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책 - 그레타 툰베리가 세계 지성들과 함께 쓴 기후위기 교과서
그레타 툰베리 지음, 이순희 옮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감수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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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획한 이 책은 기후위기에 깊이 알고 전체 그림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이드북이다. 기후학자, 지구물리학자, 해양학자, 경제학자, 수학자, 보건 전문가 등 104명의 필진이 모여 그래프와 통계 자료, 연구 결과를 망라해 이 책을 완성했다. 툰베리의 목표는 분명했다. 과학을 기반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후위기를 망라하여 다루는 가장 믿을 만한 안내서를 만들자는 것. 인류의 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과학적 사실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우리에게 아직 미래를 바꿀 기회가 열려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주로 기후과학을 다루고 있고 후반부에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다룬다. 기후위기가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시급한 문제임을 단언하는 과학적 근거들을 담고 있다.

극지는 기후변화 진행 정도를 알려주는 지구상에서 가장 효율적인 조기경보 시스템이나 마찬가지인데, 극지에서는 이미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20년 남극과 북극의 기온이 각각 영상 18.3도, 38도로 최고 기록을 찍었다. 글긴란드 빙상에서는 대규모의 융융이 발생하고 있고 남극에서는 최대 규모의 빙산이 떨어져 나갔다. 지구 온난화가 1.5~2도를 넘으면 남극과 그린란드 두 빙상이 티핑 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고 한다. 이는 해수면 상승을 의미한다. 지구상에는 해수면을 65미터 상승시킬 수 있을만큼 얼음이 있다.

영구동토는 토양과 퇴적물, 오래된 이탄, 암석, 얼음, 유기물질이 섞여 1년 내내 얼어 있는 곳인데, 특히 북극권의 영구동토는 전 세계 토양 탄소의 절반이 묻혀 있다. 이는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상태로 있는 탄소의 약 두배, 메탄의 200배에 이르는 양으로 p.159 ’잠자는 거인‘이다. 지구 온도 상승은 이 거인의 해빙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인위적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만이 시급한 과제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티핑 포인트란 임계점과 같다.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면 작은 변화(이를테면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지구 온도 소폭 상승)만으로도 돌이킬 수 없는 커다란 변화(이를테면 열대우림이 건조한 사막이 되는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지구 시스템의 주요 구성 요소들은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파리 협정이 제시한 최소 목표인 1.5도 또는 2도 온난화가 되면 우리 세계는 얼마나 달라질까? 극한 기상 현상의 발생 확률이 그만큼 증가한다. 폭염은 4배에서 6배, 폭우, 가뭄 또한 2배 내로 증가할 것이다. 4도 온난화가 된다면? 폭염은 9배나 증가해버린다. 이 예측대로라면 머지 않아 2300년 무렵의 지구는 그 어디에도 빙하는 남아 있지 않을 것이며 급격한 해수면 상승으로 최대 7미터까지 상승할 수 있다. 파리 협정에 따라 국가별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했고 각 국제사회의 정책이 하나씩 추가되고 이 약속이 지켜진다면, 심각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

기후 위기의 책임은 정부와 산업, 기업의 관행 고루에게 있다. 우리 개인과 가정의 책임도 빠질 수 없다. 개인의 행동 변화가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해 보여 와닿지 않을 수 있다. 나 또한 그렇다. 이 책에서 말하는 대부분이 거창하게 느껴진다.
소매업체들이 부추기는 친환경 제품들을 사서 쓰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실천일까? 그렇지 않다. 환경을 생각한다고 최신형 테슬라 전기차를 사는 것보다 이미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를 계속 타는 것. 환경을 생각한다는 윤리적 패션으로 불리는 의류를 계속해서 장만하는 것보다 지금 옷장에 있는 옷을 닳을 때까지 입는 것. 한 마디로 계속해서 뭔가를 사들이는 것보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소비주의의 폐해를 인식하고 덜 쓰는 게 핵심이다. 소비자의 선호가 모여 산업계의 관행에 영향을 미칠테니, 개인 행동의 변화가 정부의 기후 대응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후 시스템의 변화는 대부분 선형적으로 일어나지만, 그 영향과 피해는 결코 선형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기후의 작은 변화가 파국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p.99

