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경기문학 3
배수아 지음 / 테오리아 / 201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부터 단편소설은 좋아하지 않았다. 소유하고 있는 소설책 대부분 장편소설이다. 짧게는 2~3권 길게는 10권 이상 되는, 단편소설은 장편소설처럼 한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군상들을 등장시켜 복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기 보다는 특정한 인물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압축해 풀어나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단편소설은 시를 연상시킨다.

 시의 특징이 간결하고 압축적, 상징적이기에 시를 어렵게 여기는 분들이 많다. 단편소설의 특징 또한 시와 유사한 점이 많아 이해라는 측면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경기문학시리즈 세 번째 작품집 배수아작가의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이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 문단에서 그녀의 작품을 이야기할 때 파격적이라는 수식어를 많이 사용한다. 이것은 그만큼 작가가 다양한 실험을 많이 시도한다. 는 것이다. 그래서 대중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런 쉽지 않은 난이도에서도 그녀의 문장에서 묘한 매력을 느낀다. 직접 커피를 만들어 마시는 과정의 묘사, 거울을 보며 면도하는 과정의 묘사 등을 읽다 보면 쉽사리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주인공이 남성이지만 여성의 섬세함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작품만의 특징이다.

 [영국식 뒷마당] 뇌수막염에 걸린 할머니의 여동생 경희의 책 읽는 목소리가 반복되지만 결코 지루하지가 않다. 묘한 리듬감으로 가슴속에 파고든다. 자기 안의 갇힌 세계를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경희나 우리 자신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우리 자신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 내 생각에, 나는 영국식 뒷마당에서 그네를 타고 놀았어. 뭐라고요 나는 이해하지 못하면서 물었다. > < 내 생각에, 너도 그렇게 될거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