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도둑 비룡소의 그림동화 25
junaida 지음, 송태욱 옮김 / 비룡소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와 세계를 이어주는 열쇠는 많을 필요도

많은 사람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무언가 하나,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나와 마음이 닿는

어떤 만남이면 충분하다고 믿습니다."_주나이다



마을 산책길에 책사진을 찍고 있는데 나를 유심히 관찰하는 한 어르신이 있었다.

내 곁에 수줍게 오시더니 책에 관심을 보이시면서 "좋은 책을 읽으시네." 말을 거신다.

그동안 책 사진을 찍으면서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책 좋아하시나 봐요?'라고 답을 하니

"살기 위해서 책을 읽었어요"라는 말이 돌아왔다.

'살기 위해서"라, 그 속사정은 다 알 수 없지만 작가들이 책을 써야 하는 백만 가지 이유 중

최고의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람이나 물건이 줄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분명 책에는 있다.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인간관계를 넓히거나

쇼핑으로 물건을 가득 쌓아놓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한다.

그림책 속 주인공인 괴물은 마을 전체를 아예 옮겨버린다.



거인이 사는 산꼭대기에 마을이 하나 생긴 것이다.

경치도 좋고 물도 좋고 과일도 많고 마을사람들은 모두 

만족하며 다 함께 기쁘게 살게 되었다. 


여기에서 이야기는 끝날 것 같지만 거인은 무슨 까닭인지

여전히 외롭다. 풍요 속에 빈곤인가. 

혼자 있어도 외롭지만 함께 있어도 외로운 건 어쩔 수 없는 걸까?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일본 북 디자인 콩쿠르 2회 선정 작가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펼쳐 보이는 그림책 장인

주나이다가 전하는 소유와 고독, 관계의 이야기



앞표지그림을 제외하고 책등과 뒤표지를 패브릭으로 마감해 두 개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데 매끈한 손바닥에 패브릭이 닿아서 책을 읽는 느낌보다는 옷을

만지고 있는 느낌이 드는 특별한 책이다.




외로움과 고독은 비슷한 듯 보이지만 외로움은 타인과의 부재에서 오는 결핍이나 허전함을

고독은 자신을 만나는 통로라고도 한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그 시간을 충만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마을을 통째로 옮겨와도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마음을 나눌 이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괴물은 산을 떠나 마을이 있던 산기슭으로 내려간다.

그곳에 누구의 부름도 받지 못한 한 소년이 혼자 살고 있었다.

둘은 금새 친구가 된다.

소년이  자신과 다르지 않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마음을 나누고 책을 나눌 수 있는 독서모임이 있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 같다.

​산책길에 만난 어르신이 자꾸 생각난다. 책얘기를 좀 더 해볼 것을.

​혹시라도 다음에 만나게 되면 제일 좋았던 책이 무엇인지 물어보겠다.


#마을도둑 #주나이다 #비룡소 #그림동화 #그림책
#서평단 #자몽커피 #책서평 #책리뷰 #외로움 #고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