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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키워주는 예쁜 말 고운 동시 따라 쓰기
초등글쓰기연구소 엮음, 김해윤 그림 / 빅퀘스천 / 2025년 6월
평점 :
몇 해 전, 5학년 담임이던 교실의 아침 풍경을 아직도 기억한다. 아이들은 등교하자마자 시 필사 공책을 펼쳤다. 전날 칠판에 적어둔 짧은 시를 또박또박 따라 쓰면서, 한 글자 한 글자에 마음을 담았다. 시는 아이들의 언어를 열어 주었고, 우리 교실은 잠깐이지만 깊은 상상의 나라가 되었다.
이 책 《예쁜말 고운동시 따라쓰기》를 펼치자마자, 그때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윤동주, 정지용, 권태응 같은 시인들의 고운 말이 담긴 시편들을 또박또박 베껴 쓰며 마음을 다스리고, 스스로의 언어를 발견할 수 있게해준다.
필사로 끝나지 않고 시를 읽고 질문에 답하거나, 친구와 이야기 나누거나, 그림을 그리며 나만의 느낌을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아이들이 “이 시를 읽으니 무슨 생각이 들어?”, “나는 이런 상상도 해 봤어!” 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다 보면, 같은 바람도 각자의 눈에 다르게 보이는 걸 자연스레 배우게 된다.
교실에서, 혹은 집에서 아이와 함께 이 책을 펴 두면 좋겠다.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한 편의 시를 베껴 쓰고, 마음을 여는 말 한두 마디를 나누는 시간. 그 시간이 쌓여서 아이에게는 새로운 언어가, 새로운 감각이, 무엇보다 자기만의 상상이 싹트는 밭이 될 거라 믿는다.
아이와 함께 시를 느끼고, 이야기하고, 상상하고, 나누고 싶다면
선생님이든 부모든, 아이와 그런 시간을 갖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