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스며든 오래된 장소,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엄시연 글.그림 / 팜파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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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에서 가장 바쁘게 살아가는 나라의 국민이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닐까?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잠시 퍼질러 앉아 밥을 물에 말아 후루룩 마시고 다시 일을 시작하는 그렇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한 나라가 되었다. 엄청나게 높은 건물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대한민국 세계 많은 나라가 부러워하는 나라 그렇지만 우리들은 빠른 물질문명을 이루었지만 그와 비례하여 많은 것을 잃어버린 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추억, 그리움이다. 어릴 적 친구들과 숨바꼭질놀이 하던 골목길, 더운 여름철이면 친구들과 멱감던 개천, 과일서리의 추억이 남아있던 과수원, 거머리가 무서워 발도 담그지 않았던 논, 모든 것이 사라지고 지금은 회색 빛 콘크리트건물만, 검은 색 아스팔트만 두 눈을 가득 메우고 있다. 과거 추억의 그 모든 것들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슬프게도…… 그래서 우리들은 추억의 장소들을 그리워하며 산다. 다시는 그 시절로 되돌아 갈 수 없기에

 [이야기가 스며든 오래된 장소, 스케치북 들고 떠나는 시간여행] 상당히 긴 제목이다. 이 책의 저자 엄시연작가도 이 마음이었을까? 지금은 사라져 버린 할머니와의 추억이 서린 그 골목 그 논, 밭이 그리웠을까? 더 많이 사라지기 전 그 장소, 그 그리움을 그림과 글로 남기고 싶어 시작한 작업이 소중한 결실을 맺었다. 먹고 살기 위해 모든 것을 내팽개친 채 살아 온 우리 다시 그 시간으로 글과 그림으로나마 돌아갈 수 있음에 참으로 감사하다.

 책의 구성은 종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공간- 오래된 공간 그곳에서 전설이 된 사람들, 둘째 공간-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아 고마운 그곳 100년 가게, 셋째 공간- 한 공간에서 전혀 다른 과거와 현재가 만나다, 반전장소 세공간 중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공간이 없다. 그 아련함이 답답한 속을 펑 뚫어주는 청량제가 된다.

 해외 여행이 자유로운 현대, 유럽의 그 고풍스러움에 많은 감탄을 하고 부러운 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한다. 한편으로 우리나라에는 왜 이런 옛스러움을 간직한 곳이 없을까? 의문을 표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에 아니다.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우리가 찾지 않고 관심도 두지 않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찾아 보면 의외로 숨겨 진 보물 같은 곳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이런 계기를 만들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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