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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괴물들 - 불안에 맞서 피어난 인류 창조성의 역사
나탈리 로런스 지음, 이다희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평점 :
나에게 괴물책은 알베르토 망겔의 <끝내주는 괴물들>에서 멈춰 있었다. 주로 문학책에 나오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면 나탈리 로런스의 <매혹의 괴물들>은 신화적 괴물에서 현대의 게임이나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다.
인류는 왜 수천 년 동안 괴물을 만들었으며 또 그것에 매혹되어 왔을까? 공통의 불안은 인간을 결속하게 만들었으며 생존에 이로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사 속에서 괴물은 다양하게 정의되었으며 오늘날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서는 "크고 추하며 두려움을 자아내는 상상 속의 존재" 혹은 "비인간적으로 잔인하거나 악독한 인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monster는 라틴어 몬스트라레 (보여주다) 혹은 모네레 (경고하다)가 어원이다. 괴물은 신비하고 모호한 동시에 무언가를 드러내는 존재인 것이다. 우리가 과거에도 만들었고 지금도 만들고 있는 괴물들은 인류의 어떤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지가 이 책의 탐구 주제이며 괴물의 역사는 곧 인간의 역사와 같은 말이다.
1부: 천지창조의 괴물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동굴벽화에 뿔 달린 짐승들을 그렸다. 사냥의 성공을 위해 그림을 남긴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는 대상을 그리려는 욕망, 예술적으로 표현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동굴벽화가 쿡은
말한다. 인간과 동물이 혼재된 반인반수, 용, 미노타우로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작가 루스 파델은 미로가 "땅속의 숨은 난폭한 황소 같은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숨기고 있다고 했다. p.125
우리 자신을 다듬는 긴 과정 동안 우리는 미로로 여러 번 돌아가서 다양한 괴물들과 마주해야 한다. 그리고 내 자신에게 입증할 기회를 얻는다. 나는 생각보다 괴물 같지 않다고. p.133
2부 :자연과 괴물
이 장에서는 뱀이 된 이브 이야기들이 줄기차게 나온다. 어쩌면 뱀은 인간이 만난 최초의 괴물일 수 있다. 뱀을 두려워하는 오피디오포비아는 인간뿐만 아니라 원숭이에게도 해당된다. 뱀과 공존했던 과거는 유전자에 공포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공포증, 신화, 이야기, 집착, 혐오를 생성한다. 해리포터에서도 볼드모트가 데리고 다니는 나기니가 나올 때마다 굉장히 불편했던 걸 감안하면 내 안에도 파충류에 대한 공포심이 아주 많은 것 같다.
뱀이 된 이브, 릴리트, 고르곤 메두사, 베오울프의 그렌델, 리바이어던, 요나를 삼킨 고래, 모비딕, 상어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탈리아 조각가 루치아노 가르바티의 <페르세우스의 머리를 든 메두사>의 작품이 벤베누토 첼리니의 <메두사의 머리를 든 페르세우스>에 대한 응답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하니 검색해 보시길...
어떤 영웅이 필요한지도 괴물이 결정한다. 베오울프와 괴물은 서로의 거울상이다. p.192
우리가 없애려고 했으나 없애지 못한 자신의 야수 같고 어두운 부분이 곧 괴물이다. p.193
3부 : 지혜의 괴물
17세기까지 유럽인들은 처음 보는 동물들을 괴물의 범주에 넣었다. 새롭고 혼란스러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괴물만큼 좋은 범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천산갑이다. 낯선 땅에서 채취해 온 많은 동식물들이 수집가들에 의해 멸종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유니콘 대접을 받은 그린란드외뿔고래, 쥐라기 공원, 영화 고질라, 포켓몬스터게임, 오펜하이머 등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가진 오만의 먹잇감이 될까 봐, 우리가 착취해 왔던 존재들과 우리가 만들어 낸 기계들보다 더 열등한 존재가 될까 봐 두려워한다. p.343
21세기 호모데우스가 마주한 새로운 괴물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온전한 인공지능이 개발되면 인류의 끝이 올 수 있다고 예언한 스티븐 호킹의 말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분열된 세상 속 불완전한 인간이 생태훼손을 막고 인간과 자연의 공생을 위해서라도 괴물을 아는 것이 급선무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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