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소리 즐거운 동화 여행 118
김희철 지음, 이소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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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가너무예뻤던책이었다.

환하게피어있는동백꽃과
바다내음풍기는기러기,백합,소라,뻘게,
그리고할아버지와손녀의빙그레웃는모습은
덩달아내마음까지따뜻하게만들었다.

하지만한편으로는
이마와눈가에주름살이가득하고
흰머리와흰수염이군데군데보이는할아버지의모습이
왠지이시대를대표하는
할아버지,아버지의모습같아서
계속바라보고있자니마음이아파왔다.

뻘소리.

'허튼소리'라는의미를가진단어.
편안해보이는그림뒤로제목이왜'뻘소리'일까.
책을읽어야지만비로소알수있는
책제목이의미하는바는'허튼소리'가아닌
'갯뻘의뻘'에서들리는소리임이분명했다.

바다에서사는소라네가족.
소라껍데기에귀를대면파도소리가들리듯
소라모양의소라귀에서도바다의이야기가들린다.
그바다의이야기가'뻘소리'일지도모른다.

맨손어업을하는부모님때문에
어린시절방안에갇혀있어야했던소라.
그게가장안전한것이었기에다른방법은없었다.

눈을감아도귀를막아도들리던
문고리에꽂혀있던숟가락소리는
지금까지도소라의마음을아프게한다.
이것또한'뻘소리'일까.

 

 

 

 

뻘소리_김희철.글/이소영.그림

갯벌이나바다등을방조제로막고
물을빼내육지로만드는간척사업.
분명이로인한편리함과경제적인이득은
당연히기대할수는있겠지만
생태계파괴와어촌의쇠락으로이어지는구조는
당연한결과이다.

 

 

이책의맨손어업을하는소라네가족역시
간척사업의대표적인피해자였다.
뻘받에서하루종일일해먹고살아야하기에
어린소라를방안에가두면서까지도
갯벌에나가일을할수밖에없을만큼처절했던삶.

간척사업으로인해갯벌이파괴되는것을바라보면서
맨손어업을하는소라네가족은
삶의터전을잃고할수있는게아무것도없다.

 

할아버지도치매가찾아오고,
문제가생겨보상까지받을수없게되자
앞이막막하기만한소라네.

 

소라는할아버지가치매에걸리자
자기가어릴적갇혔었던그곳에
똑같이가두고문고리에숟가락을꽂았다.
놀면서도죄책감따위는없었다.

하지만자신을위해스스로숟가락을꽂고
방안에만틀어박혀있는할아버지를보면서
소라는비로소자신의생각이얼마나짧았는지
깨닫게된다.

계속해서밖으로나오지않으려는할아버지.
그런할아버지를오랜만에뻘받으로모시고나가는소라.
신나게뻘받의백합을손질하는할아버지모습을보면서
끝내소라는맨손어업자들임을증명할방법을찾게된다.

 

"밀물지면한량없이반갑지.
소라어미가돌아오니께.
그래야만내도묵을거하나라도얻어묵으니께.
물이들어오지않는다면
무한정잡기만했을거여.
밀물이사람도백합도쉬게해주었던게야."

 

가짜들을가려내기위해나선'백합'.
그들은칼로백합의입을열어야했다.
아무에게나입을열어주지않는
백합의입을여는일은하늘의별따기보다어려웠다.
시커먼해감만가득한가짜들.

맨손어업을했던진짜들의손은거짓말을하지않았다.
거칠고투박한그들의맨손의힘은위대했다.

 

 

"누구보다당신을사랑합니다."
라는꽃말을지닌동백꽃.

비록소라네가족은삶의터전을잃었지만
소중한가족만큼은언제나함께했기때문에
이위기를이겨낼수있었던건아니었나싶다.

끈끈한가족애와손녀와할아버지의사랑이
너무나감동적이고예쁘게잘그려진책이었다.

재미도있고가족애의사랑,
그리고간척사업의장단점에대해서도
자연스럽게접할수있었던책.

이책을읽고나니나역시아버지가보고싶다.

 

<가문비어린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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