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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트로모 1
조지프 콘래드 지음, 조미나 옮김 / 누멘 / 201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노스트로모
언제부터인가 책을 읽을 때 이상한 버릇이 생겼다. 책 내용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 탈자, 띄워쓰기가 틀리지 않았나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내용이 중요하지 그런 형식적인 요소에 뭘 그리 집착하는가? 라고 힐난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중해서 책을 읽는데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형식도 중요하지 않을까? 이것도 병이라면 병이랄까?
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영문학 작가로 평가받는 조셉 콘라드의 소설 [노스트라모]를 읽기 시작했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러 곳에서 오, 탈자가 눈에 띄어 글을 읽는 흐름이 방해 받았다. 교정을 보시는 분들의 노고야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조셉 콘라드의 대부분 소설은 그의 항해 경험을 기반으로 한 해양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노스트로모]는 이와는 달리 최초의 정치요소를 다룬 정치소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바다라는 터전은 이 소설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가상의 나라 코스타구아나의 술라코시의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주인공 노스트라모-카스타파 데 카르가도레스-가 도덕적이고 순수한 영혼에서 세속적인 욕망의 화신으로 타락해 가는 과정에서 바다는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껏 그를 지탱해 왔던 허영심이 반란자 몬테로에 의해 믿고 의지해 왔던 기반이 모두 사라져 버려 그동안 자신이 쓰고 있던 가면을 벗고 인간의 본능에 잠식되어 가는 모습을 잘 그려주고 있다.
보통 우리들은 인간의 진실하고 도덕적인 모습을 추앙하지만 희망이 사라지고 나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런 불안과 절망의 시간에서 도덕성 회복은 어떤 과정을 거쳐 되살릴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20세기 초에 쓰여 진 이야기이지만 오늘 우리들의 현실에 비춰도 낯설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