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나쓰키 시호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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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보통'이 되고 싶었던 두 사람의 불온한 동행이 시작된다.


허락되지 않은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 미술 교사 니키와 평범한 아이처럼 보이고 싶은

고등학생 고이치의 기묘하고도 불온한 동행을 그리고 있는 문제작이라 할 수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이상하다', '특별하다'는 말을 들으며 살아온 고이치는

평범한 지구인이 되기 위해

좋아하지도 않은 유행가를 일부러 듣는 아이다.

다수가 아닌 소수의견을 선택하고 나름의 논리를 펼치지만 항상 돌아오는 피드백은

한 박자 정도의 정적.

의미 심장하면서 애매한 미소.

어른도 아이도 다 똑같은 반응.

튀고 싶어 안달 난 아이라는 평가 속에 고이치는 그저 평범한 아이가 되고 싶을 뿐이다.

자신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엄마의 말도 엄마가 찾을 수 있었던

최선의 수단이었을 뿐이다.


"고이치는 똑똑해. 이런저런 소리를 듣는 이유는 주위 수준이 너무 낮아서야.

너는 그대로 당당하게 지내면 돼." p.19



미술교사인 니키의 수업시간. A와 B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고이치는 그림을 보고 바로 B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수가 A를 선택한다.

고이치는 그동안의 패턴을 통해 다수에 손을 드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머리는 A라고 하지만 마음이 허락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논리를 듣고 모두 감탄하지 않을까,

니키는 미술교사니까 자신을 감성이 풍부한 아이라고 눈여겨

보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지고 결국 B에 손을 든다.


평범함과 특별함이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시작하는 소설, <니키>

자신의 특별함을 알아채지 않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고이치는 니키가 거슬린다.

왜냐면 고이치의 눈에 니키는 결코 평범한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연한 기회에 고이치는 니키의 이중생활을 보고야 만다. 교사로서는 해서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당연히 고이치는 그 일을 가지고 협박을 한다.

자신과 같은 부류가 분명한데 니키는 인기도 많고 너무도 평범하게 지내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성인잡지를 훔치다 걸린 고이치는 엄마 대신 니키를 부르고 니키의 약점을

자신이 알고 있다며 살살 약을 올린다.


샤센도 유키의 <도펠예거>에서 공격성을 타고난 게이주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 공격성을 타인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복제해서 복제한 인물에게 그 공격성을 해소한다는 이야기다.

니키 또한 교사로서는 가져서는 안 될 욕망을 품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고이치에게 들키지 않았다면 그는 자신의 욕망을 옷장 속에 잘 숨겨놓은 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협박은 어느새 각자의 과거를 털어놓게 된다.

"그러니까 너는, 내게 인정받고 싶었다는 말이야?" p.135


니키에게 인정을 받고 싶었던 고이치는 글을 쓰게 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칭찬을 받는다.

재능으로 인정을 받은 일이 처음인 고이치는 니키의 조언을 받아들여 문학상에 도전한다.

약점을 쥐고 있는 것은 고이치인데 고이치는 매번 니키에게 더 휘둘리는 듯하다.

칭찬이 순간을 모면하거나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사회적으로 받아질 수 없는 욕망을 니키는 예술로 분출하는 인물이다.

성인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교사를 한다는 설정에 과연 니키가 자신을

변론할 수 있는 논거가 있을까 의심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판타지로 구원받는 인간과 윤리를 모두 그려보고

싶었다는 나쓰키 시호.



"자신의 소중한 부분을 옷장 속에 숨기고 사는 방법도 있는데." p.182


니키가 고이치에게 하는 충고는 자신을 사랑하기에 자신만의 방법을 찾았다는 말이다.

책을 덮고 나면 자신만의 옷장을 열어보게 될 것이다.

니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 <니키>였다.


나는 니키에게서, 지구에서 질식하지 않고 사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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