오늘 온실가스가 대기로 들어가지 않게 하는 비용은 내일 대기에서 온실 가스를 제거하는 비용보다 당연히 적게 든다. p.308

정신분석가 애덤 필립스는 “우리가 삶의 매 순간, 모든 지점에서 과도함을 보인다면, 그것은 감추어진 결핍의 표시다”라고 썼다. (중략) 소비주의와 관련해서 보면, 우리가 숨기고 싶어 하는 결핍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지구 생태계와의 관계를 무시한 탓에 생겨난 것일 수 있다. p.424

“모두 기후 위기에 무관심해” 또는 ”아무것도 나아지는 게 없네“라고 불평해봐야 시스템 변화를 촉진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p.429

기후위기가 실존적 위기임을 직관적인 지표로 쉽게 인식하게 하고 행동방식에 변화를 촉구하는 책이다. 기후위기 관련 현실을 총체적으로 그려보고 싶다면 꼭 한 번 읽어 보길 추천한다.

김영사 서포터즈로 책을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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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음식들 - 우리가 잃어버린 음식과 자연에 관한 이야기
댄 살라디노 지음, 김병화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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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음식들 #댄살라디노 #김병화옮김 #김영사

우리는 균질화된 삶을 살고 있다. 사서 먹는 음식도 예외는 아니다. 얼핏 부모세대 보다 다양한 음식을 먹고 사는 것 같지만 전 세계에 동일한 방식으로 확산되는 똑같은 종류의 ‘다양성’ 안에 살고 있다.
과일로 예를 들어보자. 식물학자들은 배 품종 3000종, 감귤류와 바나나 각 1000종 이상, 사과의 경우 7000종으로 확인한다. 아무도 겪어 보지 못한 기록에 남은 품종이다. 공급 체계가 한 두 가지의 품종으로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단일경작 체제로 20세기 후반에는 소수의 과일 품종만이 세계의 대농장, 과수원을 지배하게 되었다. 사과는 레드 딜리셔스이고, 배는 바틀릿, 바나나는 캐번디시, 감귤류는 발렌시아와 네이블 오렌지다. 과일 육종의 관리는 민영화되어 최고의 품종 개발에만 집중된다. 그 결과 과일시장은 보다 균질화되고 다양성이 사라져버렸다.

저자 댄살라디노는 BBC기자이자 음식저널리스트로 이 책은 10년 넘게 전 세계를 다니며 취재한 결과로 획일화되는 세계에서 사라져가는 음식의 기원과 역사를 되짚으며 이를 지켜내는 일이 왜 중요한지 보여준다. 책에는 잊혀졌거나 존재조차 몰랐던 음식과 동식물들 34가지를 야생, 곡물, 채소, 육류, 해산물, 과일, 치즈, 알코올, 차, 후식 10가지 카테고리로 분화해 소개되어있다. 사라져 간 식재료의 공통된 점은 인위로 인해 급속한 변화를 겪었다는 점이다. 책의 첫 장에는 수렵채집 방식을 고수하여 바오밥나무에서 벌꿀길잡이 새와의 공조로 꿀을 채취하는 하드자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의 터전과 방식은 현대 시스템에 의해 빠르게 침탈 당해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이 단적인 예는 전 세계 생물다양성이 소멸되어가는 과정과 같다. 저자는 믿는다. 우리와 지구에 필요한 식량 시스템은 이런 위기에 처한 음식을 존재하게 하고, 소멸 위기에 내몰지 않는 시스템이라고. 모든 종류의 다양성을 포용해야 한다고. 생물학적, 문화적, 경제적 다양성 그리고 식단의 다양성을 존중할 때 얻는 풍부한 선택지와 같은 혜택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하나의 음식을 잃는 다는 것은, 우리와 세계를 연결해주는 고리를 잃는 것이다. 하나의 음식을 구한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구하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수렵채집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는 자연과의 관계를 되찾음으로써 이익을 얻을수 있어요. (중략)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는 생물다양성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무엇을 먹을지 결정을 내릴 때 부딪히는 자연의 한계를 더 잘 감지할 필요가 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미래 세대의 삶이 거기에 달려있다. 우리는 존재하는 다양성을 인식하는 법을 배워야하고, 그것이 존재하는 줄 알게 되면 그것을 지키는 데도 힘을 보태야 한다.” p.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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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기 전에
김진화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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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인형 길쭉이와 함께 여행을 떠난 아이
여행지에서 늘 함께하던 애착인형 길쭉이를 잃어버린다.
호텔 청소하는 분이 길쭉이를 이불 빨래와 함께 쏙 가져가버린 것.
아이와 엄마는 길쭉이를 찾아 해매고,

세탁기 속에서 물에 흠뻑 젖은 길쭉이는 홀로 늦은 밤
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낯선 길을 걷고 또 걷는다.
그리고 아이와 길쭉이는 공항에서 극적인 재회를 한다.

