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군수와 서생들 중에서 힘 쓰는 자들이 사죄단, 위문단을 구성해서 일본으로 가면서 그 여행 비용을 주민들에게 걷었다. 발 빠른 자들이 모여서 이토의 죽음을 사죄하러 일본에 가려고 13도 인민 도일渡日 대표단을 결성했다. - P196

이토가 죽었다는 사실을 안중근에게 알려주면, 안중근은 자신의 목숨에 대한 희망을 단념함으로써 더욱 완강하게 정치적 신념에 의한 살인임을 주장할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되면 안중근을 처형하더라도 제국의 문명적 위상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 P205

미조부치는 위태로운 함정을 느꼈다. 안중근은 ‘코레아’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토를 쏘았고 세계 공통어 ‘후라’로 만세를 외쳤다. 미조부치는 ‘후라’가 어느 나라 말인지 알지 못했지만, 안중근이 범행 전에 이미 ‘후라’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틀림없었다. 안중근의 정치성은 이토와 코레아와 세계 공통어 ‘후라’를 그의 한 몸의 리듬으로 연결시키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하얼빈을 거쳐서 대련에 닿는 철도를 따라서 전개되고 있었다. 세계 공통어 ‘후라’는 말해지지 않은 많은 말을 내장하고 있었다. 미조부치는 ‘후라’의 배후를 더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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