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 베이비 미루 - 정착지 찾아 떠난 미루네 가족 여행이야기
최승연 글.사진 / 피그마리온(Pygmalion)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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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들의 DNA속에는 유목민들의 유전자가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류가 탄생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식량을 얻기 위해 한편으로는 생명의 안전을 보장 받기 위해 끊임없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생겼으리라 짐작해 본다. 그런 인류가 농업혁명 이후로 식량의 안정적 확보와 집단의 힘으로 외부 위협으로부터 방어능력의 향상으로 정착생활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의 DNA속에 흐르는 유목민의 유전자로 인해 언제나 세상 밖으로 떠나고 싶어한다. 어린시절 소풍이나 여행을 떠나기 전 날 그 설렘으로 밤잠을 설친 기억을 모두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노마드 베이비 미루]는 이런 인간의 유전자에 불을 지르는 이야기책이다. 지금 당장 배낭을 꾸리고 낯선 길을 찾아 나서야 할 것 같다. 지은이 또한 이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단순히 유목민적인 삶을 살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흔 살에 얻은 소중한 아이 미루와 사랑하는 남편 카밀과 함께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이웃과 즐겁게 소통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고 누리는 삶을 살수 있는 그런 공간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사고로 인해 우리 부모들의 공통된 마음이 불안한 대한민국을 떠나 안전한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는 것이다. 당시 세월호 사고로 자식을 잃은 한 아버지의 인터뷰가 생각이 난다. 큰 아이가 학교를 졸업하면 이 나라를 떠날 것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황금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판을 치는 세상에 편안하고 안전한 곳이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책속에 나오는 작은 시골마을 천진한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그곳이 안전하고 평온한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아이를 안고 세상의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정착할 곳을 찾는 부모의 모습이 철없는 재롱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생각과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최고 최상의 삶을 누리려는 미루가족의 노력이 부러워 지는 마음 또한 생기는 것 같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해 가는 동안 인간들은 정신적 질병을 달고 산다. 그런 삶을 탈피해 건강한 문화 건강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분들에게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곳 저곳 다니는 동안 아프지 않고 또한 미루의 해맑은 웃음이 언제까지나 이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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