<여름이 오기 전>에는 20년동안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려온 김진화 작가가 처음으로 글과 그림을 모두 창작한 작품이다. 애착인형과 잠깐의 이별을 한 애닳는 아이의 마음도, 다시 재회한 이야기도 애틋하지만, 맑은 수채화 물감의 빛깔과 투박한 색연필로 표현된 그림도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뜻 밖에도, 아이보다 길쭉이에게 감정이입한다.
길쭉이가 주인공인 한 편의 로드무비를 떠올린다.
낯선 곳에서 낯선 차에 싣고 여기저기를 떠돌다 다시금 주인에 손에 들어온 길쭉이.
내가 모르는 새 길쭉이는 어디에서 무얼 하다 돌아온거니? 무섭진 않았을까?
한 바탕 모험을 하다 돌아온 길쭉이는 어딘가 달라진 것 같다고.

어릴 때 나는 항상 잃어버린 그 인형이 지금쯤 어디를 떠돌까, 걱정에 마음이 사무치곤 했다.
용도를 다 해 자리만 차지하는 인형이 되었어도 차마 버릴 수 없는 그것.

아이가 안식처를 다시 찾아서 참 다행이다. 언젠가 길쭉이가 더는 필요 없어져도,
길쭉이가 주었던 위안과 안녕만큼은 잘 간직한 어른이 되기를.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름다운 그림 책과 함께해서 행복합니다. #뭉끄1기 #문학동네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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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솔로지 - 호모사피엔스가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거의 모든 역사
송준호 지음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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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솔로지 #송준호


사피엔솔로지는 ‘사피엔스(Sapiens)’와 ‘학문(-ology)’을 뜻하는 접미사를 결합해 저자가 창안해낸 단어로, 풀이하면 현생인류에 대한 학문이다. 제목대로 이 책은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처음 지구에 출현하여 진화를 거듭하며 지구의 지배종이 될 때까지의 모든 역사와 지식을 집대성했다. 저자는 과거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통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의학자로서 인간의 본질을 통찰하기 위한 도구로 그 기원을 이해하기로 시작한 여정이 이 책이다.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처음 출현한 호모사피엔스는 마지막 빙하기에 아프리카를 탈출하고 인지혁명을 일으킨다. 두뇌 피질 속에서 자기 성찰 능력과 자전적 기억을 쌓으며 상상력과 언어력을 창발한다. 이 독특한 종은 지능, 혁신 본능, 통제 욕구를 바탕으로 비약적 발전을 이룬다. 다른 형제 종들이 사라지는 마지막 최대 빙하기가 끝나고 간빙기로 땅이 녹자 인류는 신석기 혁명과 함께 농경을 시작한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건 최악의 실수라는 관점도 있지만, 저자는 이를 인간 본성에 가까운 거부할 수 없는 유혹으로 본다. 자연과 동식물을 통제하려는 인간의 본성은 농경 사회를 촉진했고 농경은 도시와 국가를 이루고, 잉여물의 축적을 만들어냄으로써 지배 계급과 권력구조를 탄생시켰다. 이후 산업혁명과 화석 문명을 시작하고, 지구의 기후와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어 오늘날 인류가 살아가는 시대를 새로운 지질시대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바로 ‘인류세(The anthropocene)’이다.

세계 기후변화를 다루는 연구 프로젝트인 국제 지구권-생물권 프로그램의 연구자들은 인간의 활동이 지구 시스템에 어떤 흔적을 남겨 놓았는지 살펴보았다. 그 결과 1950년 기점으로 세계 인구, 각 국가별 총 생산량, 에너지 사용, 등 12개의 사회경제적 지표와 이산화탄소, 오존, 지구 온도, 열대우림 손실, 해양 산성화 등 12개의 지구 시스템에 관한 지표는 마치 무수한 로켓들이 동시에 발사 되는 것처럼 1950년대를 기점으로 일시에 폭증하는 모습이다.

자연의 법칙까지 통제하던 인류는 20세기 들어 원자핵과 전자에까지 통제권이 미쳐 원자폭탄과 통신기기, TV와 라디오를 만들고, 전 세계를 하나의 사고로 엮어 나간다. 21세기 들어서는 유전자를 비롯한 생명 자체에 대한 통제도 시작됐다. 오늘날 사이버-메타버스 시대로 향한 인류는 반세기 동안 전에 없던 기술들을 만들어 1~2년 뒤의 미래도 짐작하기 어려운 시대로 가속 폐달을 밟는 중이다. 그렇다면 호모사피엔스의 미래는 어떠한가?

