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빛의 순간들 - 100개의 대표작으로 만나는 클로드 모네의 모든 것
박송이 지음 / 빅피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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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서거 100주면 특별 기념판

100개의 대표작으로 만나는 클로드 모네의 모든 것


이 책은 시간순서별로 모네가 머물렀던 장소와 작품을 소개한다.

열다섯 살 소년 모네에서 여든여섯의 나이로 눈을 감을 때까지 그의 삶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 예술에 대한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총 다섯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르아브르, 파리, 런던, 아르장퇴유, 베퇴유, 지베르니를

중심으로 작품의 탄생배경과 그동안 알지 못했던 뒷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예들 들면 <정원의 여인들>은 네 명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모델은 한 명이었다는 것. 모델료를 아끼기 위해 카미유가 각자 다른 포즈를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오늘날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모네를 보면 에밀 졸라가 자신이 했던 말을 주어 담고 싶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모네는 살롱의 문을 열었지만, 그가 들고 온 빛이 너무 눈부셔 심사위원들은 서둘러 그 문을 닫아버렸다"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다. p.29


특히 모네라는 한 사람에 집중해서 읽어도 좋고 작품을 우선 감상해도 좋다.

고화질 도판으로 실제 작품을 보는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작품들이 큼직큼직하게 들어가 있어서 일단 눈이 시원하다.


모델이라는 직업이라서 부모가 반대했나 싶었는데 카미유 또한 귀족출신이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카미유는 모네의 뮤즈이자 아내로 수많은 작품에 등장한다. 나에게 모네는 <양산을 든 여인>으로

대표되는 작가이다. 그런데 이 복장이 노출에 대한 검열이 심했던 1860년대 해수욕장 룩이라고 한다.

 <해변의 카미유>를 보면 카미유는 누가 봐도 완벽한 부르주아 여성이다. 현실에서는 파산 직전이었어도 말이다.

월세가 밀리고 빚을 지는 한이 있어도 최고급와인만을 고집했던 모네의 성격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모네는 '그림이 실제 거주하는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분위기를 완성하는 기능'을 갖는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벽지의 반복되는 패턴과 어울리게 하려고 작품의 모서리까지 신경을 쓴 작품이 바로 <점심>이다. 이런 공감각적인 재능이 지베르니에서 꽃을 피운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랑하는 아내 '카미유'와 아들 '장'이 모네의 작품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죽음의 순간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화가로서 할 수 있는

숭고한 애도였다는 표현에 수긍이 가기도 했다.

사별의 아픔을 겪는 남편이기전에 빛의 변화를 포착해야만 하는 화가라는 실존적 숙명이라~

까미유의 죽음 이후 모네는 더 이상 인물을 그리지 못한다. 그 후 그의 그림에 등장한 인물들이 알리스와 알리스의 아이들이다. 알리스는 모네를 후원하던 오슈데의 아내로 이미 남편과의 사이는 끝난 상태였지만 이혼은 하지 않고 있었다. 모네는 알리스와 여섯 아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대가족의 가장이 된다.

죽는 날까지 다작을 남길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 하나는 바로 아이들의 부양이 아니었을까 싶다.


후반부로 들어가면 <건초더미>나 <루앙 대성당>처럼 연작 시리즈에 대한 작품의 탄생배경이 나온다.

남의 사유지에 들어와 그림을 그렸던 모네를 농부들이 싫어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야외에서

그려졌고 건강과 시력을 잃으면서 탄생된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숙연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모네는 자신의 삶과 예술 모두 열정적이었다는 점이다. '물의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주민들의 반대에도 대대적인 굴착 공사를 강행한다거나 죽는 순간까지 작품에서 손을 놓지 않았던 부분들이 그렇다.

모네의 영혼이 담긴 오랑주리 미술관과 <수련> 연작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선사한다.

평생 찰나의 빛을 표현하려 했던 화가가 시력을 잃고 그린 <장미> 연작에서는 눈물이...


"안 돼! 모네에게 검은색은 안 돼! 검정은 색이 아니야!"라고 외치며 관 위의 검은색 천을 치우고 화사한 꽃무늬 커튼을 덮었다는 일화마저 왜 이렇게 슬픈지.

'열정'이라는 명사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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