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의 ‘371’은 수인번호가 아니라 사진 원판 보존번호(이하 ‘보존번호’로 줄임)이다.

조선감옥령시행규칙朝鮮監獄令施行規則(1912. 3 總令34호)
제18조 입감자에게 번호를 부여하고 재감 중 그 번호표를 상의 옷깃(襟) 또는 흉부에 부착하게 한다.
제20조 전옥典獄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는 입감자를 촬영할 수 있다. 재감자에 대해서도 같다.

이상을 정리해보면 첫째, 삼일운동 참여자 수감 사진에서 수인번호는 수인복에 부착된 번호이며, 보존번호는 사진 원판 뒷면에 쓰인 번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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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식별을 위해 임시로 옷에 붙인 것이다. 둘째, 보존번호는 자료군 전체로 볼 때 ‘순서대로’ 부여된 것인지는 몰라도 삼일운동 참여자 사진의 경우는 순서대로가 아니다. 그렇지만 대체로 같은 사건별로 연속하여 부여되었다. 단체사진이라면 사진 속 인물에 연속하는 보존번호가 부여되었다.

유관순의 사진은 보존번호가 연속하지만(369~371), 세 사람의 사진을 모아 보면 사진의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 더욱이 어윤희의 수감 사진에 쓰인 대로라면 4월 1일에 찍었다는 건데, 그날 유관순은 충남 갈전면 병천리 아우내 장터에서 만세시위를 하였다. 같이 찍은 사진이 아니다. 후대에 보존번호를 부여하면서 여성 참여자의 사진 일부를 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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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자본주의의 흐름은 한마디로 말해 ‘복지국가’나 ‘큰 정부’와 함께한 것

자본주의의 현실에서 ‘신자유주의’의 극단적 주장이 실현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것

국가가 직면하는 막대한 재정 적자는 심각한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떤 문명국이든 국민에게 "건전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을 영위할 권리"(일본국 헌법 제25조)를 보장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장차 선진국에서 마르크스적 사회주의·공산주의가 실현될 가능성은 한없이 제로에 가깝다.

타인의 불행이나 슬픔을 조금이라도 자신의 문제인 양 공감할 수 있는, 조금이라도 공감하려고 드는 지성과 정신의 기본적 자세가 중요하다.

의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은 인류가 아는 ‘상대적으로’ 가장 좋은 제도이기는 하지만 결코 완전무결하지는 않으며 하나같이 큰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고전’ 속 사상가들은 가르쳐준다. ‘고전’의 독자인 우리들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완전무결하지 않다는 것을 배움으로써 오히려 ‘자유’로워질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것이라도 특정 ‘고전’의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를 절대화하고 그것에 기초하는 일원적 사회변혁을 시도한다면 우리는 ‘자유’를 잃을 것이다. 거꾸로 말해 ‘고전’은 현대인에게 계속해 읽힘으로써 오랜 생명력을 얻고 현실 사회의 경험적 비판과 개량을 시도하는 가운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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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알려지지 않은 미국 400년 계급사 - 미국 백인 민중사
낸시 아이젠버그 지음, 강혜정 옮김 / 살림 / 2020년 5월
평점 :
판매중지


종이책이라면 역시 벽돌책. 검증과 사실을 위하여 극한의 노력으로 쓴 책. 미국이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은 이 책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을 듯. 아니 꼭 이 나라만이 평등하다고 믿는 사람은 없으니 여전한 계급사회인 곳은 이 지구상에 매우 많다는 사실에 근거한 이해를 바탕으로 쓴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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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근대 자유주의의 지적 전통에는 두 개의 이질적 흐름이 있다. 하나는 로크, 흄 등의 ‘자유주의·개인주의’의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루소, 벤담으로 대표되는 ‘민주주의·평등주의·사회주의’의 흐름이다.

① 경제적 자유주의의 성공이 코브덴 같은 신흥 자본가층의 부를 증대시켜 자유주의와 평등주의가 일치한다고 생각된 것, ② 자유방임 이데올로기의 단순성과 평이함이 일반 대중의 지지를 얻기 쉬웠던 것, 그리고 ③ 이 단순한 이데올로기를 비판해야 할 지적 세력 특히 역사주의(보호주의)와 마르크스 사회주의가 학문적 무력함 탓에 유효한 비판을 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유주의의 본류가 루소나 벤담 등의 평등주의나 민주주의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에 최대의 가치를 부여하는 흄 등의 개인주의에 있다고 명확히 주장한다.

단적으로 말해 케인스는 벤담 이후의 19세기 영국 자유주의가 18세기의 진정한 자유주의 정신을 망각한 것을 비난하고 있는 데 비해 하이에크는 18세기, 19세기의 구별과 무관하게 영국의 ‘참된 개인주의’와 대륙의 ‘거짓된 개인주의’를 대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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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이 하고 싶었던 말

"임무라니, 테레자, 그건 다 헛소리야. 내게 임무란 없어. 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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