이제 호모사피엔스는 스스로 이뤄낸 성과의 부작용으로 실존적 위험을 겪고 있다. 현존하는 실존적 위협 중 혁신적 기술이 가장 필요한 분야는 환경과 기후 위기다. 인류는 화석 에너지 시대를 종식하고 대체 에너지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때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우주로 지평을 넓힌다. 아프리카의 한 줌의 작은 집단에서 시작한 인류의 유전자는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려는 강렬한 본능을 지닌 것으로 본다. 저자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SF소설에서 미래를 그려 본다. 지구가 아닌 행성을 찾아 나서는 다중행성종 사람들의 이야기는 비단 소설 속에만 가능한 게 아닐 수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인류 멸종에 대비하여 화성으로 이주하는 계획에 실제 막대한 돈을 쏟고 있다. 그는 인류는 미래에 두 방향으로 갈라질 것이라며 여러 행성으로 분산되거나, 한 행성에 갇혀 결국 멸종을 겪을 것이라 한다. 그의 계획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1,000년 후에도 인류는 계속 존재할 것인가? 아마도 존재하겠지만 더 이상 호모사피엔스로서 존재하지는 않을 수 있다. 1만 년 후에도 인류의 문명은 존재할 것인가? 그것은 답하기 어렵다. 우리는 지구에서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종이지만 그 예측의 시야는 3세대 앞도 안 된다. 우주의 시간에서 인간의 역사는 찰나에 불과하다. 칼 세이건의 유명한 표현에 따르면, 우주의 역사를 1년으로 잡는다면 인류 문명의 역사는 12월 31일, 자정을 앞둔 마지막 10초 동안 번뜩인 불꽃에 불과하다. p.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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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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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죽음을 피하고 싶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부활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디지털 불멸성을 획득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의 제목 <두 번째 인류>란 디지털 클론에 대한 은유다.

우리는 잊고 싶지 않은 욕구가 있다. 그래서 매 순간 기록도 하고 따로 어딘가에 전자매체를 통해서 저장을 하기도 한다. 나의 기억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면 더이상의 나는 아니고 오직 빈껍데기만 남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영혼을 잃어버린다는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깼는데 자신이 여태까지 경험하고 듣고 보고 행동하고 생각하고 말한 것들이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다고 상상해보자. 그래도 우리는 자기 자신일 수 있을까? 여태까지와 같은 성격, 의견, 선호도, 관심사를 유지할 수 있을까? 같은 약점, 결핍, 허점을 갖고 있을 수 있을까? 그럴 수 없을 것이다. 그 모든 기억을 잃으면 우리는 더 이상 아니게 된다. p.124

이러한 공포를 떨치기 위해서 디지털 클론이 등장하였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되살린 ‘대드봇’, 죽은 친구를 스마트폰 앱으로 환생시킨 ‘고 로만’, 자신의 삶, 기억, 생각까지 전부 기록하는 ‘메멕스’ 등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디지털 클론이 원본, 즉 오리지널과 어떻게 다른가? 이전과 같은 영혼을 가졌다고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저자는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사건과 관련된 복원(재건축), ’테세우스의 배‘ 등의 다양한 예를 들었다.

우리가 보는 인간의 진정성이란 결국 영혼이다. 인간 또한 계속해서 변화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심각한 질병, 트라우마, 다른 결정적인 사건으로 인해 우리의 성격은 극단적으로 변할 수있다. 사람들은 대개 예전에 깊이 사랑하던 사람이 극단적으로 바뀐다면 그 사람을 다시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변화하기 전의 근본적인 모습만이 진짜 사람인가? 아니면 변화 후에 나타난 사람 또한 ‘오리지널’로 봐야 할까?
p.303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모가 변하듯이 우리의 사고방식 또한 변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이며 예전의 나와 똑같은 사람이다. 나는 오리지널이다. p.301

더욱이 생각해볼 문제는 디지털 클론의 성장으로 나타는 부수적인 문제이다. 디지털 클론의 말과 행동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디지털 클론을 만든 회사인가? 디지털 클론의 원본이 되는 본인, 고인 또는 유가족인가? 무분별한 디지털 클론의 생산에 따른 사회적 혼란도 해결해야 되는 숙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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