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나방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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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자마자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로 흡인력이 대단한 작품이었다.

장르문학 IP 대상 수상자인 마태 작가의 신작 <누에나방>은 비틀린 욕망의 화신인 엄마의 이야기다.

누에를 보고 모성애를 생각했다는 작가는 무한한 자기희생과 포용력을 가진 모성애를 보고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엄청나게 떠받들여지다가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기준에 의해 너무 쉽게 비난을 받기도

하기 때문이다.

육아와 입시를 생각하면 인간은 거의 20년 가까이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종이다. 부성애도 마찬가지겠지만 모성애가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원천적인 문제라고 해야 할까?

최근에 읽은 책에서 새끼를 대하는 극과 극의 물고기이야기가 나온다.

자기 새끼를 먹이인 양 잡아먹는 구피,  부성애가 지극한 흰동가리, 세대를 이어가며 새끼를 기르는 브리샤르디. 이들을 보면서 과연 모성이 뭘까 생각해 본다.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 말이 많지만 아기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생명줄이 바로 모성애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소멸하는 이타성을 윤리적으로 희소하며 숭고하다고 칭찬하다가

그것이 조금만 온도계를 벗어나면 진상 엄마라는 죄목으로 화형에 처해지는

풍경에서 나는 두려움을 느낀다. p.298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친 소영은 1년간 병원생활을 해야 했다. 식물인간이었던 소영은

1년간의 재활로 말하고 쓸 수 있게 되었지만 기억은 모두 잃어버린 상태. 그런 그녀에게 엄마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1년 동안 집과 병원을 오가며 가족을 돌보는 데만 매달린 엄마를 생각하면 소영은 마음이 아프다.

택시를 타고 드디어 집으로 가는 날 이상하게 소영은 설렘이 아니라  불안에 휩싸인다.

엄마가 사준 원피스와 커다란 인형이 붙어 있는 머리핀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열일곱 살인 나이에 이게 맞나 싶다.

정말 옆 침대에 있던 꼬마의 말처럼 엄마는 이상한 사람일까?

소영은 병원생활 내내 엄마 외에는 그 누구와도 말을 섞어보지 않았던 자신을 떠올렸다.

처음에는 자신이 누군가와의 대화를 싫어한다고 생각했으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엄마가 그렇게 만든 것 같기도.

퇴원 후 학교에도 가고 아빠도 만날 생각에 마냥 들떴던 소영은 괴이한 집을 보자마자 뭔가

잘못됐음을 느낀다.

단순히 궁금해서 물어보는 말에도 엄마는 화를 내고 경멸과 무시를 일삼는다.

학교를 보내지 않겠다는 엄마도 이상했지만 그녀의 방에 물건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보고

소영은 병원에서 보았던 학생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한다.


엄마가 거짓말을 했다. 엄마도 거짓말을 할 수 있다.  p.56

꼭 사람이 살지 않는 집 같았다. p.72


집에 와서 마주한 아빠의 상태는 심각했다. 손가락만 겨우 움직일 뿐 말도 못 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아빠.

이런 아빠와 자신을 돌봤을 엄마를 생각하니 소영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집인데 왜 엄마의 감시를 받는 느낌이 드는 것인지, 연필 한 자루도 남아 있지 않은 자신의 책상을 보면서

어떤 반응을 보여하 하는 것인지. 엄마가 자신의 기억이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하다.

이 집안에 흐르는 무언의 규칙, 무언의 약속, 무언의 함정이 숨어있다는 것이 소름 끼친다.

소영이 느끼는 불안감이 온전히 느껴질 만큼 읽는 내내 나 또한 떨면서 읽었다.


이 엄마 도대체 뭐야? 뭐냐고!



개수대에 밥과 국을 모두 던지고 다시 밥상을 차리면서  '다시 하자. 우리는 처음부터 다시 할 수 있어'라고 하는 모습에서 사이코패스라고 단정 지었다.  엄마의 기분에 맞춰 연극을 해야 하는 살얼음 같은 현실이라니!

이건 엄마가 아니라 그 누구라도 이곳은 탈출해야 하는 지옥이다.

우연히 침대 밑 액자에서 발견한 쪽지, 병원에서 만난 민지, 낡은 노트를 통해 서서히 엄마의 정체가

드러난다. 엄마의 정체를 상상할 수 있을까?



내가 죽으면 엄마 때문이다. p.120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만들었다는 엄마! 모성애가 욕망과 만나면 이런 끔찍한 비극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  나방이 된 누에는 필요성을 상실하지만 또 다른 누에를 낳는다는 점에서

유용하다는 말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상상할 수 없는 최고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소설, <누에나방>이었다.



#누에나방 #마태 #자몽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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