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
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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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를 뒤흔든 "바로 그 하얀 책"의 신화!

70대 음악가의 첫 데뷔작이라는 타이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처음부터 음악을 했던 것이 아니라  변호사, 판사로 활동하다 1996년 전업 음악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테오>는 그가 70대에 연습 삼아 쓴 책으로 공식적으로 공개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주변인들의 권유로 자비출판을 하지 않았다면,  100만 부라는 신화도 없었을 것이다.

 서랍속에 잠자고 있는 소설들 다시 한번 꺼내 보시길...

작가는 현재 <테오>의 속편을 작업 중이라고 한다. 

속편의 주인공은 페더여인. 

알고나면  표지가 달리 보인다. 


한적한 소도시 골든에 나타난 노신사 테오는 카페 챌리스에 걸려 있는 92점의 연필 초상화를

한참 동안 바라본다. 

화가인 애셔가 그린 그림은 조카를 비롯해 마을 사람들의 얼굴이었고 그들은 자신의 초상화가

카페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뛰어난 그림이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는데도 팔리지 않은 이유를 생각하다

테오는 그림을 모두 사서 진짜 얼굴의 주인에게 돌려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거창한 기적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님에도 도시는 마법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

예술과 생계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애셔를 비롯해 아버지와 갈등을 겪고 있던

미넷,  아내와 딸이 교통사고를 당한 경비 켄드릭. 거칠고 무심해 보이는 서점 주인 토니, 

거리에서 노래하는 바질, 첼로 연주자 시몬, 불법 이민자 멘데즈. 푸른색 구두의 주인공

라미샤까지. 


"모든 얼굴은 하나의 이야기다."




증정식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카페 근처 분수대 벤치. 헤더 그린 색 플랫 캡을 쓴 잘생긴

노신사가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테오가 바란 대가는 다름 아닌 그림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다. 함께 있어도 핸드폰만

바라보는 요즘 같은 세상에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달라니.

신기한 건 마음의 빗장이 풀리듯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속내까지 모두

털어놓는다는 점이다. 

테오가 그림을 보며 느낀 감상을 들려주는 장면이 매번 나오는데 매번 감동한다.

이런 대화가 고팠나보다. 


우리 사회에 마음을 다해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이 과연 몇이나 될까. 소설을 읽어가는 내내

이건 동화 같은 일이라고,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나의 이성이 계속 딴지를 걸었다.

처음 테오를 의심했던 기들리 부인처럼.

초상화를 사서 돌려주고 싶다는 편지를 받으면 과연 나는  어떻게 할까.

엄청 고민이 될 것 같긴 하다. 


켄드릭은 또 한 번 묻고 싶었다. 왜 모르는 사람에게 이런 후한 친절을 베푸는 건지,

그런 커다란 호의는 불편했고 심지어 조금 무섭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정의할 수 없는 어떤 느낌 때문에 켄드릭은 그 노인에게는 선의 외에 다른 의도는 없을

거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p.135


이 소설에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을 뽑으라면 노숙자 '엘렌'이었다. 

작가의 이름과 비슷한 이 인물, 가장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여기에 나오는 모든 인물을 통틀어 초대에 응하는 자세, 즉 '애티튜드'가 가장 완벽한 인물이다.

빨간 하이힐에 밀빛 드레스, 붉은색과 금색의 꽃무늬 스카프, 짙은 볼 터치,

체리색 립스틱, 새파랗고 넓은 챙의 벨벳모자까지 전날 이 모든 의상을 준비했을 엘렌은 파워 J가 분명하다.

테오도 엘렌의 초대에 기꺼이 응하고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관계란 어찌 보면 참 심플하구나 싶었다. 

이것저것 재며 사느라 놓치고 사는 것이 참 많다. 엘렌이 골든에 오게 된 이유가

자기 같은 사람이 살기 괜찮다는  소문을 들어서란다. 

살기 좋은 동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엘렌, 나이가 들수록 저는 점점 더 확신하게 되는 게 있어요. 이 세상이 알게 되는 

모든 상처는, 어떤 식으로든, 지금껏 살았던 사람들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적인 건 아닐지 몰라도, 절대적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어쩐지 우리는 세상의

모든 상처를 함께 소유하고 있는 건 아닐까." p.232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의 후반부를 말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이런 반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그동안 꽁꽁 숨겨두었던 테오의 정체를 보면서 작가가 꿈꾸는

또 다른 직업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같은 언어, 같은 공간에 있다고 모두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 타인의 이야기에 진정 귀를 기울이고

시간을 내어주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소설이었다.

누군가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책, <테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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