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만 버텨봅시다
정안나 지음, 안희원 그림 / 마음의숲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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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만 버텨봅시다.

 

10때 나의 책읽기는 거의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었다. 어릴 적 만화를 좋아해서 만화방을 들락거리다 덩달아 만난 책들이 김홍신의 인간시장과 같은 종류의 책이었다. 지금처럼 도서관문화가 활성화되지 못한 시골이어서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만화방이었고 만화방에서 접할 수 있는 책이란 그렇고 그렇다는 걸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20, 30때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책읽기가 중심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멀리하게 되고 잔잔한 일상의 삶을 노래하는 책들에 관심이 간다. 그러나 긴 세월의 습관이 남아있어 선뜻 손을 내밀기란 쉽지 않다. 정 안나 작가의 [이번 달만 버텨봅시다]는 이런 상황에서 만났다.

치열한 직장생활속에서 이제껏 마음속에 눌러 놓았던 일상의 소중한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풀어 놓은 책이다. 처음 직장을 구하고 그 직장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얼마나 힘겨운가? 매일 매일이 긴장의 연속이다. 실수하면 어쩌지,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렇다고 경험이 쌓여 내 주장을 당당하게 펼칠 수 있는가? 그렇지도 않은게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그렇게 힘든 직장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 엄마와 함께 시작하게 된 작은 식당 평소 엄마의 요리솜씨만 믿고 시작한 식당, 뒤죽박죽 실수의 연발, 밥 한끼만이라도 따뜻한 집 밥을 먹이고 싶어 하는 우리 어머니의 마음으로 시작한 식당, 그 삶속에서 느낀 감정들이 지난 날 내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번 달만 버텨봅시다]는 평소 내가 읽고 느껴보고 싶었던 따뜻함이 잘 배어있다. 지금 우리들의 현실은 얼마나 치열한가? 낙오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하는 삶이 아닌가? 자기와의 타인과의 끊임없는 싸움 지치고 지치고 주저앉고 싶은 현실,

일상의 따뜻함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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