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류근 지음 / 해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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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

 

지금은 읽지 않지만 지난 십여년간 판타지 소설을 하루도 빠짐없이 두, 세권씩 읽었다. 이렇게 많이 읽다보니 나름의 원칙이 생겼다. 말장난하는 책은 읽지 않는다. 판타지 소설이 어린 친구들을 중심으로 많이 유행을 하다 보니 나이 어린 친구들의 작품이 종종 발간된다. 그런 이야기들에는 어김없이 지금 아이들에게 유행하는 말투들이 많이 등장한다. 어린 친구들은 재미있게 읽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거부감을 느낀다.

류근 시인의 [함부로 사랑에 속아주는 버릇]을 처음 접했을 때 몹시 불편함을 느꼈다. 매 글의 끝부분에 등장하는 비속어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자꾸 맥이 끊어 졌기 때문이다. 평소 글은 글다워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쉽게 마음을 열 수가 없었다. (어떤 글이 글다운가라는 질문은 그냥 읏지요.) 하지만 페이지를 더할수록 거북스러운 마음보다는 친근함이 느껴졌다. 작가의 진심이 담긴 욕설이 주는 묘한 쾌감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들이 종종 뉴스시간에 욕쟁이 할머니식당에 사람들이 할머니에게 욕을 들을 줄 알면서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은 팍팍한 삶의 현장에서 할머니의 격의 없는 욕 한마디에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기 위함이다. 류근시인의 글의 끝에서 만나는 욕이 그런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욕설이 주는 묘한 쾌감은 개인적 분노를 담아서는 생기지 않는다. 불쾌감을 줄 뿐이다. 하지만 사회적 분노를 그 속에 담았을 때 그런 쾌감이 가능하다. 류근 시인의 글들은 평범한 개인적 일상을 담은 것 같지만 그 속에는 사회적 분노가 담겨있다. 그래서 그의 글에서 그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오늘 나도 조낸 시바다 느껴지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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