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아만 있다면
고사카 루카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6년 5월
평점 :
<살아만 있다면>은 2017년 병으로 작고한 고사카 루카의 미발표 유고작이다.
집필 시기나 퇴고 횟수 등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훌륭한 작품이라고
판단해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이번에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첫 소설인 <남은 인생 10년>과 이번 작품 모두 불치병과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다.
대학교 동아리 신입생 환영회자리, 아키하는 3학년 선배인 하루카에게 프러포즈를
받는다. 하루카는 <수크레>라는 잡지의 모델로 활동할 만큼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완벽한 일명 벚꽃 공주. 그런 그녀가 평범한 공대생인 아키하에게 사랑고백도 아닌
결혼하자는 말을 했으니 아키하는 한순간에 모든 남자의 적이 되어 버렸다.
남자뿐만 아니라 하루카를 좋아했던 여자들에게까지도.
이미 다른 여학생을 짝사랑하고 있던 아키하로서는 이보다 더 억울할 수가 없다.
이날 이후 하루카는 아키하를 볼 때마다 결혼하자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그림책에서나
볼법한 공주님이 왜 자신을 쫓아다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키하.
이 소설에서는 '가족이 과연 완성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엄마의 재혼으로 여동생 나쓰메가 태어나면서 방황하는 청소년 시절을 보낸 아키하가
대학을 핑계로 집을 나왔다면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모든 사랑을 독차지한 동생 하루카를 지켜보았던 하루카의 언니
후유스키 또한 일찍 집을 나와 독립한다.
같은 부모인데도 배다른 자매처럼 보이는 하루카와 후유스키.
아버지가 다른데도 지독하게 닮은 아키하와 나쓰메.
이들의 이름이 모이면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되고 하루카는 자신이
아키하와 결혼하면 계절이 완성되는 것처럼 가족이 완성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루카와 나쓰메가 각자의 언니와 오빠에게 보이는 집착과 소유욕을 보면서 이것도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오빠나 동생이 이성을 사귈 때 보이는 질투나 시기의 감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양육태도, 첫째인지, 막내인지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봄과 겨울을 잇는 건 여름과 가을."
되묻는 나와 눈이 마주치마 하루카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나는 네가 좋아." p.118
부모는 모두 똑같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자식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적인 사랑을 받아서였을까? 타인을 의심할 줄 모르는 하루카를 보면서
순수함은 결국 그 모든 것을 이기는구나 싶었다.
처음에는 이상해 보이던 하루카의 모든 행동이 점차 이해가 되었고
아빠의 말 한마디에 가족을 버린 언니 후유스키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데려오는 남자마다 여동생에게 관심을 보여 상처를 받았다는 언니 후유스키와
데려오는 남자마다 언니가 편하다며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는 하루카.
나 같으면 이 정도로 골이 깊게 파여있는 상황이라면 그냥 안 보고 만다. 그러나 하루카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사랑도 언니도.
모든 드라마가 그렇듯이 싫어, 싫어하다가 정이 쌓이듯 하루카와 아키하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둘은 미래를 함께 하기로 한다.
그러나...
스포 금지여서 여기까지만 하겠다. 미저리 저리 가라는 나쓰메의 심리도
모두 모여 분석하고 싶어지는 책.
사랑이 뭔지 몰랐다는 말, 너무 이기적이다.
내일 죽겠다는 하루카의 조카 지카게의 성장소설로 읽어도 좋다.
이 소설의 눈물 포인트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는 편지일 것이다. 그 의미는
소설에서 직접 확인해 보시길... 이 소설을 읽고 딱 하나 후회되는 점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왜 사랑에 그렇게 인색하게 굴었을까였다.
고백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미묘한 감정싸움을 하고 있는 형제자매분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살아 있는데 뭔들 못하겠어요.^^

#살아만있다면 #고사카루카 #모모
#이키다서평단 #자몽커피
#오팬하우스 #책서평 #도서지원
@ofanhouse.official
@ekida_libr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