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친 결혼을 해버렸다 - 폭발하는 갈등 앞에 부부를 통하게 만드는 욕구의 심리학
김성은 지음 / 팜파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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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고 싶지만 부지런한 아내에 의해 잠에서 깬다.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미뤄 두었던 빨래를 한다. 결혼 한 이후 저녁 설거지와 내 옷은 내 손으로 직접 빨았다. 물론

세탁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세탁기는 탈수할 때만 잠시 사용한다. 그리고 점심을 간단히 먹고 쉬는 틈에 책 좀 읽고..

아이들이 저녁을 국수로 먹자고 한다. 그 소리에 나의 얼굴은 굳어진다. 국수 간단한 것 같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태산처럼 쌓이는 설거지 그릇을 생각하니 얼굴이 굳어질 수 밖에

 설거지 하는 동안 아내의 잔소리가 여지없이 따라붙는다.

깨끗한 그릇 먼저 씻어 헹구고, 그 다음 기름 묻은 그릇을 씻어야지 몇 번을 말해

 줘도 왜 몰라

그렇게 잘 하면 네가 설거지를 하든가한마디 해 주고 아내의 잔소리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내 방식대로 전부 세제를 묻힌 후에 헹구기 시작한다. 그렇게 헹굼을 하다 갑자기 짜증이 확 솟는다. 내가 설거지 하고 빨래나 하려고 결혼했나? 수세미를 던져 버리고 싶어진다.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아내도 나와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이왕 하는 것 즐거운 마음으로 하자며 마음을 가라 앉힌다.

예전 어른들은 남자 아이들이 부엌 근처를 얼씬거리면 남자가 부엌을 들락거리면 고추 떨어진다며 부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모든 부엌일은 여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것은 옛날에는 가능했다. 여자들의 삶의 공간을 집, 가정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여성들이 집과 가정을 벗어나 사회에서 전문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인식의 차이가 부부갈등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남편과 똑같이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이라고 돌아오면 아내로써 집안일까지 다해야 하는 현실이 알게 모르게 갈등의 싹을 틔우는 것이다. 여기다 시댁 식구와의 갈등, 자녀 양육에 대한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마침내 폭발하게 된다. 이것이 이혼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김성은 한국아동상담센터 부소장의 나는 미친 결혼을 해버렸다는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부부, 가족상담을 진행해오는 과정에서 만났던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부부갈등이 일어나는 원인들을 밝혀주고 해결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 져야 하는가를 친절하게 안내 해 줍니다. 그리고 이런 일그러진 관계를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 알려줍니다.

갈등은 상대방이 노력해 주길 기다리다가 생기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갈등 봉합을 위한 노력은 상대방의 노력을 기대하지 않고 나부터 잘하자가 현실적인 팁입니다.”(235페이지) 비단 부부관계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과의 관계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나부터 먼저 변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관계가 개선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을수록 정말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단순히 부부갈등이 부부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갈등과정에서 상대방에게 폭언과 폭행이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자라는 아이가 어떤 사람 어떤 남편, 어떤 아내가 될 것 인지 결정되어 지는 것 같아 나의 행동이 조심스러워 진다. 나는 아이에게 어떤 아버지로 비춰 질까? 오늘 아내를 대하는 아니 아이를 대하는 나의 행동, , 태도가 더욱 조심스러워 진다. 지금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문제의 근원이 가정 내 부부간의 갈등이라고 생각하면 사회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갈등을 하나 하나 해결해 나간다면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가능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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