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박민형 지음 / 예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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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팔순을 갓 넘긴 아버지는 종종 남들은 피죽도 못 먹고 살 때 나는 쌀밥을 먹었다.” 고 말씀하신다. 8형제의 막내로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기는 했지만 큰 어려움없이 자랐다. 중학교때부터 오토바이를 타고 당구장도 들락날락하며 동네 한량처럼 살았다. 결혼해서도 달라진게 없어 집안 살림은 당연 어머니의 몫이었다. 물려주려고 했던 수천평되는 땅도 마다하고 달랑 맨몸으로 나와 어머니의 고생은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 게다가 세 차례나 보증을 잘못써 빚 갚기에 항상 허덕였다. 그렇다고 자식들이 기쁨을 주길하나.....

박민형작가의 신작 [어머니]를 만나니 고생만 하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안쓰러운 마음이 겹쳐진다.

효심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친구의 식당, 편의점 일을 도우며 홀로 삼남매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낸다. 세상일이 그렇듯 불행은 가난한자들의 몫이다. 그렇게 고생하며 삼남매를 다 분가시켜 조금은 편해질듯하지만 뇌출혈이라는 병이 찾아온다. 자식들 다 짝을 만나 가정을 꾸려 살지만 고만고만한 살림살이에 선뜻 어머니의 병수발에 나서기는 쉽지가 않다. 평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일어난다면 자신이 어머니를 잘 보살피리라 생각한다. 막상 그런 일이 닥치면 어쩔 수 없이 망설임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 가난한 자들의 숙명이다. 박민형작가의 [어머니]에서도 어머니의 재활과정에서 자식들간 이런 갈등이 잘 드러나 있다. 사실 이런 갈등은 같은 주제를 다룬 여타의 드라마나 작품들에서도 많이 나오는 진부한 소재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가족간의 갈등의 해결이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이나 양보가 아닌 어머니의 홀로 당당하게 서려고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해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효심이 상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산행을 결심하고 실행하는 모습과 상길에게 치킨집이 어려울 때 자신에게 빌려 간(?) 일억원을 갚아라는 효도계약서에 사인하게 하는 것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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