 권한이 저들에게 너무나도 강해 서글프기도, 화가나기도 하다.
「지대 추구와 테크노봉건주의」
이 부분은 꼭 잘 읽어 두기를 권한다. 아마 앞으로 펼쳐질 세상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막연한 생각이 역사적으로 잘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결국 나는 주식을 챙겨 두고 그 회사의 배당을 받고 다시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처인가라는 결론을 나름 내보기도 했다.
# 유투브를 시청하는데 무료 유저인 나는 1시간 시청하기 위해서 중간에 얼마나 많은 광고를 보아야하고 잠시 기다렸다가 건너뛰기를 하는지 모른다. 도무지 컨텐츠에 집중이 안된다. 티비를 시청하던 시절과는 너무 다르다. 방송국이 프로그램과 광고를 적절히 안배했던 그것과 시도 때도 없이 치고 나오는 유투브의 광고는 차원이 다르다. 내가 얻고 싶은 것을 위해 집중을 흐트리는 광고가 맥락 없이 처들어 오면 아주 괴롭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다. 광고를 팔아야 하는 회사와 정보를 얻고자 하는 사용자 사이의 시소에서 사용자는 힘 없이 비용을 결제해야 하는 것이다. 유료 결제의 욕구가 솟아오르지만 여러가지 유료앱에 이미 지불한 액수들을 생각하며 결제창 클릭을 자제한다. 실은 나는 유투버들이 제공하는 컨텐츠가 고픈 것 뿐인데 플랫폼이 취하는 이익은 지식을 창조한 이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결제에 거부감이 생기기도 하다. 또 내가 저 거대한 성에 의견을 반영할 수도 없는 노릇이란 말이다.
극현실적인 이야기이기에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그가 자신의 신조어를 얼마나 애정하는지 느껴졌고 그 어휘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가지게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보며 작가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결국에 사람들의 생각이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