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답게 죽기로 했습니다
나이토 이즈미 지음, 위지영 옮김 / 마음의숲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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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 호스피스 의사가 전하는 가장 나다운 마침표

<나는 나답게 죽기로 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달리는 왕진 의사 나이토 이즈미 선생.

고희영 감독이 그녀의 뒤를 7년 동안 쫓으며 만든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어쩌면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의 한 장면이 표지에 실려있다.

유튜브에서 찾아보았으나 예고편만 볼 수 있어서 아쉽다.

도심에서는 꿈꿀 수 없는 일이 야마나시현에서는 벌어지는데 70%가 재택 임종을 하는 곳이라고 한다.

나이토 이즈미 선생은 오전에는 내과의사로 오후에는 환자들의 집으로 진료를 나간다.

여러 가지 형태의 호스피스가 있지만 그녀는 집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 하는 환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호스피스는 대개 말기 암 환자가 평온하게 삶을 마무리하도록 돕는 의료행위이다.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살던 집에서 눈을 감았다. 가족모두가 임종을 지켜보았고

집에서 장례를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사회가 발전하고 핵가족화되면서 죽음의 장소는 이제 병원으로 옮겨갔고 죽어가는 사람 곁을 지키는 일도 어려워졌다.

중증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일은 거의 보기 힘든 일이다. 치료의 가능성이 희박해도 항암치료를 계속하고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

앞으로 일본정부는 임종을 지역사회에 맡기겠다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병원에서 죽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상황이라고.


사람이 죽기 전에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꼭 그렇게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집에서 아내와 함께 지내고 싶습니다.

밭을 일구며 무를 키우자고 예전부터 계속 이야기해 왔거든요." p.27

"가족의 빨래를 개고 싶어요." p.45

세타 씨가 원했던 것은 마작, 경마, 재즈, 그리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p.57

"메밀국수와 맛있는 튀김." p.215


죽음을 예감하는 순간 과연 무엇을 우선시할지 사실 잘 모르겠지만 나 또한 집에서

가족과 함께 있고 싶을 것 같다.

1940년대 이전 널빤지로 지은 집에서 홀로 살아가는 게이코 할머니 이야기는

나 홀로 사는 독거노인에 대한 편견을 깨는 이야기였다.

자녀 없이 남편과 둘이 살았던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 후 평생을 혼자서 산 분이다.

곁에서 대신해 줄 사람이 없으니 그 누구보다 독립적으로 살아낼 수 있었던 걸까.

90의 나이에 시설에 입소하기 전까지 직접 요리를 하고, 화장실도 혼자 다녔다.

단순히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넘어 마지막 장을 공유하는 친구 사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조그만 마을 공동체여서 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의사는 할머니의 임종도 장례도 참석하지 못했다.

시설 담당자가 주제넘은 일이라고 생각해 연락을 하지 않은 것이다.


가족이든 지인이든 누군가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준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의사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

비록 임종을 지키지는 못했지만 마음이 서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위로가 되었다고.

배우자나 자녀가 아니더라고 마지막을 함께할 마음의 벗을 준비하는 것이 어쩌면

남은 삶의 숙제가 아닐까 한다.


죽음을 준비하는 이에게 가족만큼 크 힘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을 떠맡아야 하는

가족에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기에 실린 사례들은 그나마 가족들이

동참을 해주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건강할 때 휘파람 불며 해야 한다는 말'이 크게 와닿았지만

사실 실천하기에 너무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하다.

위에 얘기한 게이코할머니의 마인드라면 서로가 좋지 않을까.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면서 완전히 기대는 것은 조심해야 하는 사이라니, 가족은 참 어렵다.


모든 불안이 사라지고 모든 것을 신뢰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상태인 제로 지점이 바로 죽음의

순간이라고 하니 막연하게 생각했던 죽음의 공포가 조금은 덜해진 것도 있다.

죽음의 순간 맛보는 것이 신뢰, 행복, 만족이라는 말에 공감이 되시는지...


생의 마지막 날, 어디에 있고 싶은지, 그 공간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 <나는 나답게 죽기로

했습니다>였다.


#나는나답게죽기로했습니다  #나이토이즈미 

#마음의숲 #서평단 #자몽커피

#책리뷰 #호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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