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깡이 특서 청소년문학 5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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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깡이

 

가끔 어린시절을 되돌아 본다. 당시 벌써 반 상설화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5일장의 여운이 여전히 남아있는 시장통 한복판이 내 살던 곳이다. 5일마다 장날이 되면 시장안은 파는 사람 사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여느 아이처럼 우리들은 시장통을 누비는 못말리는 개구쟁이였다. 생각하면 그리운 추억이다. 이런 추억과는 달리 아픈 기억들도 많다. 우리 집은 아버지의 몇 번이나 잘못된 대출보증으로 언제나 빚에 쪼들린 상태였다.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이 빚을 갚기 위해 온갖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만 했다. 그런 어린시절의 추억을 기억나게 하는 소설 한정기 작가의 [깡깡이]를 만나보자.

사는 지역은 달라도 가난한 자들의 팍팍한 삶은 별 차이가 없다. 작가는 현실과 과거를 넘나들며 성장기 자신의 삶을 가감없이 진솔하게 적고 있다. 아버지의 부재(?)는 필연코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한다. 그 희생은 어머니들의 몫일수 밖에 없다.

지금 우리들이 산업화에 성공해 세계속의 당당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그런 어머니들의 굳건한 버팀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비록 지금 요양원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지만.....

배들은 일정시간 바다를 운행하면 이곳 저곳에 녹이 슬고 따개비들이 배에 붙게 된다. 주기적으로 녹과 따개비등을 털어내지 않으면 배의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때 녹이나 따개비를 털어내기 위한 망치질 소리가 깡깡 울린다고 해서 깡깡이일이라고 불렀다. 빚에 쪼들려 어쩔 수 없이 어머니는 깡깡이일을 하러 나가고 맏딸 정은은 중학교 진학도 미룬 채 어린 동생을 돌봐야 하는 아픈 기억들이 이어진다.

이른 아침부터 온 동네를 울리는 깡깡이소리는 가정을 책임져야 했던 어린시절의 안타까운 기억을 털어내는 소리가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내 삶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그런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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