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표지가 내 스타일이다. 이쁘다는 뜻이다.
표지를 얼굴에 대고 찍고 싶었으나 아직까지는
소심한 걸로...
처음에는 단편소설인 줄 알았다.
한 명의 작가가 맞나 싶어 표지를 살필 정도였으니 말이다.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레이어처럼 쌓여 나가
하나의 세계를 이루는 연작소설이다.
소재도 소재지만 구성이 너무나 신선해서 sf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이다.
소설의 배경은 원인미상의 돌연변이들이 발견되는 2030년대부터 시작해 2090년대까지를 다룬다.
워낙 많은 내용이 들어 있기도 하지만 스토리들이 직조방식으로 엮어 있어서 일독보다는
재독이나 삼독을 권하는 책이다.
부록으로 있는 연대기만 읽어도 이 책은 책으로 끝날 것 같지 않은 느낌이다.
웹툰이나 영화로 제작되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에서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초능력자들이 나오는데 이들을 통틀어 '이능력자'라고 부른다.
극소수의 인간들에게 초자연적 힘의 각성과 유전자 변형이 발견된다. 그 원인을 지구로 날아온
외계 독성 물질, 방사능, 인체 스트레스 결합으로 인한 변이, 진화에 따른 신인류 탄생으로 보고 있다.
이런 초자연적인 인류의 등장을 처음에는 미신으로 취급되었지만 차차 인구수가 늘어나자
정부에서는 이들을 관리 목적으로 등록제를 시행하려 든다.
목소리로 기억을 지우는 소녀 재이,
발화 능력자 겐지,
세상을 만화로 바꾸는 예지,
30초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는 세탁소 사장 득구,
재생 능력으로 고통받는 태오.
남들과 다른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아는 순간 이능력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숨기며 사는 것을
선택한다. 물론 남의 돈을 빼앗는데 발화 능력을 쓰는 겐지의 아빠 같은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평범한 삶은 선택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초능력이 있지만 제대로 쓰일 곳이 없다는 반증같기도 하다.
특별한 능력들은 오히려 타인과의 고립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초능력자들은 일반인들보다 더 외롭고 고립된 삶을 살아간다. 초능력이 아니라 초능력을 가진
인간의 고뇌에 초점을 두고 있어 소설이지만 철학적인 질문들을 가득 담고 있기도 하다.
초능력이 축복이 아니라 불행을 가져오기도 하고 바꿀 수 없는 현실에 좌절을 반복해야 한다면
차라리 없는것이 더 나을 수도 있는 상황.
평화롭던 지구에 외계인 바르크가 침공하면서 이능력자들의 능력이 '인류의 죄로 인한 벌'이 아니라 '선택받은 자'로 대우를 받게 된다.
이런 특수한 경우 인간은 초능력자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외계인이 물러나자 인간과 이능력자간의 갈등은 첨예하게 나눠진다.
자원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이능력자들이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은 당연할까? 부당할까?
가장 기여가 적거나 부정을 저지른 사람을 추방한다는 방식은 '정의란 무엇인가?'에 나오는 딜레마를 만든다
혼란한 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사이비 종교가 맡는다는 아이러니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대통합기를 거쳐 이능력자들의 능력이 확대되자 자신들을 '프라임'이라고 지칭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계급의 탄생이 본격화되고 '감정의 판단'을 구인류의 한계라고 생각한 프라임들은 감정제어장치를 만들어 도입하기에 이른다. 나래와 이안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으로 이 소설은 막을 내린다.
인간은 남과 다르고 싶어 하면서도, 동시에 같아지고 싶어 하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라는 말이 가진 배타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소설, <픽셀로 그린 심장>이었다.
"저는 능력자가 아닙니다."
나래가 강연한다.
"하지만 그것이 제가 평범하다는 뜻은 아니에요. 우리는 모두 스스로 발견해야 할 자신만의 특별함을 갖고 있습니다." p.338

#픽셀로그린심장 #이열 #sf연작소설 #그래피티북스
#서평단 #자몽커피 #책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