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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만든 사람들 - 아르키메데스부터 괴델까지, 수학자 50인에게서 배우는 수학의 역사와 원리
알프레드 S. 포사멘티어 외 지음, 강영옥 옮김 / 동아엠앤비 / 2026년 2월
평점 :
수포자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수학책이 나왔다. 탈레스에서 시작해 2014년 여성 최초
필즈상을 탄 미르자하니까지 세계적인 수학자 포사멘티어와 오스트리아의 수학자
스프라이처가 공동 집필한 <수학을 만든 사람들>이 그것이다.
증명, 좌표, 확률, 미적분, 무한, 논리 같은 개념들이 눈을 핑핑 돌게 하지만
누구누구의 정리를 만날 때마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수학 이론들이 부담스럽다면 수학자의 삶에 집중해서 읽어도 좋다.
수학은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을 쓴 목표라고 하니 말이다.
그들의 범상치 않는 기행들을 보고 있노라면 양가적인 감정이 들곤 하는데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이 더 행복이지 싶기도 하다.
그들과 나의 차이점이라면 나는 수학이 좋았다 싫었다를 반복했다면 그들의 수학사랑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정말 수학머리는 타고나야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수학자들에게 주는 아벨상과 필즈상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아벨상은 노르웨이에서 주는 상인데
1960년대 북해의 석유탐사가 시작되고 그때 벌어들인 돈으로 탄생한 상이라고 한다.
필즈상은 4년마다 40세 미만의 수학자에 주는 상인데 메달에는 아르키메데스의
초상과 "Transire suum pectus mundoque potiri"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재미있는 건 아르키메데스 하면 반드시 나오는 부력의 원리
(목욕을 하다 은이 섞인 왕관의 무게를 알아냄)가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노벨상에 수학상이 없는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설이 나와있는데 모두 추측일 뿐이라고 한다.
수학자들의 특이한 기행들 중에 재미있거나 안타까운 사연들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다.
철학자로 알려진 데카르트의 침대사랑은 유명하다.
기숙학교를 다녔지만 11시까지 잠을 잘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다는 일화가 사실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커서도 낮의 대부분을 침대에서 보내는 습관을 평생 유지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여왕의 철학 강의를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으니 몸에 무리가 올 수밖에.
새벽 강의를 위해 길을 나서다 폐렴에 걸린 지 열흘 만에 눈을 감았다고 한다.
"수학은 과학의 여왕이고, 산술은 수학의 여왕이다." p.280
20세기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수학자 하디는 사진 찍는 걸 극도로 싫어해 5장만 남아 있다고 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싫어해 거울이 있는 호텔에 가면 수건으로 덮어놓았을 정도라고.
그래도 무한대를 본 라마누잔의 천재성을 알아보았으니 이 정도의 기행은 귀엽게 봐줄만하다.
계산의 천재인 폰노이만은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크게 틀어놓고 연구를 했고 운전하면서 책을
읽기도 했다. 이렇게 산만한 상태에서도 머리가 돌아가다니. 역시 천재의 세상이란.
나이가 들면서 괴델은 피해망상증이 심해졌는데 독살에 대한 공포로 아내의 요리만
먹었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음식을 거부해 결국 30kg의 몸무게로 아사해 죽었다.
노벨상을 받은 최초의 수학자 하우프트먼은 머리 빗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아내가 매일 머리를 빗겨주었고 12분이 늦은 시계를 사용했다고 한다.
천재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기행과 우울증은 기본이고 이론이 나오게 된 배경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수학자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358년 만에 해결한 앤드루 와일스로 확장되듯이 말이다.
그 어디에도 악마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는 라플라스가 쓴 <확률론에 대한 철학 에세이>
이번에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표현이 나오게 된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를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들어본 여성 수학자들이 많았는데 하나같이 인간극장 스토리였다.
수학을 연구하기 위해 계속 신분을 숨겼던 제르맹과
대학입학이 거부되던 시절 수학을 공부해 최초의 교수가 된 코발렙스카야도 개인적으로
더 알고 싶어졌다.
언어가 아닌 수학이 사유의 출발점이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세상을 보는 눈은 다양할 수 있다는 것. 그렇다고 수학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일도 들지 않으니 뼛속까지 문과생은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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