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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소설 무 1 - 신이 선택한 아이
문성실 지음 / 달빛정원 / 2016년 2월
평점 :
학교 졸업 후 서울에서 잠시 직장생활을 하고 계속 형의 일을
도왔다. 1990년대 말 형의 사업실패로 인해 나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밤, 낯으로 쉴 틈 없이 하루 세,네시간의
잠만 자고 일을 했다. 그렇게 삶에 아무런 희망도 갖지 못 한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냈다. 그런 불안한 생활 나에게 작은 위안이 된 것은 판타지소설이었다. 그전까지
잡서라고 외면해 왔었는데 삶이 불안하니 무거운 주제의 책들에게는 손길이 가지 않았다. 물론 집사람 말처럼
위안이 아니라 현실도피 그 이상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나 자신 많은 위안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런
와중에 만난 문성실작가의 “신비소설 巫”라는 판타지 소설을 만나니 무척 반가운
마음에 단숨에 읽었다. 무속을 바탕으로 한 퇴마 계열의 소설이라 더욱 반가웠다. 한 때 이우혁의 소설 “퇴마록’이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비록 실패하긴 했지만 영화까지 만들어 졌다. “퇴마록”은 도교, 불교, 카톨릭, 밀교등 다양한 사상에 바탕을 둔 판타지소설이다. “신비소설 巫”는 우리들에게 친숙한 무속신앙에 바탕을 둔 판타지 소설이다.
무속신앙은 그
기원을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민족과 함께 해 왔음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와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구한 말 서양의 기독교 문화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부터 비과학이니, 미신이니 하면서 배척당하고 멸시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걔네
집은 산속 깊이 있어요. 귀신이 나오는 숲이라 아무도 안 다녀요. 길이
없어서 숲에 들어가면 나올 수도 없대요.’ (19P) 김 동리의 소설 무녀도 에서 처럼 많은 갈등이
일어났고 지금도 갈등이 계속 되고 있다. 그래서 무속신앙에 바탕을 둔 판타지 소설이라서 그 감동이 더욱
더하다. 원래 이 소설은 10여년전 인터넷에 연재되다 중단
된 소설이다. 당시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어떤 사정으로 인해 중단되어 이 소설을 좋아했던 독자들의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완간까지 나오게 된다니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좋다. 상당히 많은 분량의 소설로 알고 있어 첫 권을 읽고 전체적인 글을 알 수는 없지만
구성이 잘 짜인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퇴마록”이 워낙 명성이 높아 한때 그 아류작이라는 비판도 받기도 했으나 “퇴마록”과는 달리 무속신앙이라는 독특함과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잘 해서 나름의 독창성을 지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지금 컴퓨터그래픽기술이 아주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어 져도 꽤 흥미로울 것 같기도 하다. 빨리 후속 편들을 만나 읽어 봐야겠다. 한동안 판타지 소설을 외면해
왔는데 이 책을 계기로 다시 읽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