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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섬 - 여기는 우포입니다
정봉채 지음 / 몽트 / 2019년 12월
평점 :
내 마음의 섬 여기는 우포입니다.
대학에 입학해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술과 당구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다. 그 때 눈에 들어 온 것이 카메라였다. 카메라의 명작 니콘 FM2 잔고장이 없어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다는 학내 언론사에 사진기자로 있는 동기의 말에 겨울방학때 공사장으로 직행했다. 당시 대학등록금만큼 비쌌기에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그렇게 한달 꼬박 일해서 손에 쥔 거금 60만원, 그런데 아버지께서 일본가는 친구에게 부탁해 카메라를 구입해 오셨다. 거금 60만원과 맞바꾼 캐논 EOS시리즈 자동촛점에 모터드라이브가 내장돼 연속촬영이 가능한 최신상품, 언론사에 있는 동기들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두 마리토끼를 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정봉채 사진작가의 [내 마음의 섬 여기는 우포입니다.]는 대학시절 카메라에 얽힌 추억을 되살려주는 멋진 책이다. 두께가 얇은 아쉬움이 있지만 양보다 질이 대세인 사회에 살고 있기에 정성이 가득 담긴 한편 한편의 사진과 글은 그 아쉬움을 충분히 달랠 수 있다.
아침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 있는 우포에 고기잡는 작은 배와 어부는 그 어떤 산수화와 비교해도 감동의 깊이가 깊음을 알 수 있다. 바쁜 일상의 현대인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자신의 원하는 멋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보존할 가치가 있는 소중한 자연환경을 훼손해 버린 어는 유명한 사진작가와는 달리 있는 자연을 그대로 앵글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더욱 큰 감동을 느끼게 된다. 노자의 말처럼 꾸며진 아름다움은 악하다고 했듯이 최고의 아름다움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임을 [내 마음의 섬 여기는 우포입니다]에서 느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