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하얼빈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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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식 아니 한국어로 쓴 글인데 매우 어색한 명사와 명사를 연결한 문장에 거북살스럽고 현장 취재한 기사 같아서 어색했음. 그나마 안중근이어서 사서 읽었고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나 평소 두 편 읽은 느낌은 별 3개 정도면 충분한 글력을 지닌 분같음. 다만 안중근이란 점에 글을 읽었다는 점에 스스로 위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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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선고를 받고 사흘 후에 안중근은 항소를 포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관의 논고와 변호사의 변론을 들으면서 안중근은 항소는 쓸데없는 짓이 될 것임을 알았다. 이 세상의 배운 자들이 구사하는 지배적 언어는 헛되고 또 헛되었지만 말쑥한 논리를 갖추어서 세상의 질서를 이루고 있었다. 검찰관과 변호사는 한나절씩 번갈아가며 길게 말했다. 신문기자들이 그 말들을 받아 적고 있었다. 안중근은 그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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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군수와 서생들 중에서 힘 쓰는 자들이 사죄단, 위문단을 구성해서 일본으로 가면서 그 여행 비용을 주민들에게 걷었다. 발 빠른 자들이 모여서 이토의 죽음을 사죄하러 일본에 가려고 13도 인민 도일渡日 대표단을 결성했다. - P196

이토가 죽었다는 사실을 안중근에게 알려주면, 안중근은 자신의 목숨에 대한 희망을 단념함으로써 더욱 완강하게 정치적 신념에 의한 살인임을 주장할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면 안중근을 처형하더라도 제국의 문명적 위상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 P205

미조부치는 위태로운 함정을 느꼈다. 안중근은 ‘코레아’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토를 쏘았고 세계 공통어 ‘후라’로 만세를 외쳤다. 미조부치는 ‘후라’가 어느 나라 말인지 알지 못했지만, 안중근이 범행 전에 이미 ‘후라’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틀림없었다. 안중근의 정치성은 이토와 코레아와 세계 공통어 ‘후라’를 그의 한 몸의 리듬으로 연결시키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을 거쳐서 대련에 닿는 철도를 따라서 전개되고 있었다. 세계 공통어 ‘후라’는 말해지지 않은 많은 말을 내장하고 있었다. 미조부치는 ‘후라’의 배후를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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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적 진실이자 사법 정의인 정답과 채점자가 정답으로 처리하는 답이 달라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 비로소 진짜 검사인지 여부가 판가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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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호주의, 곧 주권, 보호, 통제라는 진보주의 서사narrative는 현재경 속에서 나아갈 길을 제공한다. 이 같은 전망은 정치적 결정에참여하려는 대중의 바람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재앙적 위험의 시대에사람들의 공포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보호주의는 특히 이런 위기와긴축 국면과 관련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보호 기능을 아우른다. 이같은 보호는 수년간의 긴축과 민영화로 인해 황폐화된 보건과 복지를 보호하는 일에서 탄소배출로 인해 위협받는 환경을 복원하는 일에 이르며, 디지털 자본주의의 ‘추출적extractivist‘ 경향에 맞서 지역경제 생태계를 수호하는 일에서 질병, 경제적 불안정, 고립과 배제로부터 모든 시민을 보호하는 일에 이른다. 보호주의는 재정확대와 재분배를 추구할 필요뿐만 아니라, 1980년대의 패배 이후 중단된 채 버려 - P27

진 국유화, 유도계획indicative planning, 노동자의 기업 거버넌스 참여같은 사회주의 개념의 생명을 연장할 필요 또한 시사한다. 진보는 사회의 보호와 재생산을 보장할 핵심적인 지원구조를 복원하고 강화할필요와 관련해 팬데믹이 가져다준 교훈을 배울 필요가 있다. 특히, 보건의료, 배달, 위생관리분야 등의 노동자들이 사회에 필수적으로 공헌한다는 사실에 비춰 임금을 인상하고 급여 불평등을 바로잡는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노조에, 그리고 대외수출보다는 국내수요를중심으로 조직된 귀감이 될 만한 경제단체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려는 시도는 또한 좌파가 민족주의 우파로 돌아선 유권자집단과, 특히지방과 쇠락 지역에 사는 대다수의 노동계급과 중하층계급의 지지를다시 얻을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다.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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