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삼킨 소년 - 제37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 수상작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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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삼킨 소년]을 읽는 동안 이십 년 전 개그맨 전유성이 발간한 [조금만 비겁하면 인생이 즐겁다]라는 책이 생각났다.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애들을 보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평소 갈고 닦은 실력으로 단숨에 아이들을 휘어 잡았을 때 당신은 나이 처먹고 애들을 때리다니 정신차려라 정신 라는 말을 들을 것이다. 아니면 기세 좋게 나섰다.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그 나이 먹고 애들에게 맞고 다니냐? 병신이라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어른들은 어지간한 일에는 귀 막고 눈 감고 산다

 요즈음은 뜸하지만 한동안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로 우리사회가 시끄러웠다. 이런 무관심들이 학원문제를 발생시켰지 않았을까? 물론 좀더 근본적인 원인들은 있겠지만 분명 중요한 원인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침묵을 삼킨 소년]의 주인공 요시나가의 아들 쓰바사는 열네 살 어린 나이에 친한 친구 요토를 살해하여 언론을 떠들썩하게 장식한다. 아버지 요시나가와 어린이 소송 전문 변호사 간자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쓰바사는 그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침묵만을 지킨다. 이혼 후 회사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들 쓰바사와의 관계를 소홀히 했던 요시나가는 살해 전날 걸려왔던 쓰바사의 전화를 외면한 죄책감에 어떡하든 아들의 살해동기를 밝혀 쓰바사의 갱생에 힘을 보태려고 한다. 이런 와중 평소 친했다고 생각했던 요토와 그의 친구들의 행동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며 쓰바사의 살해동기를 알게 된다. 하지만 학교폭력이 살인의 정당성이 될 수 없기에 2년동안 소년원 생활을 하게 된다.

 요토에 의해 마음이 죽어버린 쓰바사, 그는 절규한다. 마음을 죽이는 것과 몸을 죽이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나쁘냐고? 당신은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을까?  

 읽는 내내 마음이 참으로 무거웠다. 그리고 반성을 하게 된다. 조금만 세심하게 아이에게 신경을 기울였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을 지금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내 아이가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심히 흘려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냉혹한 사회에 발가벗겨진 채 놓인 쓰바사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물음에 대한 답은 결국 믿음을 놓지 않는 것 아닐까? 가족의 믿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믿음까지

 지금 당신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면 읽어 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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