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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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은 냉철해야 한다. 모든 인간의 감정을 끊고 오직 환자의 병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환자의 몸을 치료할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이 개입되는 순간 그 치료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의사들은 자기 가족의 수술을 잘 맡지 않는다. (개인적인 추측) 그렇다면 부검의들은 어떤 의사들이 신청할까? 인간의 감정을 끊지 못한 인간적인 연민을 많이 가진 의사들이 맡지 않을까? 보통 시체라고 하면 그 죽음이 분명하지 않은 억울함이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죽음에 억울함이 없게 무슨 이유로 죽었는지 알지 못하는 그들 죽음에 대한 원인을 밝혀내는 것 그것은 안타까운 마음을 가진 이만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억울함을 풀고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그런 존재가 부검의들이 아닐까? 그렇다고 대부분의 의사들이 비인간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명감을 가진 존재가 의사이다. 요즈음 보면 돈과 명예에 팔린 존재가 없지는 않지만…….

 [시체 읽는 남자]라는 책을 처음 접할 때 거부감이 있었다. 제목이 너무 직설적이라 잔인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상당한 재미를 읽는 이에게 주는 소설이었다.

 13세기 중국 송나라 유교문화의 정점에 선 시대영향으로 주검에 대한 해부나 외과적 의술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시대에 과학적인 수사방법과 검시법의 체계화를 통해 억울한 죽음이 없는 명판결로 이름이 높았던 송자를 주인공으로 한 역사추리소설이다.

주인공 송자는 의사는 아니지만 인간에 대한 연민을 가진 훌륭한 법의학자라고 할 수 있다. 억울한 죽음이 없게 자기가 접한 모든 죽음에 대해 세심하게 검시를 한다. 그는 가난한 시절 수 많은 어려움을 슬기롭게 견뎌내며 오직 훌륭한 법의학자가 되고자 노력한다. 그것이 억울하게 죽은 부모님, , 막내 동생 그리고 끝까지 자기를 믿어 준 스승 밍교수에 대한 도리라고 믿는다.

역사소설은 시대적 상황이나 배경을 설명하다 보면 자칫 자기 함정 지루함에 빠져들 수 있다. 이런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추리요소를 접목시켜 속도감있는 글 전개를 통해 독자들의 흥미를 이끌어 냈다. 한 때 미국과학수사드라마 CSI가 유행했었는데 결코 그 드라마보다 못하지 않음을 독자들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수사관은 반드시 審之又心하고 現場堪驗해야 한다. 라는 글을 보며 송자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보게 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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