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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어처리스트
제시 버튼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영국의 작가 겸
배우인 제시버튼이 여름휴가를 네덜란드에서 보내면서 방문한 국립박물관에서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고 영감을 얻어 저술한 소설로 17세기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책의 등장인물은 과거에는
귀족 가문이었으나, 해상무역에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여 시대에 뒤쳐진 가문의 딸 페트로넬라 오트만, 그녀의 남편이자 17세기 네덜란드 신흥 시민 계층인 요하네스 브란트, 급변하는 사회에서 기존 여성의 역할을 벗어나고자 하는 그녀의 시누이 마린 브란트, 당시 네덜란드의 식민지 정책을 대표하는 수리남 출신의 흑인 노예 오토, 고아
출신의 여자 하녀 코넬리아다.
이 소설의 시작은 위 주인공
중 한 명의 장례식 장면을 시작으로 한 후 과거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그 기간은 5개월이다.
18세의 나이 어린 신부 페트로넬라는 아버지가 큰 빚을 진 채 돌아가시자
어머니의 권유(강제?)로 암스테르담의 신흥 시민 계층 중에서도
큰 부자인 38세의 요하네스 브란트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약혼
후 신혼집에 처음 왔을 때, 기대와는 달리 남편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쌀쌀맞은 시누이 마린 브란트와
건방진 여자 하녀 코넬리아, 흑인 노예 오토가 그녀를 맞이 한다. 그러나, 그들의 태도는 집안의 안주인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요하네스 브란트의 배우자라는 역할로만 한정하고 그 역할에
충실할 것을 강요하는 분위기다. 남편 역시 페트로넬라에게는 존중을 표하지만 배우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혼을 하고 대외적인 배우자의 역할 이외에는 바라지 않는다. 그러던 중 요하네스는 17세기 귀부인들의 취미생황이자 재력과시용인 캐비닛 하우스를 선물한다. 집안에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던 페트로넬라는 일종의 반항심으로 스미트 명부에 있는 미니어처리스트에 미니어처 제작 의뢰를 하면서 페트로넬라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니어처리스트가 미니어처와 함께 첨부하는 메모는 받을 당시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으나, 남편 요하네스 브란트가 위기에 처하자 이 메모가 페트로넬라의 역할을
암시하게 됨을 깨닫는다.
이 소설의 클라이막스는 요하네스
브란트가 친구이자 적인 프란스 미어만스와 남성 애인인 잭 필립스의 고소로(사유:남색) 스탓하위스(악질
남자죄수를 가두는 감옥)에 수감되면서 페트로넬라가 18세의
어린소녀가 아닌 브란트가의 안주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면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이 소설은 자신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 아무리 힘든 상황도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전달하고자 하는 것 같다.
한편, 네덜란드가 스페인과의 70년 전쟁 승리 후 해상무역의 중요성을 깨달아 17세기 해상무역을 장악하여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으나, 이후 영국에게
패퇴하여 해상무역의 주도권을 영국 및 프랑스에 넘겨준 것은 요하네스 브란트의 일생과 너무나 닮았다. 이는, 흑인 노예의 말 “가장 높은 곳에 이르면 언제가 늘 그렇듯이 넘치기
시작할 것입니다.”을 통해 현대인들의 무한한 욕망에 대한 경고도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