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을 팝니다
고요한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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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팝니다. 고요한 장편소설 @koyohan.koyohan | 나무 옆 의자 @namu_bench

내 남편을 팝니다는 코믹하면서도 묘하게 마음을 찌르는 블랙코미디 소설이다. 이혼을 앞둔 해리가 남편 마틴을 팔기 위해 비밀클럽에 들어가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편을 팔려고 하는 과정에서 펼쳐지는 경매와 경쟁은 사람들의 욕망과 사랑, 상처를 드러낸다. 카미유는 죽은 남편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루비통은 첫사랑을 떠올리며, 압구정은 늙어가는 자신을 케어해줄 연하 남자의 생기를 원하며 마틴을 차지하려 한다.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치밀한 감자 캐기 장면, 파랑색 셔츠를 입은 마틴, 종이배를 띄우며 서로를 시험하는 장면 등은 마치 내가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팔고, 후회하고, 다시 마음을 정리하는 과정과 겹쳐 보여 공감이 컸다. 파랑색 책, 작가님 파랑색 셔츠, 파랑색 셔츠 이야기 너무 똑같은데 ?
나도 당근마켓 매너온도 72% 물건을 360번 팔고, 댓글 200개를 남기며 사람들과 연결되었다. 때로는 잘 팔아 기뻤고, 때로는 팔길 후회한 카메라처럼 마음이 아픈 경험도 있었다. 소설 속 인물들의 기이한 사랑과 경쟁, 그리고 절실한 욕망을 바라보며 내 사랑은 지금 무엇인지, 내 마음은 어디에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웃음 뒤에 묻어 있는 잔혹함과 서늘한 여운이, 내 슬픈 마음을 살짝 치유해 준 느낌이었다.

감명 깊은 문장
모든 물건엔 임자가 따로 있는 법이다. (미리의 경험 :꽃은 임자가 있다고 손님이 말씀한다.)
(달팽이는 꽃집에 있을 때 죽이라고 했다.식물의 좋은 잎만 다 먹었다.)

“당신을 팔아서 그 돈의 절반을 위자료로 줄게.”

이 책은 내돈내산으로 구매하여서 작성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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