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할 세계사 50 장면 풀과바람 역사 생각 9
박영수 지음, 잔나비(유남영)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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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랑 함께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이 벌거벗은 세계사이다.
그동안 표면적으로만 알았던 세계 역사의 한 장면을 잘 몰랐던 부분까지 자세하게 알려줘서 재미를 느끼던 터였다.
이참에 세계사에 대해 알아보자며 읽은 책은 기억해야 할 세계사 50 장면이었다.

역사란 지난 일을 삼가고 후환을 경계하자는 의미(유성룡이 임진왜란을 기록한 징비록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에서 우리가 알아야 하고 기억해야 한다.

기억해야 할 세계사 50 장면은 세계사의 수많은 사건 중에서도 중요한 50 장면을 골라 수록해 놓았다.
또한 그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건 50가지를 함께 다뤄서 한국사까지 읽어볼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초등 교과 연계 내용이 나와 있는데 본격적인 세계사는 중학교에서 배우기 때문에 나중에 세계사 학습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읽기 전 행하는 의식처럼 책의 차례를 훑어보았다.
제목을 살펴보며 이 책에서 펼쳐질 내용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기본 구성은 세계사 한 장면 당 네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다.
세계사 세 페이지 소개 후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한국사 한 페이지다.

기억해야 할 세계사 50 장면 중 맨 처음은 기원전 13세기로 거슬러간다.
페니키아인이 만든 간결한 알파벳 문자의 탄생을 다루고 있는데 당시에 사용했던 건 무척이나 복잡한 메소포타미아 쐐기 문자와 이집트 상형 문자였다고 한다.

알파벳 22개로 구성된 페니키아 문자는 말소리를 문자로 표기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혁명적인 일이었다.
페니키아 알파벳은 익혀야 할 문자의 수가 적고 모양이 단순해서 글로 적을 때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페니키아 알파벳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문자를 익히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누구나 쉽게 문자를 깨칠 수 있어 실용적이었다.
이 페니키아 문자를 개량해서 그리스 문자가 되고 이후 로마자(라틴 문자)가 되어 서유럽으로 널리 퍼져나갔다고 한다.

그 시기 우리나라는 청동기 시대였고 부족장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고인돌 문화가 성행했다.
오늘날 세계에 남아 있는 고인돌 5만여 기 중 무려 4만 기가 한반도에 있을 정도로 널리 행해진 매장 문화라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큰 바위가 많아서 무덤 위에 무거운 돌을 올리는 방식이 유행했던 것 같다.

동서양을 오가며 한 장면 한 장면 읽어나가면서 세계사의 굵직한 사건을 파악할 수 있었고 역사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꼈다.
책을 읽다 보니 세계사에 비해 한국사에서 몰랐던 부분이 더 많았다.
정교한 선 만 3천 개를 새겨 넣은 다뉴세문경도 신기했고 돼지가 등장하는 고구려 동천왕 탄생 설화도 낯설었다.

그리고 낙랑이라고 하면 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 얘기만 알았는데 낙랑군과 낙랑국이 다르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낙랑군은 고조선 멸망 후 한나라가 고구려 옛 땅에 설치한 네 군데 군사 조직 중 하나이고, 낙랑 공주가 등장하는 낙랑국은 1세기 중엽 한반도 북서쪽에 위치했던 작은 나라라고 한다.

작년에 판빙빙이 등장하는 중국 드라마 무미랑전기로 중국 최초의 여황제로 등극한 측천무후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이 시기에 나당 연합군에 의해 백제, 고구려가 멸망했다는 걸 연관 지을 수 있었다.
이렇게 시기적으로 맞물리는 여러 사건을 접하며 역사가 점점 재밌어졌다.

역사 문외한인 엄마도 읽어도 재미가 쏠쏠하고 아이도 세계사에 흥미를 느낄 수 있어 유익한 책이었다.

사진을 찍어 남기듯 한 장면씩 소개된 짧은 내용이지만 세계사의 흐름 중에서 중요한 것만 모아 놓았기에 앞으로 더 많이 알고 싶어지는 흥미 유발 면에서는 성공적인 어린이 세계사 책이었다.

- 이 후기는 해당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적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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